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Car&Tech

  • 기사
  • 이미지

디스커버리가 돌아왔다

프레임 보디는 사라졌지만 그렇다고 오프로드 주행성능이 떨어진다고는 절대 생각하지 마시라. 신형 디스커버리는 여전히 오프로더다

2017.05.26

랜드로버는 오지를 가로질러 어디든 갈 수 있는 괴물을 만들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극단적인 성능이 필요한 순간이 거의 없겠지만 필요할 때마다 그런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든든하지 않을까? 새롭게 돌아온 디스커버리는 눈과 진눈깨비, 우박과 비를 뚫고 달리는 것은 물론 강풍과 가파른 모래언덕을 주파할 수 있는 성능을 보여줬다. 유타 주의 계곡과 애리조나의 거친 사막지대를 거침없이 내달렸다. 이틀에 걸쳐 800킬로미터 남짓한 오프로드를 달리는 동안 다른 차의 도움이나 특별한 장치 같은 건 전혀 필요가 없었다.


사실 이번이 디스커버리의 두 번째 시승이었다. 몇 달 전 영국 스코틀랜드 고지대에서 프로토타입을 타고 미끄럽기 짝이 없는 진창길을 달렸다. 그땐 디스커버리가 일반 도로 주행 허가를 받지 못했다. 이번 두 번째 시승은 일반 도로는 물론 여러 어려운 조건 속에서 모험을 계속하며 신형 디스커버리의 성능을 다각도로 테스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태풍이 몰아치는 날씨는 디스커버리에게 오히려 행운이었다. 출발을 하자마자 비가 내렸고 유타 주 자이언 국립공원에 들어서자 비가 이내 눈보라로 바뀌었다. 시야가 급격히 나빠졌고 가는 도중에 미끄러져 전복된 트레일러도 한 대 만났다. 우리와 함께 길을 떠난 디펜더가 이 트레일러가 도로 위로 올라올 수 있도록 도왔다. 음, 본격적인 고난과 도전이 시작된 것 같았다.  

 

폭풍 속으로 폭풍이 몰아친 덕분(?)에 디스커버리를 타고 달린 이틀 동안의 오프로드 주행은 도전의 연속이었다. 실제로 이런 상황에 처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지만 디스커버리는 확실히 믿음직한 모습을 보여줬다.

드라이버 어시스트 바위 위를 올라갈 땐 대시보드에 달린 터치스크린 모니터에서 어느 쪽 바퀴와 액슬에 힘이 집중되는지 확인할 수 있다.

디스커버리의 역사는 198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박스형 차체와 계단식으로 이어지는 지붕, 스페어타이어가 달린 비대칭 테일게이트로 유명했던 디스커버리는 2004년 3세대에 이르러 미국에서 LR3라는 이름으로 소개됐고 LR4 모델로 이어졌다. 새롭게 등장한 5세대 디스커버리는 놀라운 진화 과정을 과시하며 다시 한번 랜드로버의 명성을 드높일 준비를 하고 있다. 투박한 보디 온 프레임 구조가 개선된 모노코크 섀시로 바뀌었는데 여기에 알루미늄 차체와 강철 서브프레임이 추가됐다. 레인지로버나 레인지로버 스포츠와 같은 구조다. 전통을 중시하는 사람이라면 오프로드를 누빌 SUV는 모름지기 보디 온 프레임 구조를 둘러야 한다고 주장하겠지만 우린 유니보디 구조의 차체로도 어지간히 어려운 상황은 다 헤쳐나갈 수 있다는 사실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랜드로버 디자인 부서에서는 새로운 플랫폼을 바탕으로 완전히 새로운 디스커버리를 만들기 위해 기존의 투박한 LR4로부터 벗어난 급진적인 모습을 제시했다. 곡선이 과감히 추가됐고 계단식으로 이어지는 지붕도 미묘하게 바뀌었으며, 번호판이 붙어 있는 비대칭 테일게이트의 모양도 달라졌다. 하지만 디스커버리를 상징하는, 조개껍데기를 연상케 하는 보닛의 모습은 그대로 남겨뒀다. 레인지로버의 모델이 좀 더 고급스럽고 정교하게 만들어지고 있다면 디스커버리는 기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새로운 디스커버리는 지금까지 나온 랜드로버 모델 가운데 가장 뛰어난 오프로드 성능을 자랑하지만 일반 도로에서는 부드럽게 달린다. 편의장비도 풍성하다. 엔진은 세 가지가 있는데 미국에는 3.0리터 슈퍼차저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를 얹어 최고출력 340마력, 최대토크 46.0kg·m를 내는 모델과 3.0리터 터보디젤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를 얹어 최고출력 254마력, 최대토크 61.4kg·m를 내는 모델이 판매된다.


