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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초페라리

엔초 페라리가 한 번도 시도해보지 않은 새로운 모델

2017.07.25

대부분의 사람은 페라리를 보면 즉각적으로 주체할 수 없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반대로 왜건을 보고 그런 감정을 표출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런데 페라리 GTC4루쏘가 등장하면서 그런 경계선이 완전히 무너졌다.


나는 이질적인 시도에 환장하는 사람이다. 슈팅브레이크, 그러니까 2도어 왜건을 아주 혁신적이면서도 최고의 아름다움을 지닌 차로 생각한다. 그러니 페라리 FF를 처음 봤을 때 내가 얼마나 놀랐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FF를 처음 몰았을 때는 정말 오줌을 지릴 정도로 감동했다. 이 차를 보고 왜건이라고 얕보는 사람은 전혀 없을 테니까. 6년의 세월이 흘러 FF의 자리는 또 다른 2도어 왜건 GTC4루쏘가 대신하게 됐고 나는 또다시 황홀경에 빠져들었다.


사실 GTC4루쏘는 완전히 새로운 차는 아니다. FF의 개량형 모델이다. 단지 개선돼서가 아니라 이전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기 때문에 더 놀랍고 흥분되는 차다. 페라리는 아직 SUV를 출시한 적이 없는데, 람보르기니며 롤스로이스 같은 고급 브랜드들은 이미 화려하고 이국적인 모습의 SUV로 새로운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알파로메오와 마세라티, 재규어, 포르쉐, 벤틀리도 마찬가지다. 각 브랜드의 순수 마니아들은 별반 달가워하지 않겠지만, 이런 새로운 전략은 지금까지는 성공을 거두고 있다. 따라서 그동안 고급 세단이나 스포츠카만 생산해온 브랜드들은 아이덴티티만 담고 있으면 이제 온갖 종류의 모델을 다 만들어 판매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 것이다.


이름과 브랜드를 가장 중요한 홍보 수단으로 내세워온 페라리는 자신이 지켜야 하는 선이 어디까지인지 정확히 알고 있다. 페라리는 창업자인 엔초 페라리의 유지를 받들어 지금까지 오직 레이싱카와 슈퍼카, 스포츠카 그리고 GT카만 생산했다. 이 중 GTC4루쏘는 GT에 속한다. SUV의 장점인 넉넉한 트렁크와 네바퀴굴림 시스템을 넣었지만 뛰어난 핸들링으로 페라리 고유의 이상과 이념을 지켜나가는 모델이다. 


이제 페라리 GTC4루쏘에 대해 본격적으로 알아보자. 우선 이 차는 비싸다. 기본 가격이 30만5000달러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크다.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보다 휠베이스가 43밀리미터나 길다. 너비는 겨우 손가락 굵기만큼 좁을 뿐이다. 정말 거대한 페라리다.

 

넉넉한 실내 공간 이 차는 무늬만 4인승이 아니다. 180센티미터의 성인이 않는 데 불편이 없다. 

 

엔진은 65도 뱅크각을 지닌 6.3리터 V12가 앞바퀴 축 뒤에 자리한다. 이 엔진은 13.5:1이라는 위협적인 비율로 공기와 연료를 뒤섞어 연소실로 직접 분사한다. 최고출력(690마력)이 최고 회전수(8250rpm)에 근접한 8000rpm에서 나오는 극단적인 엔진으로, 최대토크(71.2kg·m)도 자연흡기 엔진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로 높다. 


에어댐에 엔진으로 공기를 보내는 두 개의 구멍이 있다. 페라리는 이 구멍에서 빨아들인 공기를 12개의 실린더로 보내는 통로의 길이를 모두 같게 했다. 실린더마다 달라지는 공기량으로 인해 손실되는 출력을 막기 위해서다. 엔진이 공기를 흡입하고 내보내는 과정의 소리가 엄청나게 커 차가 가까이 다가오면 내 몸이 빨려 들어갈 것만 같다. 본격적으로 속도를 올리면 엄청난 힘이 폭발하는데 이때는 그 난폭함이 신성하게 느껴질 정도다.   


