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쌍둥이 올슨 자매의 신화는 그들이 채 걸음마를 떼기 전부터 시작됐다. 생후 9개월 때 시트콤에 출연하며, 순식간에 할리우드 아역 배우의 반열에 올랐으니 말이다.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오가며 수많은 시리즈에 출연하고, 10개의 앨범을 내며 다방면에서 재능을 뽐내던 자매는 존재 자체가 이미 브랜드였다. 쌍둥이의 모습을 본뜬 인형이 날개 돋친 듯 팔렸고, 자신들의 스타일을 담은 패션 라인의 옷과 향수 역시 ‘완판’의 연속이었다. 10대의 우상으로 떠오른 자매는 어린 나이에 할리우드의 백만장자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그 인기와는 별개로 올슨 자매의 초창기 스타일은 전형적인 틴에이저 스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자매라면 으레 거치기 마련인 트윈 룩의 향연이 이어졌고, 각자 자신만의 스타일로 두각을 드러낸 것은 10대 시절의 끝자락쯤이었다.
애슐리와 메리 케이트 올슨의 외모는 놀라울 정도로 닮아 많은 이들이 일란성 쌍둥이로 알고 있지만, 이란성 쌍둥이인 둘은 자세히 들여다보면 키와 이목구비에서 소소하게 차이가 드러난다. 각자의 개성을 추구하기 시작한 청소년기부터 둘의 차이는 점차 확연해졌다.
애슐리는 화이트 셔츠와 스키니 진 등 베이식한 아이템을 즐겨 스타일링했고, 메리 케이트는 값비싼 아이템과 빈티지를 뒤섞은 자유로운 레이어드 룩을 선보이며 각자 스타일의 정체성을 점차적으로 구축했다.
일명 할리우드 패션 붐이 도래했던 2000년대 초, 160cm 조금 넘는 작은 키와 깡마른 몸매를 지닌 그녀들은 신체적인 단점을 보완하는 데 집착하지 않고 각자의 스타일을 과감히 펼치며 ‘키가 작은 여자’들의 패션 바이블로 추앙받는다.
이후 20대가 된 자매는 2006년 배우 활동을 접고 뉴욕을 터 삼아 브랜드 ‘더 로우(THE ROW)’를 정식 론칭하며 본격적으로 패션 필드에 발을 들여놓았다. 영국 새빌로에서 이름을 딴 더 로우는 이름에 걸맞은 완벽한 재단을 바탕으로 미니멀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옷과 액세서리를 선보였다. 아역 배우 출신의 디자이너에 대한 주변의 시선은 냉정했다. 하지만 그들은 보란 듯이 패션에 대한 노련한 식견과 어린 시절부터 길러온 감각을 바탕으로 더 로우를 빠르게 성장시켰다. 어느 때보다 진지했던 자매는 스타 이미지를 이용해 옷과 향수를 팔던 어린 시절과는 달리 묵묵하고 성실하게 브랜드를 육성해 나갔다. 옷으로 시작해 백 라인, 그리고 아이웨어까지 점차 규모를 확장하며 지금은 ‘올슨 자매’라는 수식어가 불필요한 더 로우 자체의 견고한 인지도를 손에 넣었다.이쯤 되면 이제 할리우드 스타가 아닌 뉴욕의 디자이너로서의 삶이 더 어울려 보이는 듯도 하다.

1 DIOR 모던하고 우아한 민소매 디자인의 트위드 드레스 660만원. 2 VALENTINO GARAVANI 스터드 장식을 더한 파일럿 선글라스 28만원. 3 DAMIANI 미모사꽃에서 영감을 받아 꽃봉오리를 다이아몬드로 정교하게 재현한 미모사 컬렉션 네크리스 가격 미정. 4 HERMES 골드 도금 버클 장식을 더한 카프스킨 소재 벨트 124만원.

5 BOTTEGA VENETA 직각으로 교차되는 인트레치아토 기법의 톱 핸들 백 560만원. 6 SAINT LAURENT by ANTHONY VACCARELLO 베이식한 디자인의 포플린 셔츠 89만5000원. 7 JIL SANDER by MATCHESFASHION 코튼과 리넨 혼방 소재의 비대칭 미디스커트 102만원대. 8 JW ANDERSON X YOOX 투박한 실루엣의 펠트 슈즈 45만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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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 김재경PHOTO : 더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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