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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로드_ART

지금 대구를 변화시키는 강력한 흐름, 아트 로드에 동승했다.

2017.05.09

새로운 예술의 지형도
대구를 검색하자, 막창을 시작으로 복어불고기, 삼송빵집과 납작만두가 줄줄이 따라 올라온다. 검색어만 치면 주르륵 멸치 떼처럼 검색창을 가득 채우는 먹거리는 이미 차고 넘친다. 올봄 특별한 대구 여행길을 안내할 첫 번째는 키워드는 ‘아트’다. 
대구가 한국 근대미술의 본고장이라는 사실을 아는 이는 과연 몇이나 될까. 이쾌대, 이인성, 서병오, 장석수, 정점식 화백 등 한국 근현대 미술기에 활약한 많은 작가들이 대구 출신이다. 대구의 인사동으로 불리는 반월당역 인근의 봉산문화거리는 크고 작은 갤러리들이 모여 아트길을 형성한 지 오래. 대구시의 ‘근대골목투어’ 코스에는 예술가들의 터전이었던 방천시장, 김광석 주제 벽화와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김광석다시그리기길, 그리고 봉산문화거리가 제4코스로 지정됐을 만큼 이곳은 젊음과 예술의 근거지였다. 그러나 우리가 주목한 것은 과거의 흔적이 아니다. 서울 인사동이 외국 관광객의 투어 코스가 된 지 오래듯, 대구의 새로운 움직임은 다른 곳에 있다. 새로운 예술 거리로 떠오르는 곳은 다름 아닌 대명동. 대구의 대표적 낙후 지역 중 하나인 대명동은 2010년, 도시활력증진지역 개발사업이 추진되면서 새롭게 재탄생했다. 대명공연문화거리, 주말아트로드 조성 등 다양한 문화 프로젝트와 앞산 맛둘레길 등 도시재생사업이 완료된 상권이 활성화되면서 생기를 되찾은 것. 아트 마켓, 플리 마켓 등 다채로운 지역 축제도 열려 대명동은 지금 젊음과 예술의 거리로 탈바꿈 중이다. 갤러리분도, 리안갤러리, 우손갤러리 등 기존의 대형 갤러리에, 작지만 참신함을 더한 신규 갤러리가 대명동 지역을 중심으로 활성화되면서 아직은 미흡하지만 대구 미술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전통 미술 거리인 봉산문화거리를 넘어, 머지않아 대구 지역에 새로운 미술 지형도가 그려질 듯하다.

 

 

실험의 무대, 대구예술발전소 
옛 담배 공장의 변신. 대구예술발전소는 1976년에 증축한 대구연초제조창의 별관 창고를 개조한 의미 있는 문화 예술 공간이다. 붉은 벽돌이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대구예술발전소는 5층 건물로 1~2층은 전시장, 3층은 키즈 스페이스, 예술 정보실, 미술 서적 독서실, 공연장, 4~5층 작가 레지던시로 활용된다. 실험적이고 개성 넘치는 젊은 작가들의 전시가 시선을 끈다. 아직 이름은 낯설지만 ‘씩’ 하고 웃음이 났다가 ‘아!’ 하는 감동으로 마무리되는  작품이 가득하다. 그 옆으로는 이상화고택, 김광석다시그리기길이 있는 방천시장이 지척으로, 중구 골목 투어의 연장선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그래도 조금 아쉽다면 달성공원, 서문시장, 청라언덕 등 주변 관광지에서 대구 여행의 아쉬움을 달래보길. 대구 도심 한가운데에서 만나는 근대의 풍경. 낯설지만 분명 의미 있는 발걸음이 될 것 같다.

 

 

대구를 넘어서다, 리안갤러리
갤러리분도, 우손갤러리와 함께 대구를 대표하는 파워 있는 갤러리로 꼽히는 리안갤러리. 이제 막 10주년을 넘은 갤러리지만 오픈과 동시에 세계적인 작가의 전시를 속속 유치하며 대구는 물론 국내 미술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2007년 3월 앤디 워홀 추모 20주년 기념전으로 개관한 리안갤러리는 알렉스 카츠 첫 국내 개인전, 백남준 추모 2주기 특별전, 데이미언 허스트 개인전 등 내로라하는 작가의 전시를 유치하며 파워를 입증했다. 대구에 이어 2013년에는 리안갤러리 서울을 오픈할 만큼 사세를 확장했다. 대구에 기반하지만, 그 파워는 대구땅을 넘어선 지 오래. 서울에서는 5월 10일부터 7월 29일까지 <이건용> 개인전이, 대구에서는 5월 10일부터 6월 20일까지 <페인팅> 전시가 열린다.

