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AĒSOP 반려동물의 여린 피부와 털을 깨끗하게 세정해주는 보디 클렌저 애니멀 500ml 5만원. 2 SANTA MARIA NOVELLA 무알코올 포뮬러로 동물의 피부를 자극하지 않는 반려동물용 데오도란트 150ml 2만5000원대. 3 SANTA MARIA NOVELLA 멜로그리노 향을 베이스로 포근한 비누 향이 매력적이다. 샴푸 델리카토 250ml 4만5000원대. 4 L:A BRUKET 반려견의 피부와 털을 섬세하게 세정해주는 도그 샴푸 라임/티트리/민트 500ml 3만9000원. 5 POOPOO MONSTER 풍성한 거품으로 반려동물의 피부를 부드럽게 세정하는 비건 펫 샴푸 380ml 3만2000원. 닥스훈트 디자인 백은 THOMBROWNE.
솔직히 말하자면 살면서 한 번도 반려동물을 키워본 적이 없기에 자기 옷은 자라에서 사면서 반려동물의 옷이나 액세서리는 명품 브랜드에서 사는 행위를 이해하지 못했다. 열렬한 애견인 친구 집에 놀러 갈 때마다 왜 르쿠르제 제품을 반려견 사료 그릇으로 사용하는지 늘 의문이었고, 샤넬을 입은 칼 라거펠트의 반려묘 슈페트에게 열폭하며 다시 태어난다면 슈페트가 되겠다는 꿈도 꿨으니까. 그러다 소중한 가족에게 세상에서 가장 좋은 것만 주고 싶은 마음을 지난해 조카가 태어나고 나서야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KB경영연구소에서 발표한 ‘2021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는 2020년 말 기준 약 1448만 명으로 전체 가구의 29.7%를 차지한다. 한국인 4명 중 1명 이상이 반려동물과 함께 살고 있다는 얘기다. 반려동물 시장은 이미 6조원을 돌파했으며, 펫 용품, 식품, 의약품, 화장품 등 반려동물 관련 시장은 무한 성장 중이다. 뷰티 업계 역시 반려동물 관련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마트형 저가 제품이 아닌 프리미엄 상품을 선보인다. 애견인이 가장 좋아하는 펫 화장품인 산타마리아 노벨라의 펫 라인은 펫 화장품계의 명품으로 꼽힌다. 액상 샴푸, 드라이 샴푸, 데오도란트, 오일 등 상품군도 다양하며 고가임에도 수급에 차질이 생길 정도로 판매율이 높다. 펫 전용 제품이지만 산타마리아 노벨라의 다른 제품들과 동일하게 전통 방식으로 만들며, 까다로운 수작업으로 마무리된다. 브랜드 특유의 은은하고 고급스러운 향도 그대로 적용돼 동물을 껴안을 때마다 좋은 향이 느껴진다는 별점 높은 후기도 자자하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푸푸몬스터’를 론칭하며 펫 뷰티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프리메라나 이니스프리의 펫 전용 라인처럼 서브 개념이 아닌 반려동물 전용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라는 점을 강조한다. 동물 실험을 하지 않은 비건 포뮬러를 적용하고, 아모레퍼시픽의 까다로운 품질 검사를 통과한 만큼 안전성을 인증받았으며, 전문 조향사가 블렌딩한 100% 천연 에센셜 오일까지 담아 반려동물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했다. 이렇게 좋은 제품이라면 사람이 써도 무방하지 않을까? 넷플릭스 <에밀리 인 파리 2>에서 주인공 에밀리가 불어를 읽지 못해 펫 샴푸로 머리를 감는 장면이 떠올랐다. 아무리 불어 까막눈이라 하더라도 제품을 사용했을 때 별다른 이상한 점이 없으니 계속 사용하지 않았을까? 푸푸몬스터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총괄 김은수 담당에게 해당 장면에 대해 물어봤다. “저희도 그 부분을 재미있게 봤습니다. 실제 제품 개발을 하며 담당자가 푸푸몬스터 샴푸로 직접 머리도 감아보고 샤워도 해봤는데 느낌이 무척 좋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반려동물 제품은 반려동물 피부에 맞게 설계된 제품이니 사람의 두피나 피부에는 pH 밸런스가 맞지 않거나 세정력이 약하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니 반려동물 제품은 반려동물에게 양보해주세요”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동물의 피부는 사람보다 얇고 예민하다. 