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터를 연상시키는 견고한 메탈 소재의 블록 미노디에르 클러치 484만원.

소지품을 담아내는 가방의 일반적인 용도는 기대하지 말 것. 가방보다는 차라리 오브제에 가까운 이 ‘물건’은 보테가 베네타가 프리폴 컬렉션을 통해 새롭게 소개하는 블록 미노디에르 클러치다. 성인 남자의 손 한 뼘 크기, 가방으로는 생소한 아령에 맞먹는 무게감까지. 기능적인 스펙으로 따지자면 실격에 가까운 성적이다. 하지만 나쁜 남자에게 끌리듯 자꾸 눈길이 가는 까닭은 대니얼 리만이 부릴 수 있는 마법때문. 패기 좋게 확대한 인트레치아토 패턴의 뻣뻣함, 작은 키라면 엄두조차 낼 수 없는 자비 없는 길이의 프린지 클러치 등 대니얼 리의 손끝에서 탄생한 보테가 베네타 백은 언제나 상냥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자신만의 또렷한 비전 아래 하우스의 아카이브를 능수능란하게 가지고 놀 줄 아는 그는 새로운 단계로 진화한 독보적인 피스들을 쏟아내며 동시대 여성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 사치스러운 라이터를 닮은 정교한 골드빛 블록 미노디에르 클러치 역시 수많은 보테가 베네타 팬들의 마음을 녹일 준비를 단단히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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