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TECH 세월과 함께 더 특별해진 가치

마세라티 그란카브리오는 자신만의 시간을 달린다

2018.04.11
페이스북 트위터 링크

#motortrendkr과 #neighbormag가 함께합니다
자동차, 궁금하지만 어렵나요? 자동차 매거진 1위의 <모터 트렌드>, 최고의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더 네이버>와 함께 보다 쉽고 재밌는 드라이빙을 즐겨보세요. 자동차 전문 기자의 깐깐한 견해에 럭셔리 매거진 여기자의 감수성 풍부한 설명을 더했습니다. 기술과 디자인, 남녀의 각기 다른 시선으로 펼쳐지는 이색 드라이빙이 매월 연재됩니다. 

 

 

시간을 초월한 디자인
마세라티 그란카브리오. 남자들의 로망이라는 말로 이 차를 포장하기엔 조금 이해되지 않는 면이 있다. 2억원을 훌쩍 넘는데 최첨단 기술과는 거리가 멀다. 준자율주행이라는 이름하에 온갖 편의사양을 뽐내기 바쁜 지금,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과 후방 카메라가 추가됐다는 다소 소박한 이야기를 풀어놓고 있으니 말이다. 독일차의 첨단 기술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조금은 당혹스럽다. 지붕을 열고 초록빛 봄바람과 햇살을 맞으며 달리고 싶다는 욕망은 부인할 수 없다. 장거리 여행에도 편안한 스포츠카. 이 럭셔리한 4인승 스포츠 컨버터블은 마세라티 최초의 그랜드 투어링카인 마세라티 A6 1500(1947년)에서 출발한다. 대담하고 우아한 디자인, V8 자연흡기 엔진의 폭발적 성능 등 독보적인 개성을 뽐내는 이 차는 이제 마세라티를 상징하는 스포츠카로 자리를 잡았다. 이번 그란카브리오는 페이스리프트 모델로 기존 모델과 큰 차이가 없다. 변화의 이유 따윈 존재하지 않는다는 듯 시간을 초월한 디자인으로 다시금 우리 앞에 선 것이다. 작은 변화를 꼽자면 인상 정도가 있겠다. 돌출된 타원형 그릴이 커다란 상어 코 모양의 육각형 그릴로 대체돼 이전보다 날렵해 보인다. 새로운 앞 범퍼와 그 아래 붙인 스플리터는 공기 흐름 분포를 개선한다. 


실내 역시 한결 깔끔하다. 천연 가죽과 정교한 스티치로 단장한 대시보드와 버튼 수를 줄인 센터콘솔 덕분이다. 물론 고해상도 8.4인치 터치스크린으로 구동되는 새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가장 눈에 띈다. 시트는 이탈리아 폴트로나 프라우의 최고급 가죽(마세라티와 페라리 두 회사에만 독점 공급되고 있다)으로 씌운다. 마사지 기능은 물론 없다. 이 정도 가격이라면 있을 법한 거 아니냐고? 그란카브리오는 스포츠카다. 첨단 스마트키 대신 뭉툭한 열쇠를 고수하고 지붕의 개폐 속도 따위에도 신경 쓰지 않는 차. 본질에 충실한 마세라티다운 철학으로 점철된 차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그란카브리오에 열광하는 사람들이 있는 걸 거다. 경쟁자인 벤틀리 컨티넨탈 GT가 영국식 격식을 내세운다면 그란카브리오는 이탈리아 특유의 세련된 섹시함을 무기로 한다. 더욱이 이 차는 피닌파리나가 마지막으로 손댄 마세라티다. 단종되면 희소성이 높아질 거라는 이야기다. 경쟁보다는 여유를 즐기며, 우렁찬 배기음으로 봄을 재촉해본다. 설미현(<The Neighbor> 피처 디렉터)

 

“독일차의 첨단 기술에 길들여졌다면 약간 당혹스러울 수도 있다. 이 차는 변화보다는 클래식함에 더 집중했다. 마세라티 그란카브리오. 피닌파리나 디자인을 즐길 수 있는 마지막 차라서 더 특별하다.”