 우린 휘발유 엔진 모델이 더 마음에 들었다. 디젤 엔진 모델은 고속도로에서의 추월 가속 능력이 떨어졌다. 최대토크가 1750~2250rpm에서 나온다는 점을 감안하면 어쩌면 당연한 결과인지 모른다. 어쨌든 휘발유 엔진 모델에서는 그런 일이 전혀 없었고 충분한 출력과 가속력을 뽑아냈다. 연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2000달러를 더 내고 디젤 엔진 모델을 선택할 수도 있다. 휘발유 엔진 모델의 시내와 고속도로, 복합 연비는 각각 리터당 6.8, 8.9, 7.6킬로미터이며, 디젤 엔진 모델은 8.9, 11.0, 9.7킬로미터다.

신형 디스커버리는 무게를 이전보다 476킬로그램 남짓 줄였고 견인력은 3719킬로그램으로 높였다. 트레일러 등을 견인할 때 보조해주는 장치가 있어 센터 콘솔에 달린 손잡이로 견인을 조정할 수 있는데 계기반에 뜬 화면으로 진행 상황도 확인할 수 있다. 디스커버리는 차체가 꽤 커 보이지만 움직임은 민첩했고 흔들림도 적었다. 스티어링 반응도 별다른 특징 없이 무난해 가족을 위한 SUV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스펜션은 앞에 더블위시본, 뒤에 인티그럴 링크를 얹었다. HSE 모델엔 에어 서스펜션이 달리는데 속도가 시속 50킬로미터에 가까워지면 높이를 자동으로 낮춰준다. 우리가 시승한 디스커버리는 바위 위를 믿을 수 없는 각도로 기어 올라갔다. 서스펜션이 적극적으로 개입해 조수석 쪽 바퀴가 땅바닥에서 떠 있는 상황에서도 차를 단단하게 지탱해줬기 때문이다. 신형 디스커버리의 접근각은 29.5도, 이탈각은 28도에 달하며 오프로드 모드로 설정하면 에어 서스펜션이 한계 각도를 25.5도까지 올린다. 

 

기본 모델은 풀타임 네바퀴굴림 시스템과 1단 저속주행 기능을 갖췄다. 고급형인 HSE 모델은 저속주행 모드를 2단으로 조정할 수 있으며, 각 바퀴에 토크를 50대 50으로 배분한다. 랜드로버의 전자동 지형반응 시스템 ‘터레인 리스폰스 2’는 각기 다른 상황에 따라 주행 모드를 바꿀 수 있는데, HDC(Hill Descent Control)로 설정하고 언덕길을 내려오면 차의 속도를 느리고 안정되게 유지할 수 있다. 전지형 프로그레스 컨트롤(All Terrain Progress Control)은 0.1초 간격으로 지형을 읽어가며 스로틀과 스티어링 반응, 트랙션 컨트롤 등을 제어하는데 오프로드에서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실행하기 위해 꼭 필요한 장치다. 도강 깊이 역시 에어 서스펜션의 도움을 받아 거의 90센티미터에 이른다. 앞부분이 물에 잠겨도 엔진은 꺼지지 않는다.


눈보라가 몰아치자 눈길 모드로 설정을 바꿨다. 차는 미끄러지는 일이 거의 없이 목적지까지 지치지 않고 올라갔다. 나중에 모래언덕 위를 달리게 됐을 때 우린 두 가지 기본 규칙을 적용했다. 언덕을 내려갈 땐 차를 천천히 몰아 앞부분이 아닌 바퀴가 먼저 땅에 닿도록 하고 올라갈 땐 신속하게 움직인다는 규칙이다. 언덕을 올라갈 때 제대로 속도를 내지 못하면 순간적으로 관성을 잃어 모래 속으로 빠져들 수 있다. 시시각각 변하는 모래 더미 위에서는 견인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기 때문에 성급히 가속페달을 밟다가는 엔진이 과열되고 바퀴는 헛돌게 된다.

 

난 스티어링휠을 부여잡고 머릿속으로 규칙을 생각하며 가속페달을 밟았다. 처음엔 모래언덕을 제대로 넘을 수 없었지만 두 번째 시도에서는 모래언덕 전체를 넘어갈 수 있었다. 눈길과 모래언덕으로 성이 차지 않은 우린 며칠 전 쏟아진 비 때문에 진창으로 변한 길을 하나 찾아냈다. 일반 도로에 맞는 굿이어 이글 타이어를 신은 디스커버리는 요란스럽게 미끄러운 길을 통과했다. 디스커버리를 사는 고객들이 우리가 했던 것 같은 오프로드 주행을 할 일은 거의 없겠지만 적어도 이 차가 어떤 길도 헤쳐나갈 수 있는 성능을 갖고 있다는 사실만은 알아두는 것이 좋을 것이다. 


