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 기술을 외식업계에 적용한 푸드테크 산업이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푸드테크 산업의 종류와 현 위치, 그리고 미래의 가능성까지 짚어보았다.
2020.10.26
1분 1초가 급한 아침, 쉽고 빠르게 허기와 영양을 고르게 채울 수 있는 음료형 대체 식품을 먹는다. 점심은 맛집 추천 앱을 통해 찾은 직장 근처의 핫 플레이스에서 해결하고 저녁은 집에서 배달 앱을 이용해 음식을 시켜 먹는다. 주말에는 식재료 배달 온라인 서비스로 주문해둔 재료로 요리를 만든다. 동물성 식재료의 섭취를 줄이기 위해 주문해본 대체육으로 만든 홈메이드 버거 맛이 괜찮다. 간식으로는 다이어트를 생각해 당 함량을 낮추고 단백질을 강화한 쿠키를 먹는다. 앞서 나열한 지극히 평범한 어느 직장인의 식사 기록에는 모두 푸드테크 산업의 기술이 적용되었다.
식품(Food)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인 푸드테크는 4차 산업 기술을 외식업계에 적용한 신산업이다. 굉장히 다양한 분야로 세분화할 수 있는 산업이지만 큰 갈래를 따져본다면 유통, 플랫폼 비즈니스, 푸드 로봇, 3D 푸드 프린팅, 대체 먹거리가 있으며 보다 포괄적인 개념으로 보았을 땐 스마트 키친, 스마트 팜, 스마트 패키징 등도 푸드테크 영역에 포함된다. 이 중 현재 우리의 삶에 가장 깊숙이 스며든 것은 바로 유통과 플랫폼 비즈니스. 배달 앱, 식재료 배달 온라인 서비스, 미리 앱으로 메뉴를 주문하고 직접 픽업하는 O2O 커머스, 빅데이터 기반의 맛집 추천 서비스 등이 포함된다. 많게는 하루에도 여러 번 사용하는 지극히 보편화된 서비스로, 푸드테크라는 신산업임을 깨닫지 못할 정도로 대중에게 깊숙이 침투한 것이 대부분이다.
이처럼 지금까지 국내외 푸드테크 산업은 유통과 플랫폼 비즈니스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둬왔다. 그렇다면 지금 가장 실시간으로 성장하며 놀라운 변화를 보이는 푸드테크 산업 분야는 무엇일까.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식품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며 대체 식품 분야가 단연 뜨겁다.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대체 식품은 아마도 대체육일 터다. 대체육은 고기와 흡사한 맛을 내는 식물성 대체육과 동물의 줄기세포로 만드는 동물성 배양육으로 나뉜다. 대체육 산업은 현재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데, 그중 식물성 대체육 시장을 이끄는 대표적인 브랜드에는 비욘드미트(Beyond Meat)와 임파서블 푸드(Impossible Food)가 있다. 이들이 만들어내는 식물성 대체육은 흔히 말하는 ‘콩고기’이지만 맛없다는 인식이 강한 초창기의 콩고기와는 다르다. 대두 대신 완두를 사용하고 펨(Feme)이라는 식물에서 발견한 헤모글로빈 색소 성분, 고기의 기름 맛을 재현해줄 코코넛 오일, 밀과 감자 단백질 등 다양한 식물성 재료에서 실제 육류와 흡사한 맛과 식감을 찾아 구현해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푸드테크 스타트업 지구인컴퍼니가 식물성 대체육 브랜드 언리미트(Unlimeat)를 론칭하고 버려지는 농산물을 활용해 식물성 대체육과 다양한 가공식품을 생산 중이다. 더불어 동원F&B는 지난해 비욘드미트와 독점 계약을 체결하고 식물성 햄버거 패티인 비욘드버거 및 비욘드비프, 비욘드소시지 등을 선보였다. 