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이토록 예술적인 하와이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에 키 큰 야자수가 이따금 바람에 바스락거릴 뿐인 고요하고 평화로운 휴양지. 그것이 하와이 모습의 전부라고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하와이에 넘쳐나는 예술의 바람이 천혜의 땅에 거대한 파도를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2018.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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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파우! 와우! 하와이’의 공식 스폰서인 하와이안항공의 곤돌라에 탄 아티스트.  2, 3 거리를 수놓은 감각적인 벽화들.  ‘파우! 와우! 하와이’ 기간 중에 카카아코 거리 곳곳에서는 매력적인 설치 작업을 다수 만날 수 있다.

 

 

2018년 2월 10일. 하와이 호놀룰루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날씨 이야기가 아니다. 그날은 <파우! 와우! 하와이 (POW!WOW! Hawaii) 2018>의 열흘간의 대장정이 시작되는 첫날이었다. 하와이 지역 아티스트부터 전 세계에서 모인 아티스트 군단이 특유의 감성과 에너지를 장전한 채 거리로 나와 맘껏 펼치는 축제 ‘파우! 와우! 하와이’. 본래 ‘파우와우’는 아메리카 원주민 말로 ‘문화, 음악 및 예술을 기념하는 모임’이라는 의미인데, ‘POW!’는 예술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을, ‘WOW!’는 예술에 반응하는 사람들의 감탄사를 가리킨다. 홍콩에서 개최한 소규모 갤러리 쇼가 불씨가 되어 하와이, 대만, 일본, 미국, 이스라엘, 그리고 작년에는 마침내 한국까지. 세계의 거리 예술 신을 움직이게 된 파우! 와우!는 그라피티 벽화를 포함해 갤러리 쇼, 설치, 음악 등 다양한 장르를 포용하는 축제다. 
올해로 8회를 맞이하는 ‘파우! 와우! 하와이’의 오프닝 행사가 예정되어 있던 오후, 축제가 열리는 카카아코 지구에 팽팽한 긴장감이 감지됐다. 지역의 힙한 바, 카페, 갤러리, 레스토랑에는 일제히 ‘POW! WOW! Hawaii!’ 로고가 붙어 있었다. 거리 곳곳을 채운 벽화가 이곳이 축제의 현장임을 웅변했다. 작년에 그려진 벽화 앞에 선 행인들은 저마다 마지막 인증샷을 남기기에 바빴다. 이틀 뒤, 벽화 페인팅 이벤트가 시작되면 작년에 그려진 벽화의 흔적은 새로 입힌 페인트 너머로 자취를 감출 예정이므로. 즐길 준비로 분주한 모습의 행인들에게 이방인과 현지인의 경계 같은 건 없어 보였다. 덕분에 홀로 축제에 뛰어든 나도 덩달아 신났다. 다양한 민족과 문화가 공존하는 뜨거운 지역의 현장에서는 그 누구라도 관객이자 주인공이니까. 거리의 예술. 한때는 천대받은 그라피티가 위대한 낙서가 되고, 정체를 드러낼 수 없던 후미진 뒷골목의 예술가가 뛰어난 현대 미술가로 인정받는 시대. 누군가는 시대 정신을 간직하며 여전히 그라피티 라이터로 불리기를, 또 다른 누군가는 현대 미술 아티스트로 규정되기를 원하지만 그 어디에도 정답은 없다. 분명한 사실은 이 도시의 사람들이 거리의 예술가를 위해 기꺼이 자신이 소유한 건물 벽과 공간을 내어준다는 사실. 그리고 함께 즐길 준비가 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설치, 음악, 미술이 뒤섞여 매년 새로운 예술 신이 잉태되는 이곳이야말로 ‘거리 예술=그라피티’라는 공식에서 벗어나게 해준 장본인이 아닐까? 

 

5 식스코인이 한창 작업 중인 익살스러운 표정의 도깨비.  6 한복 입은 여자가 하와이 꽃을 머리에 곱게 단 벽화는 로얄독의 작품. ‘파우! 와우! 하와이’ 기간 중에 카카아코 거리 곳곳에서는 매력적인 설치 작업을 다수 만날 수 있다.  

 

