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를 구매하는 데 있어 자신과 지향하는 바가 똑같은 사람을 찾기란 쉽지 않다. 나 역시 그랬다. 내가 선택한 차는 링컨 컨티넨탈이다. 예상대로 주변 반응이 뜨뜻미지근했다. 처음에는 서른을 갓 넘긴 나에게 플래그십 세단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그런데 이것뿐일까? 비싼 수리비와 좋지 않은 연비, 물렁거리는 승차감 등 미국 자동차에 대한 선입견들까지. 주변 사람들은 나의 선택을 돌리려고 애썼다. 

나도 주변 사람들 말에 조금 흔들렸다. 하지만 자동차에 대한 지식을 총동원해 여러 자동차 브랜드와 컨티넨탈을 비교, 또 비교했다. 나를 설득하는 과정인 셈이다. 결국 주변의 만류에도 컨티넨탈을 선택했다. 여기엔 미국 자동차에 대한 편견을 조금이나마 깨고자 한 의도도 살짝 있었다. 선택의 가장 큰 이유는 가격 대비 풍부한 옵션과 디자인에 대한 확실한 정체성이었다. 8000만~9000만원이면 구매할 수 있는 자동차 선택의 폭이 상당히 넓어진다. 하지만 이 가격으로 한 브랜드의 플래그십을 소유할 수 있을까? 

남들이 걱정한 부분, 비싼 수리비는 링컨에서 소모품을 포함해 5년·10만 킬로미터의 기본 보증을 하니 안심이 됐다. 여느 자동차 브랜드의 보증 기간과 비교해봐도 5년·10만 킬로미터 기본 보증은 정말 획기적이다. 리터당 7.8킬로미터의 연료 효율도 컨티넨탈의 3리터짜리 트윈터보 엔진을 고려해보면 어느 정도 납득할 만한 수준이다. 물렁거리는 승차감 역시 드라이브 컨트롤로 서스펜션 댐퍼와 운전대의 무게감을 조절할 수 있다. 정숙성과 승차감, 그리고 공간은 충분히 만족스럽다. 편의장비도 문제 없이 작동한다. 한 가지 단점이 있다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영문으로 되어 있어 처음 접하는 사람에겐 낯설 수도 있다. 물론 어려운 영어가 아니기 때문에 사용하는 데는 문제없다. 다른 전자장비까지 상세하게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시간이 많으니 차차 알아봐야겠다. 

자동차 구매는 어렵다. 비교할 것도 많고 주변 사람의 조언도 적지 않다. 이런 정보의 포화 속에서 중요한 건 그 차를 앞으로 운전하게 될 당사자다. 물론 주변 의견도 중요하지만 자동차를 몸소 느끼며 자신에게 맞는 물리적 가치를 찾아가는 경험도 나쁘지 않았다. 글_양철환(건축설계사)

LINCOLN CONTINENTAL
가격 8250만원 레이아웃 앞 엔진, AWD, 5인승, 4도어 세단 엔진 V6 3.0ℓ DOHC 터보, 393마력, 55.3kg·m 변속기 6단 자동 무게 2145kg 휠베이스 2994mm 길이×너비×높이 5115×1910×1495mm 연비(복합) 7.5km/ℓ CO₂배출량 231g/km

구입 시기 2017년 1월 총 주행거리 700km 평균연비 7.8km/ℓ 월 주행거리 700km 문제 발생 없음 점검항목 없음 한 달 유지비 15만원(유류비)

모터트렌드, 자동차, 미국자동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