동물성 배양육은 식물성 대체육에 비해 아직은 상용화되지 않았지만 임파서블 푸드는 올해 초 미국 소비자가전박람회(CES)에서 배양육 돼지고기를 선보이고, 미국 샌프란시스코 기반의 뉴에이지미트(New Age Meats) 등 일부 업체가 동물성 배양육 소시지 생산을 시도 중이다. 최근엔 영국의 신생 기업 하이어 스테이크(Higher Steaks)가 세포를 배양해 삼겹살과 베이컨 조각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동물성 배양육 시장도 머지않아 대중화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대체 식품에 대체육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대체 소고기, 닭고기, 양고기 등에 집중하고 있지만 배양 생선에 대한 연구도 한편에서 이뤄지고 있다. 미국 샌디에이고 기반의 블루날루(BlueNalu)는 배양 생선을 생산하는 대표적인 스타트업이다. 생선에서 채취한 줄기세포를 키워 3D 프린터로 생선살을 만들어내는 방식을 이용한다. 지난해 12월 블루날루는 투자자들을 초대해 배양 생선 시식회를 가졌는데, 참가자 대부분이 실제 생선의 맛과 큰 차이가 없다고 입을 모았다는 후문. 그 외 핀리스 푸드(Finless Foods), 와일드 타입(Wild Type) 등이 배양 생선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5~10년 안에 실제 제품을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풀무원이 블루날루와 업무 협약을 맺고 세포 배양 해산물의 국내 출시를 추진 중이다. 이 외에도 국내에서 자체적으로 진행되는 대체 식품 생산도 주목할 만하다. 앞서 언급한 지구인컴퍼니 외에 외식업 기업 SG다인힐의 박영식 대표는 올해 초 푸드테크 법인 베네핏츠를 설립하고 새로운 대체 식품 출시를 목전에 두고 있다. 탄수화물 함량은 낮추고 단백질 함량을 높인 면이 그 주인공. 박영식 대표는 베네핏츠를 통해 면뿐 아니라 탄수화물은 낮추고 단백질 함량을 높인 다양한 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해 대체 탄수화물 소비의 패러다임을 이끌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더불어 식물성 대체육을 만드는 지구인컴퍼니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향후 대체 식품 시장에서 선보일 다양한 제품을 논의하고 있다. 대체 식품을 말할 때 늘 언급되는 식용 곤충에 대한 연구 역시 국내외에서 꾸준히 진행 중이다. 외식 프랜차이즈도 대체 식품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롯데리아는 올해 2월 대체육 햄버거인 미라클 버거를, 서브웨이는 9월 대체육을 이용한 샌드위치 얼터밋 썹을 출시했다.
대체 식품과 더불어 IoT 기술과 AI 기술의 발전에 따라 구현된 스마트 키친도 지금 크게 주목받는 푸드테크 영역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출시된 주방 가전제품의 기능을 조금만 둘러보아도 알 수 있을 것이다. 노크온 글라스, 모바일 앱 혹은 음성 인식을 통한 제어 등 다양한 스마트 기능을 갖춘 주방 가전은 이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더불어 AI 기술을 적용해 온도, 습도, 조도 등을 조절해 주방에서 식재료를 재배할 수 있는 냉장고 등 온갖 신기술을 탑재한 스마트 주방 가전은 매해 세계의 유수 주방 가전 박람회를 통해 소개되고 있다. 스마트 키친 시장 또한 대체 식품 시장처럼 멈추지 않고 발전 중이다.

