PEOPLE 밀라노에서 돌아온 김태환

2015 S/S 밀라노와 파리 남성 컬렉션에서 총 열한 개의 쇼에 오르며 자신의 얼굴을 세계에 알린 모델 김태환이 서울에 돌아왔다. 스물세 살의 어린 모델은 무덤덤한 목소리로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놓았다.

2014.07.28
페이스북 트위터 링크

 

밀라노와 파리 컬렉션을 마치고 서울에 왔다. 이번 컬렉션은 어땠나?

캐스팅 기간까지 합쳐서 총 3주 정도 밀라노와 파리를 오가며 지냈다. 컬렉션 기간의 흥분이나 파워풀한 분위기도 좋지만 서울에 돌아왔다는 아늑함도 좋다.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밀린 일들을 처리하는 등 아직까지는 좀 정신이 없다. 이번에는 총 열한 개의 쇼에 서게 됐다. 이미 몇 차례 해외 컬렉션에 참여했지만 여전히 캐스팅을 다니는 건 힘들다. 아무런 기약이 없고 길도 잘 모르는데 여러 곳을 찾아 다녀야 하고 밥도 잘 못 먹고 다니니 지칠 수밖에. 하지만 서고 싶었던 쇼에 캐스팅되고 무대 위를 활보하는 즐거움은 그 무엇보다 크다.

 

이번에 섰던 컬렉션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쇼는?

웅장하면서도 우아한 드라이스 반 노튼이 좋았다. 서정적이면서도 멋진 쇼였다. 피날레를 할 뻔 하기도 했는데 아쉬웠다. 마지막 옷이 셔츠 없이 가운만 입는 스타일이었는데 너무 마른 내 몸과는 어울리지 않아 피날레 무대에 서지는 못했다.

 

국내 디자이너들 못지 않게 해외 디자이너들에게도 러브콜을 받고 있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해외 디자이너들은 모델의 분위기를 중시한다. 서양 남자 모델 중에는 워낙 조각처럼 잘생긴 사람들이 많다 보니 얼굴의 생김새보다는 그 사람이 갖고 있는 존재감을 중요하게 여긴다. 못생겨도 특이하게 생긴 애들을 더 좋아하는 것 같다. 나 역시 조각 같은 외모는 아니지만 독특하게 생긴 눈이 매력적이라는 말을 들었다. 동양적으로 길게 뻗은 눈 때문인 것 같다.

 

 

어릴 때부터 모델을 꿈꿨나?

대부분의 대한민국 학생들이 그렇듯이 고등학교 때까지는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에 관한 답을 알지 못했다. 고등학교 때 이과반이었고 심지어 대학교도 컴퓨터공학과로 진학했으니까. 전공이 적성에 맞지 않았고, 내가 무슨 일을 하고 싶은지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리고 나 스스로 모델 에이전시의 아카데미를 찾아가게 됐다. 스물한 살에 데뷔했고 지금까지 2년 넘게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키도 크고 얼굴도 작다. 유전적인 영향인가?

아빠랑 판박이로 생겼다. 물론 아빠가 좀 더 강인하고 남자답게 생기긴 하셨다. 가족들 모두 키가 큰 편이고 친척들도 크다. 친가 쪽 가족들이 모이면 대부분 얼굴도 작고 키도 큰 편이다. 지금 키가 187cm인데 이미 중학교 2학년 때 185cm였다.

 

데뷔는 어떤 매체를 통해서 하게 됐나?

<에스콰이어> 2012년도 11월 화보를 촬영하며 데뷔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많이 긴장했던 것 같다. 내가 너무 못해서 문제가 될까 두렵기도 했고 사진을 통해 내 모습이 어떻게 나올지 무서웠다. 다행히도 별다른 문제 없이 촬영을 했고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다. 당시 포토그래퍼가 목나정 실장님이었는데 칭찬을 많이 해주셔서 긴장하지 않고 촬영할 수 있었다. 지금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작년에 모델 출신 연기자 김영광 씨와 함께 MBC <무한도전>에 출연했다. 그 이후 달라진 게 있나?