 

 

마지막 고회전 V8 컨버터블
그란카브리오가 마이너 체인지를 거쳤다. 앞뒤 범퍼를 다듬고 신형 인포테인먼트를 넣은 작은 변화다. “아니, 출시 예정이라던 알피에리는 어쩌고?” 누군가는 마세라티의 이번 결정을 두고 이렇게 말할 수도 있다. 세대교체를 미루고 파워트레인도 그대로인 부분변경을 또 시행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모두가 그렇게 생각할까? 마세라티, 나아가 이탈리아 스포츠카 마니아라면 이번 그란카브리오를 두 팔 벌려 환영할지도 모른다. 바로 엔진 때문이다. 그란카브리오는 이전과 같은 4.7리터 V8 엔진을 얹는다. 그렇다. 페라리의 그 마지막 자연흡기 엔진인 F136(Y)이다. 비록 회전 한계가 7500rpm인 데다 습식 윤활 방식을 쓰고 있지만 매끈한 회전 질감과 선형적인 반응, 그리고 두개골을 흔드는 하이톤 사운드가 그대로다. 페라리 F430과 458을 특별하게 만들었던 바로 그것들 말이다. 긴 코너에서 출력과 사운드, 그리고 차체 뒤쪽 움직임의 미묘한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가속페달을 조작할 때의 희열은 최신 터보 스포츠카에선 좀처럼 느낄 수 없다. 게다가 그란카브리오는 루프를 활짝 열 수 있는 컨버터블이다. 연료가 끊기는 순간까지 변하는 음색을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다. 가벼운 소프트 톱이라 루프 개방 여부에 따른 무게중심 변화도 거의 없다. 


최고출력은 460마력이다. 배기량 1리터당 약 100마력을 내는 정밀도를 자랑하지만 최신 터보 엔진의 스펙에는 못 미친다. 하지만 이 차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아마 이런 건 신경도 쓰지 않을 거다. 마세라티는 1914년 경주차 제작업체로 출발해 모터스포츠에서 우승컵을 수백 차례 들어 올린 회사다. 예나 지금이나 자동차 경주는 귀족의 스포츠. 당연히 마세라티 양산차도 그들 취향이다. 그란카브리오에는 마세라티의 이런 특성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빠른 속도보단 속도를 높이는 과정이 특별한 차라는 이야기다. 반응이 더딘 6단 자동변속기나 제동력 증가가 고르지 않은 브레이크 역시 같은 이유로 큰 흠이 되지 않는다. 이제 V8 자연흡기 엔진은 멸종 위기종이다. 페라리마저 터보 엔진에 몰두하고 있는 지금, 마세라티 그란카브리오는 어쩌면 지구상의 마지막 고회전 V8 자연흡기 엔진을 얹은 컨버터블이 될지도 모른다. 깡패 같은 메르세데스 AMG GT나 지나치게 얌전만 떠는 포르쉐 911이 싫다면 마세라티로 눈을 돌려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했다. 한번 경험해보면 녹색 조명의 계기판과 공조장치마저 클래식한 매킨토시 앰프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류민

 

“페라리의 마지막 V8 자연흡기 엔진은 배기량 1리터당 약 100마력을 내는 정밀도와 매끈한 회전 질감, 그리고 선형적인 반응과 두개골을 때리는 하이톤 사운드를 자랑한다. 앞으로 이런 엔진을 얹은 차를 또 만날 수 있을까?” 

 

 

 

 

모터트렌드, 자동차, 마세라티

CREDIT

EDITOR : 류민PHOTO : <MotorTrend>Photo

아이매거진코리아닷컴, 더네이버, 동방유행 ©imagazinekorea.com, ©theneighbor.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