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게 2219킬로그램의 테슬라 세단은 정지 상태에서 시속 97킬로미터까지 2.28초 만에 도달한다. 시속 49킬로미터, 시속 65킬로미터, 시속 81킬로미터까지의 가속은 어떤 양산차보다도 빠르다. 우리가 시승한 차 중 이보다 빠른 차는 800마력 7.0리터 터보 엔진에 반칙이나 다름없는 미키톰슨 슬릭 타이어까지 끼운 링겐펠터 콜벳(0→시속 97킬로미터 가속시간 1.97초)이 유일했다. 심지어 레이스카들도 이 기록에는 미치지 못했다.

고출력 내연기관 엔진은 다단 변속기 덕분에 출력을 고속에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테슬라의 무기인 ‘0rpm에서의 최대토크’는 고속에서 무용지물이 된다. 테슬라의 0→시속 113킬로미터 가속시간은 페라리 라페라리에 못 미치며 0→시속 129킬로미터 가속시간은 포르쉐 918과 맥라렌 P1에 뒤진다. 이처럼 속도가 높을수록 하이퍼카들의 기록이 더 우세하다. 테슬라의 0→400미터 주행 기록은 양산차 중 10번째로 빠른 10.5초다. 포르쉐 911 터보 S와 동일한 기록이긴 하지만 911의 주파 속도가 시속 213킬로미터인 반면 테슬라의 최고속도는 시속 202킬로미터에 불과했다. 

발진 가속이 총알처럼 빠른 사륜구동 차를 만들 때는 중력가속도와 같이 우리가 일반적으로 신경 쓰지 않는 부분까지 검토한다. 테슬라 모델 S P100D의 중력가속도는 최대 1.4g이고 시속 79킬로미터까지는 계속 1.0g 이상으로 유지된다. 0→시속 79킬로미터 가속시간은 NHRA(미국 핫로드 협회)의 롤아웃(드래그 레이스용 정밀 계측기 인식을 위해 바퀴를 31센티미터가량 굴리는 작업으로, 가속과 관련된 공식 기록 분석에서는 제외된다)을 포함해 약 1.9초다. 시속 79킬로미터에서 시속 97킬로미터까지의 평균 중력가속도는 약 0.84g다. 

이 무거운 사륜구동 차는 가속 성능만큼 강력한 제동 성능도 지니고 있을까? 모델 S P100D의 0→시속 97킬로미터 가속시간은 2.53초(롤아웃 포함)로 이 속도에서 완전히 멈추는 데 이와 비슷한 2.47초가 걸린다. 참고로 이 가속시간은 트랙션 컨트롤 시스템의 도움 없이 기록한 것이다. 일론 머스크는 모델 S의 가속 슬립 컨트롤의 알고리즘을 설계한 직원의 월급을 올려줘야 한다. 

드래그 코스에서 이런 실험을 진행하려면 먼저 P100D의 펌웨어가 가장 최신 버전인지 확인한 후 설정 메뉴의 가속 항목에서 ‘터무니없는 모드(Ludicrous)’ 버튼을 5초간 꾹 눌러야 한다. 그러면 화면이 깜빡이면서 ‘정말 한계에 도전하시겠습니까? 동의할 경우 전기모터와 변속기, 그리고 배터리가 더 빠르게 마모될 수 있습니다’라는 팝업창이 등장한다. 하단의 ‘싫어, 우리 엄마한테 이를 거야’라는 버튼을 외면하고 ‘좋아, 덤벼보시지’ 버튼을 누르면 시스템은 배터리를 예열하고 전기모터를 식혀 만반의 태세를 갖춘다. 

스크린에 ‘준비 완료’라는 창이 뜨면 브레이크 페달을 밟은 상태에서 재빠르게 가속페달을 힘껏 밟았다 떼서 론치컨트롤을 작동시킨다. 그리고 다시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고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떼면 SF 영화의 주인공들이 마치 광속 비행을 하듯 드래그 코스를 누빌 수 있다.

P100D는 모델 S의 8자 테스트 기록 또한 경신했다. 기존 P90D의 기록은 평균 0.81g, 24.7초였지만 P100D는 0.82g, 24.6초를 기록했다. 이는 애스턴마틴 라피드와 닷지 차저 헬캣, 그리고 BMW X5M같이 크고 무거운 모델들과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이 중 어떤 차도 테슬라만큼 가속 성능이 뛰어나진 않다.   

 

무게 측정 출력 그래프를 만들기 위해 각종 장비를 장착하고 테스터를 태운 후에 무게를 측정했다. 그 결과 2297kg이 나왔다.

앞뒤 무게 배분율이 51:49임에도 중력가속도 1.4g로 가속할 경우 무게가 차체 뒤쪽으로 쏠린다.

 

트랙 다이나모 차의 정확한 무게(각종 장비와 테스터의 무게를 포함한)와 공기저항계수, 그리고 차체 앞면의 면적을 알고 있을 경우 함수가 적용된 엑셀에 가속 수치를 입력해 다이나모 그래프를 추출할 수 있다. 우리는 이런 과정을 통해 P100D의 토크가 0rpm에서 최대로 올라갔다가 점점 줄어드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울러 내연기관 슈퍼카들이 왜 고속에서는 테슬라의 기록을 앞서는지도 알아냈다. 

 

0→시속 161킬로미터→0 테스트

이 테스트의 역사는 켄 마일스가 캐럴 셸비 427 코브라로 탄생시킨 13.8초의 기록으로 시작됐다. 테슬라의 기록은 10.2초로 0→시속 161킬로미터 가속시간에 시속 161킬로미터→0의 제동시간을 더한 것이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61킬로미터까지는 6.0초가 걸렸고 그 속도에서 완전히 멈춰 서는 데는 4.2초가 소요됐다.
테슬라 모델 S P100D 다음으로 기록이 뛰어난 5인승 세단은 알파로메오 줄리아 콰드리폴리오다. 하지만 기록 차이가 크다. 우리의 리스트에서 P100D가 5위라는 점도 놀랍지만 그보다 연료탱크 대신 거대한 배터리팩을 장착한 채로 괴물 같은 고성능차들과 같은 선상에서 경쟁한다는 사실이 더욱 놀랍다. 아, 맞다. P100D에는 3인용 뒷좌석과 동굴같이 깊고 넓은 트렁크 공간도 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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