 

 

자연 속 미술, 대구미술관 
데이트 코스, 나들이 코스로 가장 각광받는 곳. 수성구 미술관로 40. 대구 중심부와는 멀리 떨어진 자연 속에 자리하지만 그 덕에 나들이 코스로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대구 미술을 알린 일등 공신, 개관 6주년을 앞둔 대구미술관의 의미는 더욱 클 수밖에 없다. 미술관에 발 디딘 순간, 독일 작가 오트마 회얼의 빨간 토끼가 우리를 맞는다. 알브레히트 뒤러의 토끼 조각을 1.6m로 확대한 ‘뒤러의 토끼’는 직접 앉거나 만질 수도 있다. 예술 작품은 절대 만질 수 없다는 금기를 보기 좋게 깼다. “석재 서병오 선생은 대구 미술을 논할 때 가장 먼저 언급되는 분이다. 1960~70년대 한국 현대미술 운동의 근원지가 바로 대구다. 그 역사적인 흐름을 미술사적으로 정리하는 일이야말로 대구미술관의 과제일 것”이라고 문현주 홍보팀장은 강조한다. 그 시작을 알리듯 전시 <대구 미술을 열다-석재 서병오>가 5월 14일까지, <판타지 메이커스 _ 패션과 예술>이 5월 28일까지 열린다. “5월에는 야외 정원에서 돗자리를 깔고 책을 읽거나 버스킹 공연을 펼칠 예정이에요.” 2020년 바로 지척에 간송미술관이 오픈하면,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의미 있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양조장의 변신, 태갤러리
남성로 약령시 서문 입구. 빼곡한 빌딩 숲에 감춰진 외딴섬이랄까? 담쟁이덩굴 우거진 독특한 외관이 아니었다면 분명 지나쳤을 그곳에 태갤러리가 자리한다. 원래 이곳은 옛 고려양조장이 있던 자리로, 1928년의 자취를 여전히 간직하고 있다. 1925년 당시 대구를 포함한 경북 지역의 탁주 생산량은 24만8234섬으로 전국 1위를 차지할 만큼 화려한 시절을 보냈다. 그 화려함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운치만은 여전하다. ‘ㄴ’ 자로 된 옛 양조장의 기본 골격은 그대로 유지한 채 내부는 갤러리, 암실, 정원, 작업실, 담쟁이카페로 탈바꿈했다. “갤러리는 제 로망이기도 했고 주민을 위한 대안 공간을 만들고 싶었어요. 10년째 비어 있던 양조장 터를 렌트해 담쟁이덩굴을 심고 가꿨죠.” 30년간 불교 사진만 찍어온 사진가 류태열이 이끄는 태갤러리. 일주일에 4일은 촬영을 나서는 터라 온전히 갤러리에 집중할 수 없지만 좀 더 적극적으로 공간을 꾸려볼 참이란다. 태갤러리 바로 옆의 홍스커피는 현재는 휴가 중으로 조만간 재개관할 예정이다. “자주는 아니지만 정원에서 연중 음악회도 열어요. 5월 26일에는 오카리나 연주가 예정돼 있어요.” 여름밤, 이 도심의 외딴섬에서 한가로이 시간을 즐겨도 좋겠다.

 

 

독일에서 온, 보데갤러리 
독일에 본점을 둔 보데갤러리는 2014년 이곳 대구에 문을 열었다. 한데 왜 서울이 아닌 대구였을까? 보데갤러리의 대표는 클라우스 보데로, 30년 넘게 독일에서 갤러리를 운영하는 예술 애호가다. 그는 국내 최대 규모의 아트 축제인 키아프에 참가하기 위해 내한했다가 이곳 대구를 눈여겨보게 됐단다. 보데갤러리가 있는 독일 뉘른베르크는 프랑크푸르트에서도 2시간 거리인, 조용하고 클래식한 도시. 부산은 번잡스럽고, 서울은 지나치게 거대하고, 분주하며 전투적이었다. 발전을 좋아하지만 또한 지키려고 노력하는 도시, 문화를 즐기고 공유할 수 있는 여유. 대구의 감성은 보데갤러리가 있는 뉘른베르크와 묘하게 가까웠다. 페터 앙거만, 하리 마이어, 도나타 벵커 등 독일 작가들을 한국에 소개하고 한국 작가를 독일에 알리는 작업을 펼치고 있는 보데. “조만간 우종택 작가 전시가 독일에서 열릴 계획이다. 우리는 서둘러 작가를 알리려 애쓰지 않는다. 천천히 꾸준히 하다 보면 팬이 생기는 법이다.” 대구에 들어선 유일한 해외 갤러리. 보데갤러리의 작고 느린 시작은 의미가 남다르다. 갤러리 옆으로는 라이프스타일 숍 ‘민스크’, 도자기 공예 숍 ‘담김’이 자리한다. 현재 민스크는 가든 라운지 리뉴얼이 한창으로, 4월 말 새롭게 오픈한다.

 

더네이버, 대구여행,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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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S 대구,대구예술발전소,보데갤러리,태갤러리,대구미술관,리안갤러리,아트

CREDIT Editor 설미현 Photo 박우진 출처 THE NEIGHB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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