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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과 진실

가장 완벽한 날, 모든 것을 잃은 한 남자의 진실. <해피엔드>, <은교>의 정지우 감독은 새 영화의 장르를 이렇게 밝힌다. “<침묵>은 장르가 최민식이다”.

2017.11.10

많은 창작자가 끝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죽음과 실종, 이미 끝나버린 사건은 오히려 새로운 이야기를 만든다. <해피엔드>와 <은교>의 감독 정지우의 새로운 영화 <침묵>도 한 여자의 죽음이라는 끝에서 시작한다. 이야기의 시작부터 죽어버린 이 여자는 돈이라는 권력을 마음껏 누리며 살던 임태산(최민식 분)의 약혼녀인 가수 유나(이하늬 분)다. 그를 누가, 왜 죽였을까? 이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딸 미라(이수경 분)가 지목되자 임태산은 젊은 변호사 최희정(박신혜 분)과 함께 딸의 누명을 벗기기 위한 자신만의 수사를 시작한다. 수사 도중 유나의 팬 동명(류준열 분)이 사건의 유일한 증거를 갖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사건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침묵>은 미스터리 수사극의 외피를 쓰고 관계의 의미를 묻는 영화다. 가장 완벽하고 멋진 날, 세상 전부를 가졌다고 생각했던 남자가 모든 것을 잃었을 때, 그는 자신의 삶에서 어떤 의미를 발견하게 될까? 정지우 감독은 “우리는 보이는 것을 사실이라고 믿지만, 그것이 사실일 수는 있어도 진실은 아닐 수 있다”는 말로 <침묵>의 드라마를 요약한다. ‘누가 유나를 죽였나?’라는 질문이 변호사 희정과 검사 동성식(박해준 분)이 법정에서 밝히고자 하는 ‘사실’이라면, 그 질문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태산이 발견하는 것은 삶의 ‘진실’이다. 그리고 이 과정을 설득하는 것은 물론 최민식이라는 배우다. <침묵>은 <해피엔드> 이후 18년 만에 최민식과 정지우 감독이 만난 작품이라는 점에서 일찌감치 화제가 됐다. <침묵>은 한순간에 추락해버린 한 중년의 남자가 깨닫게 되는 삶의 진실에 대한 이야기이기에, 이 영화에서 태산을 연기하는 최민식의 존재는 절대적이다. 영화의 장르를 묻는 말에 대한 정지우 감독의 대답은, <침묵>이 어떤 영화인지를 가장 단순하게 알려준다. “<침묵>은 장르가 최민식이다.” 이 영화의 중심에 단단하게 뿌리를 내리고 선 최민식을 중심으로, <침묵>의 젊은 배우들 역시 전형성에 함몰되지 않은 새로운 캐릭터를 그린다. 현재 충무로에서 그 누구보다 바쁜 배우인 류준열은 이 영화의 미스터리를 푸는 열쇠다. <침묵>의 원작은 중국 영화 <침묵의 목격자>로, 이 목격자가 바로 류준열이 연기한 동명이다. <택시운전사>를 통해 천만 관객에게 자신의 연기를 선보인 류준열은 송강호에 이어 최민식과도 연기 호흡을 맞추게 됐다. 이견이 없는 최고의 배우와 연기 경험이 이 젊은 배우를 어떤 방식으로 성장시키는지를 보는 것 또한 <침묵>의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박신혜는 영화 <7번 방의 선물>과 드라마 <피노키오>에 이어 세 번째로 변호사 역을 맡았다. 그가 온 힘을 다해 변호하는 용의자, 태산의 딸 미라는 이수경이 연기한다. 이수경은 <특별시민>에 이어 두 번째로 최민식과 부녀로 만나게 됐다. 독립영화 <용순>을 통해 한국 영화의 새로운 세대, 새로운 얼굴을 보여준 이수경 또한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할 배우다. 마지막으로, <침묵>을 더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두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하나는 원작인 <침묵의 목격자>를 보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는 보지 않는 것이다. 이런 반전이 있는 영화의 경우, 절대 스포일러를 알아서는 안 된다는 법칙이 진리인 양 통용되지만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침묵의 목격자>는 잘 만들어진 법정 스릴러 영화이고, <침묵>은 좀 더 인물들 사이의 드라마가 강조된 작품이다. 반전을 알고 있다고 해도 두 영화 사이의 차이를 발견하며, 영화 속 캐릭터들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보는 재미 역시 색다를 수 있다. 물론 원작에 대한 정보를 완전히 차단하면, 영화 속 주인공들을 따라가는 재미가 있다. 어떤 방식으로 <침묵>을 즐기든, 그것은 관객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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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S Movie,무비,침묵,최민식,박신혜,류준열,한국 영화,영화 리뷰

CREDIT Editor 설미현 Photo 용필름 출처 THE NEIGHB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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