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을 지키는 거대한 눈동자, 런던 아이

인스타그램에서 해시 태그 ‘런던’을 검색하면 가장 많이 나오는 사진이 바로 런던 아이가 아닐까? 런던을 대표하는 이 상징물은 2000년도에 들어서며 밀레니엄 시대를 기념하기 위해 제작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순수 관람용 건축물이다. 만들어진 시기 때문에 ‘밀레니엄 휠(Millennium Wheel)’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런던에 가면 누구나 한번쯤 찾는 곳이기 때문에 주말이나 야경이 아름다운 밤에는 오랜 시간 기다려야 탑승할 수 있다. 기다리기 싫은 사람들을 위해 시간을 미리 지정하는 예약 제도와 빨리 탈 수 있는 패스트 티켓이 있으니 참고하도록 하자. 가까이 있는 빅벤, 웨스트민스터 사원, 버킹엄 궁전은 물론이고 날씨가 좋은 날은 런던 외곽까지 감상할 수 있으니 기왕이면 날씨 좋은 날 이용하며 런던의 매력에 빠져보시길. 사진발(!)은 밤에 더 잘 받는다는 사실도 참고할 것! 한 바퀴 도는데 약 30분 소요.

(왼) 런던 아이에서는 아름다운 도심을 360도로 감상할 수 있다. (오) 런던 아이의 전체 모습을 사진으로 담고 싶다면 웨스트민스터 다리 위나 건너편에서 촬영할 것!

평화로운 삶을 위한 공원들

나에게 런던이 매력적인 이유를 꼽으라 한다면 단연코 도심 속 곳곳에 거대하게 조성되어 있는 공원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켄싱턴 궁전의 거대한 정원과도 같은 하이드 파크는 물론이고 버킹엄 궁전 근처에 있는 세인트제임스 파크, 런던에서 가장 큰 공원으로 꼽히는 레전트 파크까지 공원을 다 둘러보기 위해서도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또 날씨가 좋은 날에는 런던 사람들이 공원 곳곳에 나와 작은 파티를 하거나 아이들이 새, 다람쥐 등 동물들과 한데 섞여 뛰노는 모습을 볼 수 있으니 인생의 행복감을 높이기 위해서는 공원을 찾는 것도 여행의 놓칠 수 없는 순간이 될 것이다. 공원 곳곳에는 다양한 관광 명소들이 포진해 있으니 공원에서도 여유로운 순간들을 즐겨보시길!

1 세임트제임스 공원의 아름다운 호수 2 런던에서 가장 큰 공원으로 꼽히는 레전트 파크, 레전트 파크의 아름다운 장미 정원 3 켄싱턴 궁전을 배경으로 하는 아름다운 하이드 파크의 호수

유서 깊은 백화점과 쇼핑숍

내가 런던을 찾은 연말에는 크리스마스 다음 날인 12월 26일을 뜻하는 ‘박싱 데이(Boxing Day)’ 할인 행사가 시작되어 전세계 쇼핑 마니아들이 런던의 쇼핑가에 몰려들어 있었다. 명품, 로드숍, 백화점 등 구분 없이 30%~90%까지 할인을 하고 있으니 여행과 함께 쇼핑을 합리적으로 즐기고 싶다면 이 기간에 런던을 찾을 것을 권한다. 전세계인들과 함께 쇼핑하는 재미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니 말이다. 백화점에 줄을 서서 입장하는 진풍경을 볼 수도 있다.

백화점의 발상국이라는 설이 있는 만큼 런던의 백화점은 유서 깊고 아름답다. 관광 핫스폿으로도 유명한 해러즈 백화점과 번화가에 있어 많은 이들이 찾는 셀프리지 백화점, 특별한 생활용품을 많이 팔고 있는 존 루이스, 전통 있는 리버티 백화점 등 보기만 해도 즐거운 백화점들로 가득하다. 백화점마다 특색 있는 분위기 덕분에 마치 관광지를 찾은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또 1707년 포트넘과 메이슨이 함께 설립한 식료품 및 홍차 전문점인 포트넘 앤 메이슨은 차 마니아라면 꼭 한번 찾아야 하는 곳! 포트넘 앤 메이슨은 영국 왕실과 귀족들의 사랑을 받으며 큰 인기를 끌기 시작했고 영국을 대표하는 홍차 브랜드로 성장하게 되었으니 한번쯤 찾을만하다. 상점 내부에는 애프터눈 티 세트를 즐길 수 있는 찻집도 있으니 마치 런더너인 것처럼 오후의 차를 즐겨보도록 하자.

