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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병은 죽지 않는다

외모를 살짝 바꾸기는 했지만 여전히 내세울 건 연비밖에 없다

2017.10.19

 

스펙 지상주의. 요즘 포털에 오른 시승기 댓글을 보면 이 말이 떠오른다. 특히 성능 제원과 관련한 ‘댓글러’의 평가는 냉엄하다. 피도 눈물도 없다. 라이벌보다 여러 항목에서 뒤지면, 해당 차종은 저만의 개성과 특징을 외면당한 채 쓰레기로 전락한다. 최근 뉴 페이스가 여럿 등장하면서 소형 SUV 시장이 후끈 달아올랐다. 스펙 싸움도 한층 적나라해졌다. 스펙만 놓고 보면 타보지 않아도 어느 정도 우열을 짐작할 수 있는 저울질. QM3는 코나, 스토닉, 티볼리보다 배기량과 최고출력, 최대토크 등 제원의 주요 항목에서 열세다. 미묘한 차이지만 덩치 역시 넷 중 가장 아담하다. 공차중량(1300킬로그램)이 스토닉(1270킬로그램)에 이어 두 번째로 가볍고 휠베이스가 제일 길다는 점에서 위안을 삼는다. QM3는 후발주자가 진영을 갖출 시점에 맞춰 부분변경으로 상품성을 높였다. QM3는 르노 캡처와 엠블럼 빼고 오장육부를 나눈 쌍둥이다. 2013년 11월, 국내에서 약을 받기 시작했다. 이렇게 따져보니 오늘 모인 넷 중에 나이도 제일 많다. 르노삼성은 르노 캡처가 유럽 B 세그먼트 SUV 가운데 3년 연속(2014~2016년) 베스트셀러라는 사실을 거듭 강조한다. 지난해 기준, 캡처의 꽁무니를 푸조 2008, 오펠 모카, 다치아 더스터, 피아트 500X가 순서대로 쫓고 있다. 아직 코나와 스토닉은 유럽에 투입하지 않은 상황. 국내 라이벌 가운덴 쌍용 티볼리가 유일하게 18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런데 국내 소형 SUV 시장의 판세는 유럽과 전혀 다르다. ‘나의 첫 SUV’란 기막힌 타이틀을 앞세운 티볼리가 시장을 쥐고 흔들며 단꿈 같은 2년 반을 보냈다. 마이너 브랜드의 반란이었다. 그러나 막강한 화력을 지닌 현대차 그룹이 뛰어들면서 먹구름이 끼었다. 쌍용은 현대·기아차의 공세에 맞서기 위해 티볼리의 안팎을 손질했다. 처연한 몸부림이었다. 
현대·기아차는 코나와 스토닉의 역할을 슬기롭게 나눴다. 그룹 차원의 혜택을 듬뿍 받은 코나는 데뷔 두 달 만에 1등을 꿰찼다. 그럼에도 티볼리 판매가 크게 떨어지지 않은 점을 눈여겨볼 만하다. 그만큼 이미 단단한 팬덤을 형성했다는 반증이니까. 스토닉은 이 시장의 진입장벽을 낮출 특명을 받았다. 다치아 더스터를 연상시키는 담백한 구성이 매력이다. 일정을 맞추지 못해 빠진 쉐보레 트랙스를 제외하면 몸매와 비율이 가장 SUV답다. 디자인은 르노삼성이 국내에 QM3를 처음 선보일 때부터 강조한 매력 포인트. ‘뉴’로 거듭나며 앞뒤를 집중 성형했다. 핵심은 LED다. 동급 최초로 물결치듯 불 밝히는 방향지시등, 안개등 주위엔 주행등을 심었다. 앞뒤 범퍼 밑단엔 긁힘 방지 패널, 머플러 주위엔 크롬 가니시(RE 시그너처 트림)를 씌워 강인한 느낌을 부각했다. 라디에이터 그릴도 패턴을 바꿨다. 천장엔 동급 최초로 파노라마 글라스 루프를 덮고, 오렌지와 블랙을 차체 컬러로 더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전반적으로 뉴 QM3의 겉모습은 기존 틀을 유지하되 좀 더 화려해졌다. 소형 SUV를 고르는 기준이 디자인이라면, 뉴 QM3는 어떤 맞수와도 붙어볼 만하다. 실내 디자인 역시 겉모습의 분위기를 이어 귀엽고 앙증맞다. 소소한 개선도 뒤따랐다. 가령 컵 홀더 지름을 키우고, 캡처엔 없는 운전석 암레스트를 기본으로 달았다. 서랍식 글러브 박스와 6:4 폴딩은 물론 트렁크에서 간단히 밀고 당길 수 있는 뒷좌석은 QM3만의 매력이다. 뉴 QM3의 직렬 4기통 1.5리터 디젤은 최고출력 90마력, 최대토크 22.4㎏·m로 이전과 같다. 유로6에 맞추기 위해 질소산화물을 필터로 거른 뒤 연료를 뿜어 태우는 LNT 기술을 접목했다. 여기에 독일 게트락제 듀얼클러치 6단 자동변속기를 물려 앞바퀴를 굴린다. 뉴 QM3의 주행감각은 외모를 쏙 빼닮았다. 곱디고운 자태처럼 운전감각도 둥글다. 부분변경 이전보다 움직임이 한층 부드럽다. 스티어링휠이든 가감속 페달이든 조작과 반응 사이엔 적당한 시간차가 존재한다. 타이어는 노면을 움켜쥐기보다 끊임없이 타협을 시도한다. 따라서 격한 조작을 자연스레 삼가게 된다. 뉴 QM3는 불특정 다수가 선호하는 부드럽고 느긋한 운전과 환상의 궁합을 뽐낸다. 그런데 한 가지만큼은 궁극을 논할 만했다. 바로 동급 최고의 연비(리터당 17.7킬로미터)다. 공인기록과 실주행 모두 흔들림 없이 우월했다. 이날 모인 넷은 장단점이 뚜렷했다. 코나는 스펙이 우월하되 디자인 호불호가 나뉘었다. 스토닉은 외모가 담백하되 SUV로서의 정체성이 모호했다. 티볼리는 실제 본질보다 포장이 돋보였다. 뉴 QM3는 재미나 자극은 아쉽지만 예쁜 디자인과 빼어난 연비로 관심을 끌었다. 실제 구매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뉴 QM3의 가능성과 경쟁력도 여기에 있다. 글_김기범(<로드테스트> 편집장)

 

TESTER’S COMMENT

나윤석 이제야 가격에 걸맞은 품질로 제대로 가고 있다는 기분. 하지만 승차감 때문에 서서히 잊혀가는 원래의 생동감이 그립다.
류청희 처음 나왔을 때의 매력이 뛰어난 연비와 감칠맛 나는 핸들링이었다면, 이제는 연비 말고는 내세울 게 없다.
이진우 내세울 수 있는 거라곤 연비라지만 그동안 연비를 내세웠어도 판매량은 저조했다. 어쩌면 좋단 말인가. 

 

 

 

 

 

 

모터트렌드, 소형 SUV, 르노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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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S 르노삼성,RENAULT SAMSUNG,NEW QM3

CREDIT Editor 김기범 Photo 르노삼성 출처 MOTOR TR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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