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아래 풍경이 손에 닿을 듯 투명한 바다는 매혹적이다. 바닷속은 미지의 영역이기에 다가가고 싶은 동경은 커져간다. 해양 생태계가 다채롭고 바다 생물이 자주 출몰하는 지역에서는 바닷속을 직접 헤엄치는 스노클링이 인기다. 매년 5월에서 11월, 몰디브 인근 해역에는 만타가오리가 플랑크톤을 섭취하기 위해 무리 지어 나타난다. 날갯짓하듯 긴 몸을 펄럭이며 유영하는 만타가오리 떼는 쉽게 만날 수 없어 더욱 신비롭다. ‘포시즌스 리조트 몰디브 앳 란다 기라바루’는 만타가오리를 만날 확률을 높이기 위해 전문가들이 노력을 기울이는 곳이다. 2005년 ‘몰디브 만타가오리 프로젝트’를 설립해 만타가오리의 서식지 보호를 위한 연구를 하며 데이터 분석 후 예상 출몰 일자를 공개한다. 올해는 만타가오리가 출몰할 때 알람을 울리는 ‘만타 온 콜 서비스’도 제공한다. 전화를 받는 즉시 대기 중인 쾌속정에 탑승해 출몰 지역으로 향할 수 있다.

필리핀 팔라완 북부 쿠요 군도 파말리칸섬의 유일한 숙박 시설 ‘아만풀로’는 자체 다이빙 센터를 운영하는 곳으로, 초록 거북의 산란지이기도 하다. 3월에서 10월, 알을 낳기 위해 암컷 거북이 연안에 찾아온다. 운이 좋다면 갓 태어난 새끼 거북의 헤엄치는 장면을 지켜볼 수도 있다. 호주 퀸즐랜드의 해밀턴 아일랜드에서는 특별한 스노클링 체험이 가능하다. 해밀턴 아일랜드의 호텔 투숙객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저니 투 더 하트 투어(Journey to the Heart Tour)’를 통해 첩보 영화 주인공 같은 체험을 제공한다. 헬리콥터를 타고 30분 동안 하트 아일랜드 상공을 날아 전용 포트에 착륙한 뒤 하트 리프 주변에서 프라이빗하게 수영이나 스노클링을 즐길 수 있는 것.

국내에서도 마니아층이 두터운 여름 스포츠로 자리 잡은 서핑은 하와이, 미국 캘리포니아, 발리 등이 대표 목적지로 꼽힌다. 그중 하와이는 현대 서핑이 태동한 근원지다. 와이키키 해변에 ‘현대 서핑의 아버지’라 불리는 듀크 카하나모쿠 동상이 있을 정도이며, 오하우섬 북쪽 해안에서는 매년 겨울 세계 최대 규모의 서핑 대회가 열린다. 서핑 강습이 흔한 하와이에서 ‘터틀베이 리조트’가 특별한 이유는 강아지와 함께 파도를 타기 때문. 패들보드 앞에는 듬직한 강아지가, 뒤에는 전문 서퍼가 버티고 있으니 초보자라도 이 독특한 체험을 그저 즐기면 된다.

땅에 난 길 대신 물길을 따라가면 생경한 자연의 이면이 모습을 드러낸다. 카리브해 연안은 곳곳에 신비로운 해저 동굴이 숨어 있는 지역이다. 멕시코 칸쿤 인근 해안의 ‘우니코 리비에라 마야’ 호텔은 보트를 타고 지하 동굴로 향하는 투어를 제공한다. 지질의 역사를 눈으로 확인한 뒤 수영도 할 수 있다. 가까운 일본의 ‘할레쿨라니 오키나와’에서는 아열대의 자연을 간직한 얀바루 국립공원을 카약으로 탐험한다. 낮에는 강을 따라 계곡과 폭포, 숲을 둘러보고, 밤이 찾아오면 반딧불이의 궤적을 쫓는 체험은 6월부터 9월까지 할 수 있다.

바다를 오래 지켜보고 싶다면 해저 은신처에서 밤을 보내도 된다. 아늑한 객실 안에서 바다의 역동을 목격하는 시간. 아프리카 동쪽 해안의 외딴섬 펨바는 문명에서 벗어나 자연을 탐색하는 미지의 여행지로, ‘만타 리조트’의 해저 스위트룸에서 물고기 떼가 헤엄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밖에 ‘인터컨티넨탈 상하이 원더랜드’, 싱가포르의 ‘리조트 월드 센토사 에쿠아리우스 호텔’, 호주 ‘리프스위트’ 등도 해저 객실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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