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재난을 마주한 선택들

연극 <렁스>는 환경 문제와 재난 앞에 선 인간의 선택에 질문을 던진다. 과연 두 주인공은, 더 나아가 우리는 좋은 사람일까?

2020.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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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스웨덴의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는 UN 본부에서 열린 기후 행동 정상회의에서 전 세계 지도자들을 향해 통렬한 일갈을 날렸다. 그는 성장주의에 매몰되어 중요하고 또 시급한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간과하고 있다며, 기후 문제에 미온적인 각국의 지도자를 비판했다. 아직 정확히 밝혀진 건 아니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발원과 관련해서도 자연 파괴가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개발이라는 명분으로 야생 동물 서식지를 파괴하고, 식량화를 위해 가축을 밀집해 사육하고 도축하면서 각종 변종 바이러스가 등장했다는 주장이다. 자연재해가 빈발하고 바이러스가 창궐한 건, 인류가 생태계를 파괴한 결과라는 이야기다.


대학로 아트원시어터 2관에서 공연 중인 <렁스>는 지금 이 시기에 어울리는 연극이다. 연극은 2인극으로, 주인공은 지구 환경에 대한 박사 논문을 쓰는 여자와 음악가인 남자다. 두 사람은 환경 문제를 고민하고, 신념에 따라 가치 중심적 소비를 실천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는 둘의 대화로 알 수 있다. (인용문은 대화를 짧게 편집한 것이다.)


“우린 재활용을 해, 장바구니를 들고 다녀./ 양치할 때 물도 계속 틀어놓지 않아./ 우린 뉴스를 봐, 투표를 해. 시위도 나가./ 대형 프랜차이즈 말고 작은 카페에 가./ 우린 다큐를 봐. 괜찮은 내용의 책을 읽어. 고전도 읽고./ 우린 자전거를 타. 공정무역 제품을 사고./ 자선단체에 기부를 해./ 보노(Bono)의 아프리카 에이즈 퇴치를 위한 빨간색 신용카드를 갖고 있어.”


이처럼 서로 같은 방향성을 추구하지만, 연극은 두 사람이 삐걱대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아이를 갖자는 남자의 제안에 여자는 그것이 얼마나 지구 환경을 해치는 일인지 강변한다. 아이 한 명의 탄소발자국이 에펠탑 무게에 버금가는 1만 톤이라며, 여자는 남자의 제안을 거절한다. 그러나 둘은 곧 아이를 갖게 되고, 이후 연극의 또 다른 장이 펼쳐진다. 임신과 유산, 이로 인한 이별과 재회 등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렁스>는 영국 작가 던컨 맥밀란이 서른 즈음에 써 2011년 초연한 작품이다. 작품을 집필 중이던 때 유럽은 혹한과 폭설로 대혼란을 겪었다. 아이슬란드 화산이 폭발했고, 러시아에서는 폭염으로 수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아이티에선 대지진이 일어났고, 일본은 동일본대지진, 이어진 쓰나미,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초토화되었다. 작가는 이러한 재난 앞에 선 인간의 선택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그런데 이런 질문의 정답은 대개 정해져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인지 작가는 여기에 또 다른 질문을 더한다.


두 주인공은 환경을 고민하고, 가난한 이들을 위해 선행을 베풀고, 사회문제에 목소리를 낸다. 그러나 지구를 걱정하는 여자는 몸에 해로운 담배를 끊지 못하고, 양칫물을 아끼는 남자는 욕조 물을 아끼지 않는다. 또한 윤리적 소비를 추구하나 여자는 툭하면 육두문자를 쓰고, 남자는 다른 여성의 유혹에 흔들린다. 그렇다고 이들의 이율배반적 행동을 고발하는 작품은 아니다. 그들은 스스로에게, 그리고 관객에게 질문한다. “우리는 좋은 사람일까?” 이에 대한 남자의 대답이 곧 작가의 말인 듯하다. “이런 질문들이 우릴 더 좋은 사람으로 만들어줄 거야.”


두 배우는 영상이나 조명, 음향 등의 도움 없이 수십 년의 시간을 연기한다. 유일한 소품인 7켤레 신발은 인류의 발자국을 보여주는 듯하다. 연극 <렁스>는 7월 5일까지 공연된다. 

※ 이 글을 쓴 김일송은 공연 칼럼니스트이다.
Cooperation ㈜연극열전

 

 

렌트
푸치니 오페라 <라보엠>을 현대화한 뮤지컬로 마약중독, 에이즈, 동성애 등 파격적인 소재를 록, R&B, 탱고, 발라드, 가스펠 등 다양한 음악과 접목해 보여주는 오페레타 뮤지컬이다. 천재 작곡가 조너선 라슨의 자전적 이야기로 퓰리처상과 토니상 베스트 뮤지컬 상을 동시에 석권했다. 
일시 6월 13일~8월 23일
장소 디큐브아트센터
문의 02-577-1987

 

모차르트!
국내 유럽 뮤지컬 흥행 신화를 이끈 뮤지컬 <모차르트!>가 국내 초연 10주년을 기념해 공연을 갖는다. 모차르트의 천재로서의 운명과 자유로운 인간이고픈 열망의 끝없는 긴장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이번 공연에서는 이전 공연보다 더욱 완성도 높은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일시 6월 11일~8월 9일 
장소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문의 1544-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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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더네이버>편집부PHOTO : 더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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