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가구는 군더더기가 없다. 덴마크 디자인은 영국의 가구 전통과 바우하우스의 실용주의가 접목되어 탄생했기 때문이다. 피터 J. 라슨이 설립한 모듈 가구 브랜드 몬타나 역시 그렇다. 똑 떨어지는 사각 프레임은 간결하되, 그 어느 가구보다 공간을 장악하는 힘을 지녔다. 몬타나의 가구를 보고 마음 동하는 이들이 많아진 것을 보면 웅장하고 화려한 가구가 공간을 지배하던 시대는 지났음을 알 수 있다. 단순하고 실용적인 디자인이지만 강렬하고 클래식한 무드를 이끌어내는 데에서 가구의 멋을 느끼는 이들이 그만큼 많아진 까닭이다.

몬타나는 피터 J. 라슨이 1982년에 설립한 브랜드다. 그는 세계적인 가구 브랜드 프리츠한센의 최고경영자를 지냈고, 아르네 야콥슨, 베르너 팬톤 등 덴마크 디자인 거장들과 함께 일했다. 오랜 경험을 통해 얻은 그의 가구에 대한 지식과 감각, 시장을 분석하는 능력은 뛰어났다. 그는 앞으로 사람들에게 필요한 가구는 의자와 소파, 조명 같은 독립적인 마스터피스와 잘 어우러지면서 사용자의 공간과 취향에 맞춰 자유롭게 변형할 수 있는 모듈 수납 가구라 예측했고, 그 이야기는 정확히 들어맞았다. 그리고 몬타나는 30년이 넘도록 모듈 수납 가구를 중심으로 흔들림 없이 한 길을 우직하게 걸어왔다. 소소한 생활 소품을 비롯하여 오디오, TV에 걸쳐 다양한 물건을 아름답고, 계획적으로 수납할 수 있도록 크기와 비례를 고안해 디자인했다. 42개의 기본 사이즈 유닛과 각 유닛별 4가지 깊이, 49가지에 이르는 다양한 컬러로 구성된 몬타나 제품은 사용자의 마음대로 높이 쌓을 수도 있고, 옆으로 길게 연결하여 전체적인 형태와 크기를 달리할 수 있다.

‘좋은 디자인을 만들기 위해서는 정직과 존중이 필요하다’는 피터 J. 라슨의 말처럼 단순하기 이를 데 없는 사각형 박스에는 배려와 섬세함이 돋보인다. 몬타나가 명품 브랜드로 인정받는 까닭은 이것일지도 모른다. 배려, 섬세함. 패널의 슬롯과 부드럽고 매끈한 표면, 둥글게 굴린 모서리까지 사랑스럽다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 특히 모든 박스 테두리는 네 귀가 45도로 만나는 형태로 제작되었는데, 이 덕에 사각형의 모듈을 잇고 쌓아도 날카로워 보이거나 딱딱한 느낌이 들지 않고, 오히려 그 모습이 편안하다. 작은 디테일이 모여 큰 차이를 만든다는 기본적인 생각과 실행이 빚어낸 결과다.

“디자인의 목적은 삶을 편안하고 단순하게 만드는 데 있어요. 나아가 사람들에게 공간 디자인에 대한 자유를 보장한다면 디자인을 향유하는 즐거움 또한 제공할 수 있죠. 그것이 몬타나의 목표입니다.” 맞다. 라슨의 말처럼 디자인은 사람의 생활을 편리하게 만드는 데 일차적인 목적이 있다. 수납 모듈 가구들이 ‘조합’과 ‘다양성’을 통해 그 목적을 실현했다면, 그의 아들 요하킴 라슨이 몬타나에 합류하면서 데스크, 조명까지 영역을 넓혀 그 목표를 달성했다. 현대적이고 첨단의 제품이 넘쳐나는 요즘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제품을 선보이기 시작한 것. 높이 조절이 가능한 HA 데스크 시리즈, MP 카페 사이드 테이블, 노트북이나 태블릿을 올릴 수 있는 공간과 스피커에 조명까지 함께 구성된 HA2 스피커를 보면 그 변화와 발전을 바로 알아차릴 수 있다. 몬타나 하면 컬러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공간에 컬러를 활용하기란 생각보다 용기가 필요하다. 하나 몬타나의 카탈로그를 보면 원색, 파스텔 톤, 무채색 등 스칸디나비안 특유의 색감은 그 자체로 인테리어가 될 만큼 완성도가 높고, 절묘하고 우아한 색상의 조합은 감탄스럽다. 과감한 컬러임에도 어색함이 없는 이유는 이들이 컬러를 개발할 때 한 가지씩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시리즈로 컬러를 개발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컬러 매치를 두려워하는 이들도 한 시리즈의 컬러에서 몇 가지를 선택하면 새로운 무드의 공간을 탄생시킬 수 있는 것이다.

집에서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가구지만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 몬타나다. 거기에 사람들의 취향과 삶을 분석하는 능력,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과 실용성을 절묘하게 결합해내는 영민함, 사용자를 위한 배려와 존중이 있었기에 몬타나는 세계적인 브랜드가 될 수 있었다.

다양한 너비와 깊이를 지닌 몬타나의 수납 모듈은 기본형 유닛과 특화된 유닛으로 계속 개발되고 있어 목적과 사용자의 취향에 맞게 조합이 쉽고 이동도 자유롭다.

1, 2, 3 몬타나의 제품은 작은 침실, 주방, 다이닝룸 등 어떤 공간에도 쉽게 어우러지는 능력을 지녔다. 전문 컬러리스트와 컬러군을 개발하고 있는데, 컬러 자체만으로 인테리어 효과가 나타날 만큼 강렬하다. 4 요하킴 라슨이 디자인한 HA2 스피커는 데스크톱이나 태블릿, 물컵을 놓을 수 있으며, LED 조명을 설치할 수 있는 만능 테이블이다. 전자식으로 높낮이 조절도 가능하다. 5 몬타나 제품은 사무 공간에서도 그 빛을 발한다. 높이가 조절되는 책상과 다양한 크기의 수납 가구는 공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6 몬타나의 2015년 컬렉션 중 하나인 사운드 모듈. 전자 장비와 스피커 등을 수납하는 용도로 쓰인다. 덴마크 사운드 컴퍼니와 협력하여 제작한 이 제품은 사운드와 수납의 완벽한 조화를 이뤄냈다. 7 수납 박스에 도어와 바퀴를 달아 완성한 제품. 이동이 쉽고 가볍기 때문에 해가 바뀌면서 가구 레이아웃을 많이 바꿔야 하는 아이들의 방에 두면 좋을 듯하다. 8 극도의 미니멀함을 보여주는 몬타나의 거울. 수납 박스의 컬러와 사이즈를 맞춰 제작할 수 있다. 드레스룸이나 침실, 현관 입구 등 다양한 공간에 활용할 수 있다. 9 몬타나에서 선보인 VP 라운지 체어는 베르너 팬톤이 디자인했다. 육중하고 부피가 크다는 라운지 체어에 대한 편견을 깨고 콤팩트한 사이즈에 모던한 소재를 접목했다. 장인이 PVC 스트링을 스틸 프레임에 손으로 꼼꼼히 엮어 완성한 이 의자는 실내외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다. 10 몬타나의 모듈은 가장 베이식한 형태로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그 조합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