1 런던의 번화가인 옥스포드 스트리트에 위치한 셀프리지 백화점 2 피커딜리 스트리트에 있는 세계적인 찻집 포트넘 앤 메이슨 3 런던을 대표하는 해러즈 백화점

고흐의 작품을 바로 눈 앞에서! 런던 미술관 투어

런던을 방문하며 꼭 가보고 싶었던 갤러리는 바로 광고 재벌인 찰스 사치가 운영하는 사치 갤러리이다. 그의 안목에 의해 YBA(Young British Artist)라는 세계적인 영국 신인 미술 그룹이 생겨났으며 데미안 허스트나 트레이시 에민 등 세계적인 작가를 길러내기도 했다. 영국의 컨템포러리 아트를 알고 싶다면 꼭 한번 들려보길 권한다.

또 다른 현대 미술을 즐기고 싶다면 밀레니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2000년 개관한 테이트모던에 가보자. 화력 발전소로 사용되던 건물을 미술관으로 변신시켜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역사화, 정물화 등 주제별로 그림이 나뉘어져 있어 색다른 방식으로 전시를 즐길 수 있으며 백남준 홀이 따로 마련되어 있어 자부심을 느끼기도 한다. 또 미술관 안에는 맞은 편으로 보이는 밀레니엄 브릿지와 세인트 폴 대성당이 한 눈에 보이는 커피숍도 있고 유럽 최대 규모의 아트 서점도 있어서 런던의 명소로 각광 받고 있다.

무료로 입장하여 마음껏 사진도 찍고 편안하게 미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내셔널 갤러리와 영국 박물관, 빅토리아 앤 알버트 미술관 등도 빼놓을 수 없는 장소이다. 특별히 미술에 관심이 있지 않더라도 충분히 매력적인 작품들이 많기 때문에 호기심을 갖고 둘러볼 수 있다. 전시를 마친 후 색다른 아트 제품과 기념품 등을 파는 숍을 둘러보는 것도 큰 재미이다.

1 밀레니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2000년 5월 개관한 현대 미술관인 테이트 모던. 화력 발전소를 변형하여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2 영국 최고의 국립 미술관인 내셔널 갤러리 3 영국 컨템포러리 아트를 주도하고 있는 사치 갤러리 4 세계 3대 박물관 중 하나인 영국 박물관. 선사 시대부터 현재에 이르는 수많은 유산을 소장하고 있다

가만히 보고만 있어도 아름다운 런던의 야경

밤이 되면 런던은 또 다른 도시로 변신한다. 특히나 연말에는 도시 곳곳에 화려한 크리스마스 장식이 더해져 야경을 보는 재미 또한 빼놓을 수 없다. 런던은 겨울에 해가 일찍 지기 때문에 오후 5시 경만 되어도 야경을 감상할 수 있는데 번화가인 옥스포드 스트리트나 본드 스트리트, 레전트 스트리트에만 나서도 절로 함성이 나오는 크리스마스 장식을 볼 수 있다. 백화점이나 상점의 불빛과 더해져 거대한 크리스마스 트리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다. 런던 아이를 야간에 탄다면 맞은 편으로 보이는 빅벤과 웨스트민스터 사원 등의 야경을 볼 수 있다. 런던 아이 또한 밤에는 밝은 빛을 발하기 때문에 낮보다 더 매력적일 수 있다.

런던 시내를 한 눈에 보고 싶다면 런던 브릿지 근처에 있는 더 샤드 건물을 권한다. 높은 건물을 보기 힘든 런던에서 가장 높은 건물로 꼽히며 회사가 밀집해 있는 서더크 지역에 위치하여 고급 레스토랑이나 바가 다양하게 들어서 있다. 이 곳에서 식사나 가벼운 칵테일을 즐기며 런던 시내의 야경을 보는 것도 런던을 다양하게 즐기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 되어줄 것이다.

(왼쪽부터 시계방향) 빅벤과 웨스트민스터 사원 등이 있는 웨스트민스터 지역의 야경도 아름답다, 연말이면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조명들로 불을 밝히는 옥스포드 스트리트와 본드 스트리트, 빅벤의 세 배 높이에 달하는 72층 규모의 더 샤드는 현재 유럽 연합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다. 이 곳에 위치한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며 바라보는 런던 시내의 야경은 정말 일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