그렇다면 아직은 피부에 와닿지 않지만 앞서 말한 푸드테크 기술처럼 다가올 미래에 국내외 식품업계에 지각 변동을 일으킬 기술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푸드 로봇과 3D 푸드 프린팅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 국내 푸드 로봇 분야는 배달의민족으로 대표되는 우아한형제들이 2017년 서빙 로봇인 딜리를 시범적으로 선보이며 신호탄을 올렸다. 2018년에는 최대 12가지 음식, 20개 음료를 한 번에 서비스할 수 있는 딜리 플레이트를 선보이며 푸드 로봇 산업 활성화에 박차를 가했고, 현재는 90여 곳의 매장에 110여 대의 서빙 로봇을 보급했다. 더불어 우아한형제들은 엘리베이터 탑승이 가능한 실내 배달 로봇 딜리 타워와 실외 배달 서비스가 가능한 로봇 딜리 드라이브를 추가로 선보이고 얼마 전 시범 운행에 돌입했다. 다가오는 12월엔 광교 엘리웨이에서 차세대 배달 로봇 딜리 드라이브 프로에 대한 실증 사업을 실행할 계획이다. 푸드 로봇은 서빙과 배달 영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LG전자와 삼성전자는 이미 요리하는 로봇인 클로이 셰프봇과 삼성 봇셰프를 해외 박람회를 통해 선보인 바 있다. 팔 모양으로 제작된 이 로봇들은 다양한 도구를 장착하고 식재료를 자르거나, 섞고, 양념을 넣는 등 보조 요리사처럼 활용된다. 그중 LG전자의 클로이 셰프봇은 CJ의 외식 브랜드 빕스, 제일제면소의 일부 지점에 도입됐다. 조리를 도와주는 로봇은 아직 대중화되지 않았지만 커피를 만드는 로봇 바리스타는 생각보다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카페 봇봇봇, 라운지 엑스, 커피드메소드 등에서 로봇 바리스타를 채용했으며, 커피 브랜드 달콤은 AI 기술을 도입한 무인 로봇카페 비트를 선보였다. 푸드 로봇을 비롯한 최신 푸드테크를 한자리에서 경험할 수 있는 식당도 있다. 우아한형제들이 작년 7월 오픈한 메리고키친과 신세계 푸드가 올해 9월 오픈한 노브랜드 버거 역삼역점이 대표적인 예. 메리고키친은 스마트오더로 메뉴를 주문하면 서빙 로봇이 요리를 가져다준다. 노브랜드 버거 역삼역점은 키오스크 시스템부터 자동 조리 장비, 서빙 로봇을 갖추며 첨단 푸드테크 기술을 집약시켰다.
3차원 디지털 디자인을 바탕으로 식품 구성 비율과 영양학적 데이터 등을 반영해 식품을 구현하는 3D 푸드 프린팅 기술은 아직 푸드 로봇보다 주변에서 만나보기 힘들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세계 유수가전박람회에서 주목받고 있으며, 2020년 주요 트렌드로도 꼽혔다. 3D 푸드 프린팅 업계를 이끄는 대표적인 회사로는 식재료를 캡슐 형태로 넣으면 쿠키, 빵, 파스타, 햄버거, 피자 등 다양한 요리를 만들어주는 3D 푸드 프린터 푸디니(Foodini)를 선보인 내추럴 머신(Natural Machines), 6분 안에 피자 한 판을 만들어낼 수 있는 3D 푸드 프린터를 개발한 비헥스(Beehex), 사탕을 프린팅하는 셰프젯(Chefjet)과 초콜릿을 프린팅하는 코코젯(Cocojet)을 선보인 3D 시스템즈(3D Systems), 3D 스시 제조 프린터를 선보인 오픈밀스(Openmeals) 등이 있다. 지금의 푸드테크 기술 발전 속도라면 머지않아 3D 푸드 프린팅 또한 우리의 생활 반경 안에 스며들 것이다. 요즘같이 효율성과 친환경성이 중요한 시대에 농업에 첨단 정보통신기술과 자동화 설비를 도입해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최적의 생육 환경을 구현해주는 스마트 팜, 음식이 상한 시점을 알려주고 유통기한을 연장해주는 스마트 패키징의 필요성이야 두말할 것 없으며 지금도 현재 진행형으로 발전 중이다.
언택트 문화의 활성화, 코로나 바이러스가 창궐하며 기존 육류 공급 차질로 인한 대체육 시장 성장 등으로 인해 푸드테크 산업의 성장은 가속이 붙고 있다. 실제 비욘드미트는 작년 대비 올해 매출이 141%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글로벌 시장 조사 기관 리서치앤드마켓은 코로나 여파로 급팽창한 푸드테크 시장이 2022년엔 2500억 달러(약 298조원) 규모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처럼 푸드테크 산업은 지금 이 순간에도 시시각각 성장하고 있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우리는 배달 음식을 먹기 위해 음식점에 직접 전화를 걸었고, 맛집을 찾아 발품을 팔았다. 이제는 너무나도 일상적이어서 푸드테크 기술이라 인지하지 못하는 배달 앱이나 빅데이터 기반의 플랫폼 비즈니스조차 생소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과연 향후 10년 뒤 우리의 먹거리는 어떠한 형태까지 진화할까. 그 누구도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지 않을까.
reference <식품미래기술|푸드테크 산업분석보고서>(미래기술정보리서치, 비피제이기술거래)
더네이버, 외식업계, 푸드테크
EDITOR : 양혜연PHOTO : Shutter 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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