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라면 으레 벤츠와 BMW, 아우디와 렉서스 등을 생각했다. 그런데 선택한 것이 포드라니 지금도 조금 의아하다. 생각하지도 못한 브랜드였고 잘 들어보지도 못했다. 그나마 알고 있던 포드 차는 익스플로러뿐이었다. 당연히 쿠가라는 차가 있는지도 몰랐다. 차에 대한 정보를 찾으려고 인터넷을 열심히 돌아다녔지만 쿠가를 구입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거의 찾을 수 없었다. 그나마 있는 것이 자동차 전문기자들의 시승기여서 실생활과는 큰 연관성이 없었다. 하지만 나의 예산과 환경 등을 고려해 4000만원으로 수입 디젤 SUV를 찾다 보면 선택은 정해져 있었다.

쿠가와 경쟁을 펼치던 라이벌은 푸조 3008이었다. 3008의 멋진 인테리어를 보고 있자니 쿠가의 인테리어는 뭔가 밋밋했다. 특히 시대를 역행하는 기어 노브는 겨우 마음먹은 구매 의욕을 확 꺾었다. 하지만 전에 타던 차의 출력이 낮아 스트레스를 받았던 터라 130마력을 발휘하는 1.6리터 엔진을 가진 3008과 180마력을 내는 2.0리터 엔진을 가진 쿠가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결국 아무리 고민해도 엔진 출력에서 오는 차이를 그냥 넘어갈 수가 없었다. 

쿠가의 트림은 하위 트림인 트렌드와 상위 트림인 티타늄 두 가지다. 몇 가지 유용한 기능 때문에 약 500만원 차이가 난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전동식 테일게이트, 18인치 휠 등이다. 300만원 정도의 차이면 고민 없이 티타늄을 골랐을 것 같은데 500만원은 꽤 크게 다가왔다. 그래서 트렌드를 선택했다. 트렌드를 타다 보니 전동식 테일게이트가 무척 아쉽다. 애프터 마켓에서 부품을 가져와 튜닝이라도 하고 싶다. 아 참, 조수석이 전동식 시트가 아닌 점도 아쉽다. 이것은 티타늄 트림에도 없다. 

지금까지 1300킬로미터 정도를 운행했다. 잘 달리고 잘 선다. 급한 경사에서도 힘이 부족하지 않다. 그런데 특이한 점이 있다. 언덕에서 출발할 때 엔진회전수가 이상할 정도로 올라가는데 언덕에 올라 평지를 달려도 엔진회전수가 떨어지지 않고 그대로다. 변속해서 평소대로 돌아와야 하는데…. 여전히 언덕을 올라가고 있다고 여기는 걸까? 

트렁크에 골프 가방을 똑바로 눕혀 넣지 못한다. 기울여 세우든 뒷시트를 접든 해야 한다. 요철을 넘을 때면 덜컹거리는 게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다.

앞으로 길게는 10년을 타야 하는 차이니만큼 신중하게 선택해야 했는데 너무 급하게 산 것은 아닌지 후회가 들기도 했다. 하지만 타면서 어느 정도 만족하고 있다. 앞으로 주행거리를 늘리며 쿠가를 더 느껴봐야겠다.
박성우(회사원)

FORD KUGA

가격 3990만원 레이아웃 앞 엔진, AWD, 5인승, 5도어 왜건 엔진 4기통 2.0ℓ DOHC, 180마력, 40.8kg·m 변속기 6단 자동 무게 1850kg 휠베이스 2690mm 길이×너비×높이 4525×1840×1690mm 연비(복합) 12.4km/ℓ CO₂ 배출량 154g/km

구입 시기 2017년 6월 총 주행거리 1555km 평균연비 12.3km/ℓ 월 주행거리 1555km 문제 발생 없음 점검항목 없음 한 달 유지비 17만원(유류비)

모터트렌드, 포드, 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