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C4 칵투스가 국내에 출시됐다. 안 그래도 독특한 디자인인데 튀는 색까지 입혀 한번 본 사람들은 그 생김새를 잊지 못했다. 하지만 제아무리 강렬한 모습이라도 시간이 지나면 존재감도 흐려지는 법.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점차 사라지기 전 시트로엥은 C4 칵투스의 새로운 에디션을 출시했다. 딱 1년 만이다. 보통 이런 에디션들이 나오면 더 튀는 무언가로 사람들의 눈에 다시 들길 바라는데 새로운 에디션은 반대의 길을 선택했다. 더 튀는 게 아니라 차분해지기로 했다. 

C4 칵투스의 새로운 에디션 이름은 원톤 에디션이다. 한 가지 색을 사용했음을 이름에서 충분히 유추할 수 있다. 아니나 다를까, ‘원 톤(One tone)’의 의미를 그대로 살려 에어범프와 휠, 사이드미러와 루프에 달린 바까지 모두 한 가지 색으로 통일했다. 원래 C4 칵투스는 10가지 외관 색과 에어범프의 검은색으로 두 가지 색이 조합됐다. 한 가지 색을 쓰던 외관을 두 가지 색으로 치장한 건 봤어도 그 반대의 경우는 흔치 않은 일이다. 원톤 에디션에서 선택할 수 있는 차 색상은 오직 3가지, 펄 화이트와 오닉스 블랙, 플래티넘 그레이다. 

C4 칵투스의 튀는 모습에 마음을 빼앗긴 사람도 있겠지만 과하다 여기는 사람도 있다. 많은 요인이 있겠지만 중고차 가격을 무시할 수 없다. 국내 소비자들은 차를 구매할 때 중고로 팔 생각을 배제할 수 없기에 웬만하면 무난한 색을 선택하는 심리가 있다. 동일한 모델인데도 색에 따라 가격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물론 튀는 색이면 평균 시세보다 가격이 떨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무채색을 입은 원톤 에디션은 C4 칵투스와 거리를 두었던 소비자에게 더 부담 없이 다가갈 수 있다. 

겉의 색만 빼고 속은 변한 게 하나도 없다. 최고출력 99마력, 최대토크 25.9kg·m를 발휘하는 엔진에 푸조의 MCP와 동일한 ETG 변속기가 짝을 맞춘다. 물론 변속 느낌도 그대로다. 뭉툭한 D컷 스티어링휠이며, 네모난 디스플레이로 된 계기반이며 달라진 게 없다. 칵투스 만의 개성이라고 할 수 있는 위로 열리는 글러브박스와 소파를 연상시키는 시트도 동일하다. 

괜찮은 상품성에 차분한 색까지 입힌 C4 칵투스 원톤 에디션에 이상하리만큼 마음이 간다. 바뀐 거라곤 색 하나뿐인데 분위기가 싹 달라졌다. 개성 있던 모습이 고급스럽게 탈바꿈했다. 좀 더 고급스러운 모습을 원한다면 C필러 위의 ‘ONE TONE’ 스티커는 떼는 게 낫다.  

CITROËN
C4 CACTUS ONETONE EDITION
기본 가격/시승차 가격 2790만원/2790만원 레이아웃 앞 엔진, FWD, 5인승, 5도어 왜건 엔진 4기통 1.6ℓ SOHC 터보 디젤, 99마력, 25.9kg·m 변속기 오토클러치 6단 수동 공차중량 1240kg 휠베이스 2595mm 길이×너비×높이 4160×1730×1530mm 복합연비 17.5km/ℓ CO₂ 배출량 106g/km

모터트렌드, 칵투스, 시트로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