디스커버리는 레인지로버 스포츠와 달리 무늬만 7인승이 아닌 진짜 7인승 SUV다. 휠베이스가 38밀리미터 남짓 늘어난 덕분에 3열 시트에도 어른이 편히 앉을 수 있다. 2열 시트는 160밀리미터 남짓 앞뒤로 움직일 수 있어 뒤로 드나들기가 더 편해졌다. 2열과 3열 시트를 모두 접으면 2341리터의 광활한 공간이 나타난다. 7개의 시트는 각각 따로 접을 수 있는데(접는 방법이 21가지나 된다), 시트에 달린 스위치는 물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도 시트를 접거나 펼 수 있다. 헤드레스트는 터치스크린 모니터로 접을 수 있다. 실내에는 수납공간이 충분하다. 센터페시아 에어컨 버튼 뒤쪽에도 캐딜락 시크릿 큐브처럼 숨겨진 공간이 있다. 센터 콘솔에는 여러 개의 모바일 기기를 수납할 수 있는데 9개의 USB 포트와 12볼트 콘센트가 있어 다양한 전자기기나 장치를 연결할 수 있다. 7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랜드로버는 늘 그래왔듯 이번에도 영국 중부 솔리헐에 있는 공장에서 새로운 모델을 처음 선보였다. 그곳이 어디든 언제라도 모험을 떠날 준비가 돼 있는 차가 바로 신형 디스커버리다.  글_Alisa Priddle

 

 

 

새롭게 태어나다
20명 남짓한 기술자들이 열정적으로 일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추억의 록 가수 로드 스튜어트의 노래 ‘매기 메이(Maggie May)’가 떠오른다. 이들은 지금 매우 공들여 예전의 랜드로버 모델들을 복원하고 있다. 차를 완전히 분해한 후 수집가들에게서 구한 본래의 부품을 가져와 다시 조립하는 것이다. 어쩌면 차 한 대를 복원하는 데 1년이 넘게 걸릴 수도 있다. 우리가 방문한 곳은 영국 솔리헐에 있는 리본 센터(Reborn Center)로, 바로 근처에는 최신 레인지로버와 디스커버리 등을 생산하는 공장이 있다.


랜드로버의 클래식 부서가 작업에 들어간 건 지난 2016년 1월이다. 이 부서는 먼저 랜드로버 시리즈 1 모델을 새롭게 만들어내는 일을 시작했다. 이들의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건 호주 퀸즐랜드에서 온 1952년형 랜드로버 모델로, 이를 되살리는 데 900시간이 넘게 걸렸지만 본래의 모습과 똑같이 복원했다. 지금 막 공장에서 출고된 차처럼 보이도록 만든 게 특징이다.


지금은 50대 이상의 차를 주문받아 복원하고 있는데 이 중 25대는 랜드로버의 자체 연구와 조사를 위해 제공될 예정이다. 이렇게 예전 모델을 복원하는 데 드는 비용은 9만~11만 달러인데, 리본 센터에서는 성능까지 예전처럼 되살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1948년 모리스와 스펜서 윌크스 형제가 첫 랜드로버를 만들어낸 이래 랜드로버 모델은 이 솔리헐에서 계속 생산됐다. 주변을 돌아보니 1952년 랜드로버 시리즈 1 소프트톱은 물론 1951년과 1955년, 그리고 연식을 알 수 없는 모델들이 복원을 기다리고 있었다. 대부분은 호주와 캘리포니아에서 온 것들인데 지역 특유의 건조한 기후 덕분에 부식된 부분이 거의 없이 상태가 좋다.


작업자들은 차에 꼭 맞는 부품을 찾는 일은 쉽지 않지만 그만큼 수수께끼를 풀어나가는 듯한 짜릿한 재미가 있다고 말한다. 대부분의 부품은 국방부 창고에서 찾아낼 수 있었다고. 공장을 둘러보고 있는데 한 직원이 가속장치 부품이 도착한 것을 보고 기뻐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1952년 8월에 생산된 부품이었다. 오래된 포장지를 벗겨내자 처음 생산된 이래 한 번도 사용하지 않고 보관돼 있던 부품이 60여 년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금은 변신 중 작업자들이 랜드로버 리본 센터에서 예전의 랜드로버를 되살리고 있다.

 

 

 

모터트렌드, 자동차, SUV

What do you think?
좋아요

TAGS 2017 랜드로버,디스커버리,수입 suv,오프로드카,랜드로버,리본센터,레인지로버

CREDIT Editor 서인수 Photo PR 출처 MOTOR TREND

Film

film 더보기
SUBSCRIBE
  • 메인페이지
  • PlayBoy Korea
  • MOTOR TREND
  • neighbor
  • 東方流行 China

RSS KAYA SCHOOL OF MAGAZINE

Copyright Kayamedia Co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