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페라리 GTC4 루쏘 2 폭스바겐 폴로 3 아우디 A6 아반트
 

북기은상 켄보 600 카이엔처럼 잘 달리기를 기대하지 않았기에 충분히 만족할 수 있었다. 중국차에 대한 기대가 전혀 없었기에 깔끔한 마무리가 인상적이었다. 그런데 만족하면서 미심쩍어한다. 주변을 돌아보면 먹는 것, 쓰는 것 모든 것이 중국제인데 왜 중국 자동차는 나부터 이렇게 민감한지 모르겠다.

메르세데스 벤츠 C 450 AMG 벤츠의 복잡한 마케팅에 따라 시승할 때는 AMG인 듯 AMG가 아닌 차였지만 이제는 이 엔진을 올린 차를 AMG라 부른다. 요즘 벤츠는 AMG 브랜드의 외연을 극대화하는 중이다. 그럴수록 과거 V8 엔진의 우락부락한 AMG는 희미해지는 듯하다.

메르세데스 AMG SLC 43 요즘 벤츠 디자인은 마음에 드는데 고든 바그너 초기 작품인 SL이나 SLC는 아직도 수긍하기 힘들다. 로드스터는 디자인이 마음에 꼭 들어야 사는 차라서 아직 마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C 450과 같이 쓰는 V6 엔진을 갑자기 AMG라고 하는 것도 어정쩡했다.

포르쉐 마칸 GTS 카이엔보다 911에 가깝게 정리된 모습인데, 확 다가오는 매력은 카이엔보다 덜하다. 디자인이 완벽해지면 재미가 덜한 경우가 종종 있다. 앞으로 나올 마칸 신형은 과거 포르쉐가 만들었던 911의 오프로더 형을 떠올리는 차가 어떨까 싶다.

재규어 XF 재규어는 보기 좋은 프런트 그릴과 갸름한 테일램프로 자신만의 색깔을 굳히는 중이다. 타타의 지원 아래 짧은 시간에 다양한 차를 만들어내는 재규어를 보면서 영국 자동차 산업의 저력을 다시 한번 실감한다. 그럼에도 벤츠와 BMW를 타기 전에 재규어를 고르기는 쉽지 않다.

페라리 GTC4 루쏘 페라리를 타고 이탈리아의 돌로미티 산을 돌아본 시간은 황홀했다. 좁고 노면이 거친 산길은 슈퍼카의 성능을 맛보기에 부족했지만, 알프스에서의 기억을 진하게 한다. 작은 차로 가득 찬 이탈리아에서 페라리는 유난히 커 보이지만, 넓은 공간을 지닌 슈퍼카는 또 다른 매력이다.

아우디 A6 아반트 세단보다 멋져 보인다. 강남의 A6 타는 모든 여성이 세단보다 개성 넘치고 실용성이 큰 아반트 타는 상상을 해봤다. 좀 더 세련돼 보일 것 같지 않은가? 

BMW GT 독특한 장르의 차다. 처음에 거부감 들던 차가 시간이 지날수록 그 매력을 알 만하다. 7시리즈와 다를 바 없는 뒷자리도 특별하지만, 가장 큰 장점은 7시리즈 같은 주행감각이다.

폭스바겐 폴로 골프가 납작해진 지금 키가 큰 소형차, 그래서 공간효율이 큰 작은 차의 매력은 폴로에서 찾을 수 있다. 폴로의 가장 큰 매력은 주행성능이다. 작은 차의 주행감각이 다른 소형차와 많이 다르다.

스마트 포투 신형의 독특한 디자인은 구형과 전혀 다른 방향이라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 과거에는 유니크한 차였지만 이제는 르노 트윙고와 똑같아 스마트만의 존재감은 없어진 듯하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수익을 낼 수 없으니 어쩌겠는가? 제자리를 맴도는 회전반경은 나를 놀라게 한다.

미니 클럽맨 이렇게 큰 차를 어떻게 미니라고 부르나 싶지만 모기업 BMW에서 플랫폼을 나눠주신(?) 것이 고마울 뿐이다. 더 이상 서자가 아니라 진정한 가족으로 인정받은 기분이다. 쓸모가 큰 공간에 주행성능이 뛰어난 차라 매력이 넘쳐흐른다. 다만 나를 빤히 쳐다보는 테일램프 디자인은 별로다.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 여러모로 매력적인 미니밴인데 괴로운 D필러 디자인 때문에 차 사기를 주저하고 있다. 나는 아직 시트로엥의 독특한 예술 감각을 극복하지 못했다.

볼보 S90 T5 벤틀리를 떠올리는 실내 분위기에서 프리미엄급으로의 신분상승 몸부림이 눈물겹다. 4기통 엔진 하나로 모든 라인업을 커버하는 기술력 또한 놀라운 일이다. 그런데 요즘 차는 운전하는 데 신경 쓸 일이 너무 많다. 준(準)자율주행 장비는 운전에 방해가 안 되는지 의심스럽다. 

두카티 X디아벨 모양으로 본다면 가장 멋진 바이크가 아닐까 생각한다. 성능은 크루저가 아니라 슈퍼바이크라 할 만하다. 다만 전력 질주할 때 운전자세가 고속에 대응할 수 없었다. 팔을 앞으로 뻗고, 다리도 앞으로 쭉 뻗은 자세로 긴장된 순간을 맞이하고 싶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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