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일,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며 먹는 우리의 전통 음식을 이국적인 요리로 재해석했다. 국내 공예가가 만든 현대적 감각의 그릇에 담은 6가지 메뉴.
2022.01.20
NVJAE 삼색나물 샐러드를 담은 임명환 작가의 흑보랏빛 오목 접시 5만4000원. SIKIJANG 박미경 작가의 벽돌색 옻칠 컵 10만원. CHOEUNSOOK GALLERY 박성철 작가의 베이지색 옻칠 포크 각 11만원. HARTA 전통적인 삼색나물을 올린 편소정 작가의 버건디색 옻칠 원형 접시 8만원.
채소를 데치거나 볶아 양념한 나물은 오랜 세월 한국인의 상에 올랐다. 시금치, 고사리, 도라지의 고유한 풍미를 그대로 담은 삼색나물 샐러드는 접시 위에 풍성한 자연을 재현한다. 베이스 채소인 시금치는 데친 것과 생것을 함께 사용해 달콤함은 물론 아삭한 식감까지 살리고, 고사리는 들깨와 함께 볶아 고소한 맛을 배가했다. 여기에 데친 시금치, 액젓을 갈아 만든 드레싱과 들기름, 마늘, 도라지를 갈아 만든 도라지 퓌레를 더해 마무리했다.

CHOEUNSOOK GALLERY 허명욱 작가의 노란색 옻칠 트레이 26만4000원, 주황색 옻칠 손잡이 숟가락 15만4000원, 투톤 옻칠 컵 19만8000원. SIKIJANG 고명 품은 떡국 창펀을 담은 신상일 작가의 분홍색 볼 9만4000원.
가래떡과 같이 쌀가루가 주재료이고, 식감과 색, 모양까지 유사한 딤섬의 한 종류인 창펀으로 떡국을 만들었다. 쌀가루와 물을 반죽해 만든 쌀피에 떡국 고명으로 올리는 애호박, 소고기 볶음, 석이버섯으로 속을 채워 길게 말아 쪘다. 일반적인 창펀은 둘둘 만 모양 그대로 접시에 올려 소스를 뿌려 내지만, 풍요로운 한 해가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떡국 떡의 모양을 본 떠 단면이 보이게 썰어 그릇에 담았다. 소고기 육수와 멸치 육수를 섞어 만든 소스를 둘러 국물 맛을 더하고 실고추, 석이버섯, 그리고 떡국 하면 빠질 수 없는 달걀지단을 올렸다.

CHOEUNSOOK GALLERY 박성철 작가의 베이지색 작은 옻칠 오목 접시 12만원, 푸른색 옻칠 오목 접시 17만원, 허명욱 작가의 진녹색 옷칠 젓가락 15만4000원.
새해 하면 떠오르는 요리 중 하나인 전. 생선살, 채소, 고기 등 다양한 재료로 만들 수 있어 종류가 무궁무진하지만, 계절에 순응하는 절식을 즐기던 선조를 떠올려 추운 겨울 달큰한 맛이 일품인 배추전과 육전을 밀푀유처럼 켜켜이 쌓았다. 대파의 흰 부분을 같이 볶아 갈아 만든 베샤멜에 다진 대파 장아찌를 섞어 만든 소스를 사이사이 발라 전에 곁들이는 양파 장아찌를 표현했다. 달걀물을 입힌 전 특유의 고소한 맛과 향에 깊이를 더하기 위해 68℃에서 1시간 익힌 달걀 노른자, 겨자, 식초, 설탕, 간장을 섞어 만든 녹진한 소스를 곁들이고 새콤달콤하게 무친 파채를 올렸다.

CHOEUNSOOK GALLERY 허명욱 작가의 에메랄드색 옻칠 플레이트 22만원, 초록색 옻칠 접시 15만4000원, 박성철 작가의 남색 옻칠 손잡이 포크 11만원. HARTA 고기 부추 만두 라비올리를 담은 편소정 작가의 투톤 옻칠 오목 접시 18만원.
동그란 피에 다양한 속재료를 담은 다음 한 덩어리로 만드는 만두를 형태적으로 유사한 라비올리로 재구성했다. 세몰리나와 달걀 노른자만으로 반죽하는 파스타 도우와 달리 동양식 만두피처럼 중력분과 물을 섞어 치댄 반죽에 달걀노른자를 넣어 만두 특유의 쫀득한 식감을 살렸다. 얇게 민 반죽에 올린 달걀노른자를 중심으로 닭고기, 부추, 달걀, 버섯을 갈아 만든 소를 빙 두르듯 채우고 듬성듬성 썬 바질과 부추를 올려 여몄다. 국물 대신 대파의 흰 부분을 첨가한 치즈 소스를 뿌려 맛을 냈다.

HARTA 갈비찜 파테를 올린 편소정 작가의 민트색 옻칠 원형 접시 12만원. SIKIJANG 고희숙 작가의 백자 술병 9만원, 술잔 각 2만5000원. CHOEUNSOOK GALLERY 밤을 담은 허명욱 작가의 초록색 옻칠 접시 15만4000원.
소고기가 귀했던 조선 시대에 갈비찜은 새해에 중요한 손님이 방문했을 때 내는 요리였다. 귀한 손님에게 대접하는 주안상을 생각하며 전통주에 곁들일 안주로 갈비찜 파테를 만들었다. 일반적인 파테를 만들 때 와인과 향신료로 고기에 양념을 하는 것과 달리 듬성듬성 썬 돼지고기와 간 소고기를 3:7 비율로 섞은 뒤 달콤한 갈비 양념에 재웠다. 파테 틀에 베이컨을 깔고 양념한 고기와 버섯, 당근, 대추, 밤 등 전통적인 갈비찜 재료들을 차곡차곡 쌓은 뒤 틀 밖으로 튀어나온 베이컨을 여며 수비드해 익혔다. 홀그레인 머스터드, 표고버섯 퓌레, 점보 케이퍼를 곁들여 동서양의 맛을 적절히 조화시켰다.

SIKIJANG 박성철 작가의 푸른색 뚜껑의 주전자 60만원.CHOEUNSOOK GALLERY 허명욱 작가의 초록색 옻칠 접시 20만9000원, 수정과 배 홀 타르트를 올린 잿빛 굽 높은 접시 49만5000원, 수정과를 담은 투톤 옻칠 컵 15만4000원, 조각 타르트를 올린 작은 갈색 옻칠 오목 접시 15만4000원.
매서운 겨울바람이 불어오면 생각나는 전통 음료 수정과와 배숙. 조선 시대에는 궁중에서만 맛볼 수 있었을 정도로 귀했던 두 전통 디저트를 조합해 송구영신의 시기, 소중한 이에게 마음을 담아 선물하기에도 좋은 타르트를 만들었다. 수정과의 화한 맛을 재현하기 위해 생강, 흑설탕을 첨가한 아몬드 프랑지판을 필링으로 채우고 길고 얇게 슬라이스한 배 과육을 돌돌 말아 올렸다. 그라인더로 통계피를 갈아 뿌려 향을 더한 후 오븐에 구웠다. 마무리로 다진 잣과 라임 제스트를 뿌린 뒤 계피를 한 번 더 갈아 올려 수정과의 향긋함과 배숙의 시원한 맛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CHEF 김봉수 STYLIST 이아연(앤드밀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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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 양혜연PHOTO : 박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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