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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의 뒷모습

기아차 신형 모닝은 기아차가 만들지 않는다. 비정규 노동자들이 만든다

2017.04.14

지난 1월 출시한 기아 올 뉴 모닝이 꽤 잘 팔리고 있다. 1월 5523대로 국내 판매 3위에 올랐고 2월엔 6156대가 팔리며 경쟁 모델인 쉐보레 스파크(1월 4328대, 2월 3950대)를 멀찍이 따돌렸다. 1, 2월 모두 기아 모든 모델 중에서 가장 많은 판매량이다. 직접 시승해보니 잘 팔릴 만하다. 우선 차체가 커졌다. 7개의 에어백에 전방 추돌 경보, 긴급 제공 보조 시스템 등 차급을 뛰어넘는 안전장비도 잘 갖췄다. 편의장비도 실제 사용에 꼭 필요한 것들로  준비해 기아가 고심하고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정확히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신형 모닝의 디자인과 개발은 기아차가 했지만 생산은 기아차 공장이 아닌 다른 곳에서 한다. 차를 만드는 이들도 기아차 직원이 아니다. 


기아 모닝은 충남 서산에 있는 동희오토라는 회사에서 생산한다. 이 회사는 동희산업과 현대·기아가 합작해 만든 자동차 제조사다. 경차는 비싸게 팔 수 없다. 비싼 경차를 누가 사겠는가. 그래서 생산단가를 낮춰야 한다. 하지만 현대·기아의 노동자 임금은 높다. 그래서 현대·기아가 차를 만들 수 있는 설비를 제공하고 동희산업이 부지와 건물을 제공하는 조건으로 동희오토를 만들었다. 공장이 준비됐으니 차를 조립하는 노동자들이 있어야 하지 않겠나. 현재 동희오토에는 1300여 명의 노동자들이 모닝과 레이를 생산하고 있는데 이들은 모두 17개의 인력업체에서 파견된 1년 계약직 비정규 노동자다. 여러 개의 업체에서 인력을 받는 이유는 쉽고 빠르게 인력을 교체하기 위해서다. 한 곳에서만 받으면 이들이 노동조합을 만들거나 파업했을 때 대처가 힘들기 때문이다.


기아차는 모닝의 생산단가를 낮추기 위해 차를 직접 생산하지 않고 100퍼센트 완제품 하청 방식을 택했다. 그러면 생산단가는 어디서 줄이는 것일까? 원자재 가격을 줄일 수 없다면 답은 뻔하다. 임금이다. 현재 동희오토는 주야간 2교대로 노동자들이 하루 12시간씩 일을 한다. 반면 현대차 울산공장은 지난 2014년 5월부터 주간 2교대(9시간+8시간)를 실시하고 있다. 많이 일해야 9시간(잔업 포함)이다. 현대차는 줄어든 노동시간에 따라 노동자들의 임금이 줄어들 것을 우려해 이를 보전해주기로 했다. 시간당 생산대수를 늘리는 방식이다. 현대차 노동자 입장에서도 노동시간은 줄면서 임금은 그대로이니 환영할 일이다.


동희오토 파견직 노동자들은 현대차 노동자보다 일은 훨씬 많이 하지만 임금은 3분의 1 수준이다. 근무환경이나 복지 수준까지 들먹이지 않더라도 동희오토 비정규 노동자와 현대차 정규직 노동자의 근무 여건과 생활환경이 큰 차이가 난다는 걸 알 수 있다. 이런 환경을 철폐하기 위한 움직임이 없었던 건 아니다. 노조를 만들기도 했지만 파견업체가 바뀌거나 문을 닫아버리면 노동자들은 갈 데가 없어진다. 더 큰 문제는 우리 사회가 비정규 노동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느덧 기아 모닝이 3세대에 접어들었다. 2008년부터 경차 혜택을 받으며 매년 10만대 이상(레이 포함) 판매되고 있다. 피칸토라는 이름으로 해외로 수출된 물량은 국내 판매량보다 훨씬 더 많다. 그동안 비정규 노동자들이 하루 12시간씩 일하면서 일궈낸 결과다. 모닝은 기아차에 얼마나 많은 돈을 벌어다 줬을까? 그렇다고 기아차가 이들 모두를 정규직으로 채용하긴 힘들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생산단가가 높아지면 차값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항변할 것이다. 


비정규 노동자 문제는 대선 때마다 나오는 이야기다. 모든 후보가 비정규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는 공약을 내건다. 하지만 정권이 여러 번 바뀌었음에도 동희오토는 아직 비정규 노동자 100퍼센트다. 5월 9일이면 우린 새로운 대통령을 뽑는다. 새 정권에선 정규직 노동자들이 모닝을 생산할까? 풀어내기 쉽지 않은 문제지만 그렇게 돼야 한다. 그땐 나도 기쁜 마음으로 모닝을 구입할 것이다. 

 

 

모터트렌드, 기아차, 모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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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S 모닝,기아차,신형 모닝

CREDIT Editor 이진우 Photo PR 출처 MOTOR TR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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