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TECH 사골같은 그란투리스모

마세라티가 2018년형 그란투리스모를 출시했다. 오래된 모델이긴 하지만 마세라티의 유일한 자연흡기 엔진을 품은 쿠페다

2018.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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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사골이다. 사골(四骨)은 짐승, 특히 소의 네 다리뼈를 가리킨다. 사골 끓이는 날이면 몇 날, 며칠을 사골 국물에 밥을 말아야만 했다. 사골 국물은 끝이 없었다. 그란투리스모는 사골 같은 차다. 모델 교체한 지 11년(카브리오는 8년)이나 됐지만 아직도 모델 교체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참 오래도 우려먹었다. 모델 교체를 하지 못한 마세라티는 경쟁 모델과의 격차를 줄여보고자 2018년형 모델에 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하는 8.4인치 터치스크린 인포테인먼트를 집어넣고 얼굴을 살짝 뜯어고쳤다. 하지만 2017년형과 다른 부분을 찾기가 그리 쉽지만은 않다.


변하지 않아도 반가운 것이 있다. 보닛 아래 엔진이다. 페라리가 만든 4.7리터 V8 자연흡기 엔진으로 F430에 들어갔던 것과 같다. 기블리, 르반떼, 콰트로포르테까지 그란투리스모를 제외한 모든 모델은 트윈터보 엔진을 얹었다. 그란투리스모만은 유일하게 자연흡기 엔진을 사용한다. 최고출력 460마력, 최대토크 53.0kg·m를 발휘하는 엔진은 7500rpm까지 회전하면서 과하다 싶을 정도로 힘을 쏟아낸다. 힘만큼이나 매력적인 건 으르렁대는 배기 사운드다. 스포트 모드에선 볼륨이 조금 커지고 파열음을 낸다. 굉장히 과격해 가슴 한쪽을 찢는 듯한 기분마저 든다. 머플러 플랩 조절 버튼은 따로 없다.


그란투리스모는 유압식 스티어링을 사용하는 몇 안 되는 모델이다. 유압식 스티어링은 조작감이 자연스럽고 걸림 없이 매끈하다. ZF가 만든 토크컨버터 방식의 6단 자동변속기는 동력을 부드럽게 전달하기 때문에 승차감이 편안하고 가속 충격도 적다. 하지만 인테리어는 주행 감각만큼 좋은 평가를 주긴 어렵다. 마세라티는 클래식으로 포장하고 싶겠지만 경쟁 모델에선 찾아볼 수 없는 인테리어는 투박함을 넘어 두 눈을 질끈 감게 한다. 운전자에 대한 배려도 부족하다. 도어를 잠글 때 사이드미러가 자동으로 접히지 않고 도어 창문도 원터치로 움직이지 않아 버튼을 누르고 있어야 한다. 2억원이 넘는 가격을 생각하면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란투리스모와 그란카브리오가 선택할 수 있는 트림은 두 가지, 스포트와 MC다. MC는 카본파이버로 만든 커다란 공기흡입구가 뚫린 보닛과 MC라고 빨갛게 양각 처리된 도어 실 플레이트를 적용했다. 시승한 스포트는 최고속도가 시속 299킬로미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킬로미터까지 가속하는 데 4.8초가 걸린다. 스포트보다 7킬로그램 가벼운 MC는 0→시속 100킬로미터 가속 시간이 0.1초 단축된 4.7초이며 최고속도도 시속 2킬로미터 더 빠른 시속 301킬로미터다. 그란투리스모 MC는 현재까지 생산된 마세라티 중 MC 12를 제외하고 가장 빠른 마세라티 모델이다. 


얼마 안 있어 그란투리스모는 훨씬 경쟁력 있고 정교한 새 모델로 교체될 가능성이 크다. 엔진은 더 강력한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이 올라가고 높은 기어 단수의 자동변속기가 맞물릴 거다. 준자율주행을 위한 전자식 파워스티어링은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지금 이 모델만이 주는 매력적인 감성까지 희석시키지 않고 잘 품을 수 있을까? 뚜껑은 열어봐야 알겠지만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MASERATI
GRANTURISMO SPORT

기본 가격 2억1900만원 시승차 가격 2억1900만원 레이아웃 앞 엔진, RWD, 4인승, 2도어 쿠페 엔진 V8 4.7ℓ DOHC, 460마력, 53.0kg·m 변속기 6단 자동 공차중량 1880kg 휠베이스 2942mm 길이×너비×높이 4910×1915×1355mm 복합연비 6.2km/ℓ CO₂ 배출량 275g/km

 

 

 

모터트렌드, 자동차, 마세라티

CREDIT

EDITOR : 김선관PHOTO : 김형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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