더 놀라운 건 실내다. V12의 거친 숨소리가 실내에선 거의 들리지 않는다. 다만 정확하게 들리지 않을 뿐이지 밖에서 벌어지는 거칠고 난폭한 과정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루쏘는 바람이나 노면 소음 같은 불필요하고 짜증스러운 소리를 철저히 차단했다. 마치 방음재나 흡음재를 수백 킬로그램 사용한 것처럼. 


이탈리아어로 루쏘(Lusso)는 ‘화려하고 사치스러운 모습’을 뜻한다. 이 차에 참 잘 어울리는 단어다. 4개의 시트는 180센티미터가 넘는 성인에게도 넉넉한 공간이다. 뒷자리는 그 어떤 스포츠카나 스포츠세단보다 헤드룸과 레그룸이 넓다. 다만 고대 로마의 돌의자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 아닌가 할 정도로 시트가 너무 딱딱하다.  

 

페라리만의 작동 방식  페라리의 주행 모드 변경 시스템인 마네티노는 극단적으로 변하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루쏘의 것은 가장 편안한 주행을 보장한다. 심지어 스포트 모드에서도 부드럽고 조용하다.

 

DUAL PURPOSE 패들시프트는 뒤쪽 변속기를 위한 것이다. 앞쪽 변속기는 뒤쪽 변속기에 맞춰 움직인다. 

 

고자질쟁이 이 시스템은 옆자리 승객에게 수많은 정보를 제공한다. 옆자리에 앉은 아내에게 지금 속도를 속일 수 없다는 뜻이다. 

 

서스펜션은 페라리라고 믿기 힘들 정도로 부드럽다. 긴 휠베이스가 자기유동식 댐퍼와 어우러지면서 그야말로 최상의 승차감을 만든다. 7단 듀얼클러치는 사치스러울 정도로 부드러우며 스티어링도 빠른 반응보다는 편안한 주행에 맞춰졌다. 이 차는 페라리 특유의 빠르고 정확한 유압식 스티어링 시스템을 사용하니 그 어떤 전자 제어식보다 훨씬 빠른 반응을 낼 수 있다. 하지만 페라리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이런 스티어링 세팅은 ‘직선만 편하게 달리는 차’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하지만 운전대를 20도만 꺾으면 스티어링 비율이 급격하게 달라지면서 레이싱카 못지않은 코너 움직임을 만든다.
코너 중간에서 가속페달에 힘을 넣으면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된다. 페라리가 새로 개발한 뒷바퀴 조향 시스템 때문이다. 사실 뒷바퀴 조향 시스템에 대한 최고의 찬사는 ‘이런 장치가 있는지도 몰랐어’지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루쏘의 것은 블라인드 코너를 만나면 그 위력을 명확하게 실감할 수 있다. 


페라리의 뒷바퀴 조향 시스템은 차의 출력을 더 확실하게 발휘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코너를 돌 때 앞바퀴와 반대 방향으로 뒷바퀴가 조향된다. 페라리는 이를 ‘추진력 방향 제어(thrust-vectoring control)’라 부른다. 페라리의 논리는 이렇다. ‘만약 뒷바퀴 접지력을 능가하는 엔진 출력이 발생하면 이 출력을 버리지 않고 차를 더 빠르고 안전하게 돌아나갈 수 있도록 바꿔서 사용한다.’


물론 이론과 현실은 항상 일치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실제 운전이 더 재미있게 느껴지는 것인지 모르겠다. 실제로 루쏘를 몰아보면 뒤가 미끄러지는 것 같아 운전자는 짜릿한 흥분과 두려움을 동시에 느낀다. 실제로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는데도 말이다. 코너 탈출 후 직선에 접어들 때 차의 움직임이 약간 부자연스러운 것으로 볼 때, 뒷바퀴가 제자리로 재빨리 돌아오지 않는 것 같다. 뒷바퀴 조향 시스템은 루쏘가 트랙에서 빨리 달리게 도움을 줄지 몰라도 일반 도로에선 큰 신뢰를 주진 못한다. 그리고 페라리 GT의 본질과도 어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루쏘의 엄청난 속도를 경험하면 이런 자잘한 단점은 금방 잊어버리게 된다.  