땀샘이 없고, 중성에서 알칼리성 pH를 띠는 까닭에 자극을 최소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목욕을 즐기지 않는 반려동물도 쉽고 빠르게 목욕을 마칠 수 있도록 낮은 조밀도의 포뮬러로 만들고, 털을 부드럽게 만들어줄 컨디셔닝 성분도 함유된다. 사람처럼 매일 샤워하지 않고, 털에 덮여 있어 미생물 번식이 쉽기 때문에 악취 예방에도 신경 쓴다. 최근 LG생활건강의 펫 케어 브랜드 시리우스에서는 프리미엄 라인 ‘시리우스 펫퓸’을 출시했다. 100% 식물성 성분, 식품에 사용되는 원료만 담고, 물로 헹굴 필요 없는 드라이 샴푸, 장모용과 단모용 등 제품을 세분화해 피부에 따라 맞춤 케어가 가능하도록 했다. 반려동물 화장품은 점점 더 세분화되고, 확장될 것이다. 반려동물은 자신의 몸에 사용하는 제품이 좋은지 나쁜지 말할 수 없다. 그렇기에 믿을 수 있는 좋은 제품이 잘 팔리는 것이다. 그리고 나의 기쁨을 위해 키우는 ‘애완동물’이 아닌 나의 가족 ‘반려동물’이니까, 사랑하는 이에게 좋은 것만 주고 싶은 마음이 프리미엄 제품을 선택하게 하는 것이 아닐까.

국내 생산 반려동물의 건강한 먹거리 시장도 커지는 추세다. 2016년 론칭한 애경의 프리미엄 펫 케어 브랜드 휘슬은 최근 카테고리에 식품을 추가했다. ‘프레시한 스틱’은 한국의 지역 대표 특산물에 비타민과 유산균까지 더한 제품으로 마치 사람에게 판매하는 제품처럼 완도 전복, 대관령 황태, 횡성 한우 등 좋은 원료로 만들었다는 점을 강조한다. 토니모리는 아예 펫 푸드 기업을 인수하며 대량 생산을 위해 공장에 자동화 라인을 구축하는 등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준비를 마쳤다. 공장까지 리뉴얼하며 선보일 먹거리의 정체는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는데도 궁금해진다. 국내 굴지의 제약회사들은 앞다투어 반려동물 의약품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유한양행에서 선보인 ‘제다큐어’는 반려동물 인지기능장애 증후군 치료제로 반려견 치매 증상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출시 후 반려인들의 관심이 폭발하고 있다. 잇몸 질환을 생각하면 자동완성기능처럼 따라오는 인사돌을 출시하는 동국제약도 반려동물 치주질환 치료제 ‘캐니돌 정’을 출시했다. 종근당바이오 역시 반려동물 전용 프로바이오틱스 브랜드 ‘라비벳’을 론칭하며 관절, 피부, 구강, 비뇨기 등 카테고리를 세분화해 라인을 확대하고 있다. 이쯤 되니 반려견 의약품 사업에 뛰어들지 않는 제약회사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지난 10일, 농림축산식품부는 국내 반려동물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총 67억원 규모의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대선 후보들 또한 경쟁하듯 동물 복지와 관련된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반려동물 산업을 뜻하는 펫코노미(pet+economy), 반려동물을 위한 럭셔리 산업 펫셔리(pet+luxury),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생각하는 사람을 의미하는 펫팸족(pet+family) 등 끊임없이 탄생하고 있는 반려동물 관련 신조어만 봐도 이 시장이 얼마나 뜨거운지 짐작 가지 않나. 얼마 전, 펜디는 “당신의 네 발 달린 친구는 특별한 액세서리를 즐길 자격이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펫 컬렉션을 선보였다. 펜디의 반려동물 이동 가방은 공식 온라인 사이트에서 325만원으로 판매 중이지만 품절이라 구매가 불가능하다. 진정한 펫셔리의 시대가 왔다.
MODEL 제나
더네이버, 뷰티, 펫
EDITOR : 박경미PHOTO : 김도윤(제품), 안지섭(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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