사실 그 전에는 아무리 패션쇼에 많이 서고 화보 촬영을 많이 했어도 길에서 알아보시는 분들이 많지는 않았다. 방송에 출연한 이후에는 많은 사람들이 알아본다. 집이 가로수길에 있는데 패션에 관심 있는 분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알아본다.

팬 클럽도 있나? 인스타그램을 보니 팔로워들이 꽤 많던대.

원래 SNS 등의 수단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하지만 SNS를 통해 얻게 되는 정보도 있고 전체적인 분위기도 알게 되는 거 같다. 인스타그램은 계속 할 예정이긴 하지만 아직까지는 사람들 반응에 신경쓰기보다는 나 스스로에게 더 집중해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김태환의 데뷔 화보인 <에스콰이어> 2012년 11월호

 

 

 

 

평소에는 무엇을 하면서 지내나?

TV는 진짜 안 보는 편이다. 가족들과 함께 지낼 때는 내 손으로 리모콘을 만져본 적이 없을 정도다. 지금은 혼자 살고 있는데 TV 앞에 컴퓨터 모니터가 놓여 있다. 오히려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 편이다. 주로 모델 친구들을 만난다. 얘기도 잘 통하고 공유할 수 있는 게 많다. 집에서 혼자 음악 공부하는 것도 좋아한다. 나중에 작곡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도 있어서 이런저런 음악을 만들어보기도 한다.

 

작곡가? 장래 희망인가?

작곡가도 되고 싶고 패션 디자이너도 되고 싶다. 옷을 입는 직업이다 보니 패션에 대한 관심이 많다.

 

어떤 디자인의 옷을 만들고 싶나? 좋아하는 디자이너가 있다면?

우영미와 김서룡 선생님의 미니멀한 옷을 좋아한다. 지금 입고 있는 옷도 솔리드 옴므이다. 드라이스 반 노튼과 필립 림도 좋아한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멋을 낼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은데, 내가 직접 디자인에 참여한다면 우아하면서도 심플한 옷을 만들고 싶다.

 

동양인 모델 최초로 디스퀘어드 쇼에 섰고, 남성 모델들의 로망인 톰 포드 프레젠테이션에도 참석했다. 이미 많은 것을 이루긴 했지만 모델로서 더 이루고 싶은 꿈이 있나?

에르메스 쇼에는 꼭 한 번 서보고 싶다. 지난 시즌에 아쉽게 쇼에 서지 못해서 미련이 좀 있었는데 이번 시즌에도 먼저 나를 기억해주고 피팅을 오라고 해서 기대를 좀 했었다. 하지만 결국 서지 못했다. 언젠가 한번은 꼭 서보고 싶은 무대이다. 최근에 뉴욕 컬렉션에서도 러브콜이 오기도 했다. 남성 톱 모델인 션 오프리가 소속되어 있는 기획사였다. 아직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다.

또 콘트라스트를 많이 줘서 내 얼굴이 강인하고 조금은 어두운 느낌으로 나올 수 있는 화보를 찍어보고 싶다. 다양한 시도를 통해 내 느낌을 찾아가고 싶다.

 

어떤 칭찬을 받는 모델이 되고 싶나?

예전에 ‘시적으로 생겼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굉장히 기분 좋은 칭찬이었다. 나는 발랄하고 개구쟁이 같은 분위기는 잘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 우아하고 서정적인 느낌의 모델로 활동해나가고 싶다. 모델로서 좋은 이미지를 갖고 활동하는 게 지금의 내 꿈이다.

 

 

장소협찬: 아파트먼트

CREDIT

EDITOR : 김경은PHOTO : 김형원

아이매거진코리아닷컴, 더네이버, 동방유행 ©imagazinekorea.com, ©theneighbor.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