“다양한 예술 장르 외에도 파우! 와우!는 스쿨 오브 뮤직, 스쿨 오브 아트처럼 교육적인 프로그램도 탄탄해요. 지역에서 활동하는 젊은 뮤지션이나 아티스트를 전문가와 연결하는 플랫폼도 제공하죠.” ‘파우! 와우! 하와이 2018’의 참가자이자 ‘파우! 와우! 코리아’ 1회의 기획자 중 하나인 아티스트 식스코인은 행사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숱한 거리 예술 축제 가운데서도 8년째 축제 본래의 정신을 잃지 않고 꾸준히 성장해온 파우! 와우!에 대한 존경의 시선도 감추지 않았다. “‘파우! 와우! 하와이’는 여러 거리 예술 축제 가운데 단연 독보적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라피티부터 조형물, 음악 등 다양한 예술이 공존하며 섞이는 행사이고, 누구나 인정하는 행사죠. 개인적으로 가장 참여하고 싶었던 행사이기도 하고요.” 이번 행사의 또 다른 한국 참가자인 로얄독 역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파우! 와우! 하와이’에 한국 아티스트가 참가하는 건 흔한 일이 아니다. 개성과 실력 모두 갖춰야 하고, 주최 측의 까다로운 기준도 충족해야 하기에 아무리 인지도 높은 아티스트라도 참가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익살스럽고 위트 있는 캐릭터 위주의 작업을 하는 식스코인은 도깨비가 행인을 놀라게 하는 임팩트 있는 그림을, 한복 입은 흑인 그림으로 큰 인기를 얻은 로얄독은 한복 입은 여자와 하와이의 꽃을 그리기로 했다. 물론 배당된 벽을 실제 눈으로 보고 건물주와 논의 끝에 시안이 바뀌는 경우는 허다하다. 그것 또한 이 작업의 매력이라고 그들은 덧붙였다. 
‘파우! 와우! 하와이’가 전 세계 아티스트에게 영광스러운 축제로 자리 잡은 데는 사실 재정적으로 뒷받침해준 스폰서의 공을 빼놓을 수 없다. 누군가는 단순히 눈앞의 이익을 좇아 뛰어들지 몰라도, 그중에는 마음 깊이 행사를 응원하고 예술의 부흥을 기원하는 열정 넘치는 기업도 있다. 하와이안 항공이 대표적인 예다. 올해로 5회째 ‘파우! 와우! 하와이’를 후원하는 하와이안 항공은 행사의 메인 스폰서로서 세계적인 수준의 아티스트를 호놀룰루로 불러모으는 데 소매를 걷어붙였다. 거기다 ‘로컬 컬러’라는 이름의 자그마한 아트 갤러리를 본사에 설치하고 파우! 와우!의 리드 디렉터 카미아 하다르에게 갤러리 운영을 맡겼다. 1년에 4번의 전시를 통해 지역의 신진 예술가에게 자신의 활동을 홍보할 수 있는 훌륭한 장을 제공하는 것. 하다르의 작품은 하와이안 항공 본사 로비와 램프 직원을 위한 휴게실에 전시된 벽화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파우! 와우!가 끝난 뒤에도, 축제에서 피어난 예술은 이렇게 도시에 아름다운 흔적을 남긴다. powwowhawaii.com

 

 

1 로비에서 만날 수 있는 카일리 천의 설치 작품 ‘훌라리 이 카라’.  2 인피니티 풀이 마련된 탁 트인 수영장.  3 아름다운 석양을 보며 식사할 수 있는 원 헌드레드 세일즈 레스토랑.  4, 5 호텔 객실에는 하와이의 낭만적인 바다 풍경이 담긴다. 

 

 

Artistic Night in Prince Waikiki 

와이키키와 알라모아나, 카카아코까지. 호놀룰루 관광의 요지인 이곳들을 차 없이도 쉽게 관광할 수 있는 호텔이 있으니, 바로 프린스 와이키키다. 와이키키 초입에 위치하고, 알라모아나 센터와 알라모아나 비치 파크까지는 도보로 단 5분 거리인 데다, ‘파우! 와우! 하와이’의 근거지인 카카아코까지도 도보 20분 내외로 닿을 수 있는 거리다. 거기다 와이키키의 일대 호텔 중 유일하게 563개에 이르는 전 객실이 오션 뷰다. 방 안에만 콕 박혀 있어도 시야에는 늘 하와이의 아름다운 바다가 담긴다는 얘기다. 프린스 와이키키는 작년 4월, 호텔을 전면 레노베이션하고 완전히 새로운 얼굴로 다시 태어났다. 
프린스 와이키키는 ‘파우! 와우! 하와이’에서 충전한 예술의 에너지를 그대로 간직하기에 적합한 공간이다. 그 사실은 로비에 들어서는 순간 실감하게 된다. 천장을 가득 수놓은 설치 미술 작품 ‘훌라리 이 카라(Hulali i ka là)’를 목도하는 순간이다. ‘햇빛에 반짝인다’는 의미를 지닌 작품은 하와이에서 명성이 높은 로컬 아티스트 카일리 천(Kaili Chun)이 기획하고 디자인한 작품인데, 800개 돛 모양의 동판 하나하나는 호텔 전 임직원과 가족, 협력사와 오래된 고객이 함께 망치질해 만든 공동의 창작품이라는 사실에 새삼 숙연해진다. 로비 외에도 호텔 곳곳에는 로컬 아티스트 솔로몬 에노스(Solomon Enos)의 대담한 색감이 돋보이는 추상화 작업이 배치되어 마치 갤러리처럼 호텔의 격을 높인다. 
프린스 와이키키에서 또 하나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바로 먹거리. 호텔의 시그너처 레스토랑 원 헌드레드 세일즈 레스토랑&바(100 Sails Restaurant & Bar)는 신선한 로컬 요리에 중점을 두고 다양한 요리를 선보이는데, 특히 저물녘 통창 너머 보이는 일몰 풍경이 빼어나게 아름답다. 운이 좋으면 근처에서 분출하는 파이어 워크까지 볼 수 있으니, 반드시 스케줄을 미리 체크할 것. 그 밖에 일본에서 2시간 이상 기다리지 않으면 먹지 못하는 미도리 스시가 해외 최초의 분점을 이 호텔 1층에 열었고, 하와이언 명물 커피 브랜드 호놀룰루 커피가 로비 옆에 마련되어 있다. 도무지 배가 불러 어쩔 줄을 모르겠다면, 요일마다 마련된 풍성한 클래스에 참여하는 것도 방법이다. 하와이 전통 춤 훌라부터 전통 의식, 차이니스 체조 등 다양한 강좌를 투숙객에게 무료로 제공한다. kr.hawaiiprincehote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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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 전희란PHOT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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