페라리 GTC4루쏘는 다른 페라리 모델과 비교해 안정성이 높다. 거칠고 구불구불한 길을 시속 200킬로미터로 달려도 다른 차들이 잘 닦인 고속도로를 시속 100킬로미터로 달리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믿기지 않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달리지만 편안함이 단 한 순간도 무너지지 않는다. 물론 일반 도로에서 시속 300킬로미터가 넘는 속도로 달려볼 수는 없었지만, 트랙에서 시속 200킬로미터 이상 달려본 결과 GTC4루쏘는 그 어떤 속도에서도 아주 편안할 것이 분명하다. 


이런 비싼 차에서 주행성능 외에 터치스크린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언급하는 게 조금 이상할지 모르지만 아주 또렷하고 반응이 빠르다는 것은 꼭 언급하고 싶었다. 무엇보다 좋은 것은 옆자리에 있는 계기반이다. 풀 컬러 터치스크린 방식으로 내비게이션을 포함해 여러 정보가 표시된다. 다만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에러가 너무 자주 발생했다.


이 페라리는 딱딱한 시트와 지나치게 개입을 많이 하는 뒷바퀴 조향 시스템을 빼면 GT카가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갖췄다. 어쩌면 GTC4루쏘는 진짜 스포츠 주행을 원하는 운전자를 위한 차일지도 모른다. 물론 GTC4루쏘라는 이름에는 스포츠카와 관련된 의미는 하나도 들어 있지 않지만 말이다. 그리고 더 중요한 건 실용적인 SUV의 장점까지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어쨌든 페라리는 공식적으로 SUV를 만든 적이 없다. 비록 690마력의 V12 엔진, 네바퀴굴림으로 시속 300킬로미터 이상의 속도를 내는 문이 2개인 스테이션왜건은 만들었지만 말이다. 이 차는 그야말로 보기 드문 진기한 차이며 전 세대 FF보다 훨씬 더 편하다. 이탈리아의 자동차 장인들이야말로 세상을 멋지게 사는 방법을 가장 잘 알고 있음에 틀림없다.
글_Jason Cammisa

 

 

2 TRANSMISSIONS, 4WD
페라리 FF에서 처음 선을 보였던 GTC4루쏘의 네바퀴굴림 시스템 구조는 자동차 역사에 있어 가장 단순하면서도 혁신적인 조합으로 평가받는다. 


앞바퀴 뒤에 있는 엔진과 뒷바퀴에 붙어 있는 듀얼클러치 변속기, 변속기 옆에 있는 샤프트가 실내를 가로질러 지나 앞바퀴 디퍼렌셜로 이어지는 방식은 복잡하고 무게도 많이 나간다. 무엇보다 엔진 위치가 높아져 전체적인 균형, 핸들링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런데 페라리가 내놓은 기가 막힌 해결책은 크랭크축 앞에 작은 변속기를 하나 더 다는 것이었다. 그러면 앞바퀴에 엔진 출력을 전달하는 독립적인 클러치가 생기는 셈이다. 앞 변속기는 기어가 2단뿐이다. 1단은 뒤쪽 변속기의 2단 기어보다 기어비가 높고 2단은 4단 기어비와 비슷하다. 따라서 뒤쪽 변속기가 4단 이하면 앞바퀴가 엔진 출력을 절반 이상 가져간다는 말이다. 그리고 5단 이상으로 올라가면 앞 변속기에 출력이 전달되지 않는다. GTC4루쏘는 4단으로 시속 217킬로미터까지 달릴 수 있다. 사실 이 속도에선 네바퀴굴림이 필요 없다. 즉 페라리의 2개의 변속기와 네바퀴굴림 시스템은 이론적으로 완벽한 방식이다. 

 

 

 

모터트렌드. 자동차, 페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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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S 페라리,페라리 GTC4루쏘,GTC4루쏘

CREDIT Editor 이진우 Photo William Walker 출처 MOTOR TR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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