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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sh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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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데님

데님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무궁무진한 이유에 대하여.

2017.08.28

1 불멸의 청춘 아이콘 제임스 딘. 빈티지한 느낌의 데님 재킷을 입은 클로에 세비니.  3 남성적인 매력으로 사랑받았던 스티브 매퀸의 데님 스타일.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청바지가 민주주의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세대와 인종, 재산의 규모 등을 뛰어넘어 누구나 쉽게 입을 수 있는 아이템이니, 민주주의의 상징이라 부를 만하다. 1800년대 리바이 스트라우스가 작업복 소재로 사용한 이래, 색감, 길이, 워싱의 정도, 마감 처리 등 다양한 요소의 변주를 통해 끊임없이 진화해온 데님은 탄생부터 지금까지(그리고 앞으로도)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아왔다. 트렌드를 소개한다는 명분으로 매 시즌 다양하게 변주된 데님 스타일을 소개하지만 데님은 사시사철 함께할 수 있는 클래식 중 클래식이라 할 수 있다. 누군가에게 데님은 섹시함의 상징으로, 누군가에게는 유년의 추억을 회상하게 해주는 매개로, 또 누군가에게는 고된 노동을 함께하는 작업복으로 다가간다. 이번 시즌 데님 소재는 패션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설까? 

 

 

영원한 스타일 아이콘 케이트 모스와 제인 버킨의 데님 리얼 웨이. 디젤의 감각적인 광고 비주얼. 

 

이번 시즌 데님을 소재로 펼친 패션 지형은 가히 혁명적이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소위 ‘청청 패션’이라 불리며 한동안 촌스러움의 대명사처럼 여겨지던 이 스타일이 이번 시즌에는 동시대 가장 쿨하고 시크한 스타일로 떠올랐다. 작업복을 연상시키는 듯 편안한 실루엣과 부드러운 색감의 디올, 브랜드 고유의 생지 데님으로 무장한 A.P.C, 정돈되지 않은 마감 처리로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 마르케스 알메이다 등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청청 패션’을 풀어냈다. 시대에 뒤떨어진 복학생 패션이라 불린 이 스타일이 디자이너들의 손끝에서 더없이 우아하고 신선하게 완성된 것이다. 이번 시즌 이 스타일을 가장 모던하게 풀어낸 브랜드는 단연 캘빈 클라인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라프 시몬스의 캘빈 클라인! 여성의 모던함을 가장 미학적으로 풀어내는 이 천재 디자이너는 버튼을 목까지 잠근 셔츠와 헐렁한 데님 팬츠를 매치한, 본 적 없는 룩을 선보였다. 라프 시몬스는 여성의 가느다란 다리 라인을 드러내는 스키니 진이나 다리가 길어 보이는 벨보텀 실루엣이 아닌, 무심하게 툭 떨어지는 일자형 데님 팬츠를 선택했다. 유년 시절 이후로 잘 입지 않았던, 트렌드와는 억만 년쯤 떨어진 듯한 실루엣의 청바지가 이토록 쿨하게 느껴질 수 있었던 까닭은 아주 사소하지만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스타일링(데님 셔츠 안으로 터틀넥 톱을 매치했다)이나, 굳이 보디라인을 드러내거나 몸의 비율을 고려하지 않아도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다는 당당한 애티튜드 때문이 아닐까? 그는 우리에게 스타일의 감도를 좌우하는 것은 어떤 아이템을, 어떻게 매치했느냐가 아닌 ‘애티튜드’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주었다. 

 

 

알렉산더 왕이 론칭한 데님 컬렉션의 광고 비주얼. 

 

수십 년간 감각적인 스타일로 회자되는 셀레브리티들이 가장 즐겨 입은 아이템 역시 데님이다. 팝의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 청춘의 대명사 제임스 딘과 스티브 매퀸, 영원한 패션 아이콘 샤를로트 갱스부르와 제인 버킨 등은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닳고 닳은 데님 팬츠를 즐겨 입었다. 모델처럼 드라마틱한 몸매의 소유자가 아니었음에도 그들의 패션이 끊임없이 회자되는 이유 중 하나는 타인의 시선에 휘둘리지 않고 스스로가 원하는 옷을 입었을 때 풍기는 편안함과 당당함이었을 터. 제아무리 값비싼 아이템이라도 내 것이 아닌 듯한 이질적인 디자인은 보는 이로 하여금 불편함을 지울 수 없게 만든다. 함께 보낸 시간이 길수록 입는 이에게 자연스레 체화되는 것은 데님이 지닌 거부할 수 없는 매력 중 하나다. 소재의 특성상 세탁을 자주 하지 않더라도 깨끗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어(15개월 동안 세탁하지 않은 데님과 만든 지 13일 된 데님의 박테리아 수가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데님은 자연스레 착용자의 체취가 배고, 몸에 편안하게 감긴다. 
코끝을 스치는 바람에서 찬 기운이 느껴지기 시작하는 요즘, 데님 팬츠와 셔츠, 재킷을 눈에 잘 띄는 곳으로 꺼내놓았다. 이 시대 최고의 디자이너들이 제안한 것처럼 머리부터 발끝까지 푸른색으로 물들일지, 하나의 아이템으로 스타일에 힘을 실을지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그 어떤 스타일을 연출하건 어색하지 않고, 더없이 편안하며, 충분히 시크할 수 있으니 굳이 스타일링을 고민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오버올을 입고 유치원에 다녀오던 유년 시절부터 하루의 반나절 이상을 원고와 씨름하고 있는 30대 중반의 지금까지 매년, 매 시즌을 늘 함께해온 데님이 올가을, 나에게 어떤 추억을 남겨줄지 기대된다.   

 

 

더네이버, 데님, 빈티지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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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S 데님,데님 패션,빈티지 패션

CREDIT Editor 신경미 Photo PR 출처 THE NEIGHB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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