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Car&Tech

  • 기사
  • 이미지

공유가 뜨는 이유

자동차 회사가 공유 경제에서 진짜로 원하는 건 무엇일까?

2017.03.06

체제의 유지
자동차 산업은 기본적으로 제조업이다. 자동차를 만들어 파는 것이 주 수익원이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자동차 업계에 이런 의문이 던져졌다. ‘만약 사람들이 차를 사지 않는다면?’ 지금까지 자동차 업계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고민거리다.


많고 적음의 차이가 있고 지역에 따라 다를 뿐, 그동안 차는 큰 고민 없이 팔려나갔다. 그런데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 선진국의 경우 출산율 저하로 인구 증가가 정체되고 운전면허를 따는 사람이 줄고 있다. 경기 침체로 가처분 소득이 줄어드는 곳이 많아지는 반면 자동차는 안전과 환경 등 여러 규제를 통과하려다 보니 점점 비싸지고 있다. ‘메가시티’라고 부르는 거대도시에서는 차를 둘 공간이 마땅치 않고 유지관리 비용도 만만치 않다.

 
이처럼 선진국 대도시 관점에서 보면 ‘구매-소유’라는 기존의 자동차 유통 구조가 유지되기 어려운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따라서 소비자로서는 카셰어링 같은 자동차 이용 형태가 합리적인 선택으로 여겨지기 마련이다. 우버로 대표되는 라이드 셰어링도 비슷한 맥락이다. 원래 취지에서 조금 변질된 면도 있지만 차를 세워두는 대신 다른 사람의 이동수단으로 쓰게 하면 그만큼 차의 활용도는 높아진다.


물론 자동차 업계엔 달갑지 않은 일이다. 사람들이 한정된 차를 효율적으로 쓸수록 팔리는 차의 수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한때 자동차 업체들은 이런 공유 형태의 자동차 이용 서비스를 전통적인 구매-소유 모델로 연결하는 다리로 생각하기도 했다. 자사의 차를 많은 사람들이 경험할 수 있는 기회인 만큼 만족도에 따라 구매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구매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공유 형태로 차를 쓰는 사람들의 상당수는 자동차 구매-소유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그저 자유롭고 편리한 이동수단으로서 자동차를 원한다. 또한 필요나 취향에 따라 차를 구매한다고 해도 공유 형태로 경험한 차와 자신이 소유하고 싶은 차를 별개로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자동차 업체들은 관점을 바꾸기 시작했다. 직간접적으로 자동차 공유 사업에 뛰어들기로 한 것이다. 형태는 달라도 자동차 공유 서비스는 자동차라는 이동수단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그동안 판매 상황 변화에 따라 렌터카 업체나 기업체에 대량으로 차를 넘겼던 것처럼, 자동차 회사는 자사가 투자하거나 인수한 공유 서비스 업체에 차를 독점으로 공급할 수 있다. 또한 자신이 소유한 카셰어링 업체에 차를 공급하면 유지관리까지 도맡을 수 있다. 즉, 이동수단 제공에 따른 이용료로 수익을 올리고 고정적인 판매처를 확보함으로써 생산성을 떨어뜨리지 않으면서 애프터서비스 시스템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조금 과장을 섞어 이야기하면, ‘사람들이 차를 사지 않으면? 우리가 사지!’라는 생각으로 스스로 시장을 만들어 기존 시스템을 돌아가게 하는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모든 사람이 자동차를 공유 서비스 형태로 이용하지는 않을 것이다. 공유가 효과적인 환경이 있고 그렇지 않은 환경이 있으며, 여전히 자동차를 소유하는 것이 만족스러운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다. 공유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나타나는 여러 부작용 때문에 이에 대해 반감을 갖는 사람들도 분명히 있다. 그러나 고유의 장점을 잘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고 자동차 이용의 바탕이 되는 환경이 바뀌면서 공유 서비스는 어느 수준에 이를 때까지는 성장할 것이 분명하다. 손해 보는 장사 없다고, 그런 흐름은 자동차 회사들도 잘 알고 있다. 기존 시스템으로 얻을 수 있는 수익이 줄면 다른 해법을 찾아야 하고, 그중 하나로 공유 서비스를 받아들인 것이다. 자동차 업체들이 거창하게 내세우는 ‘굴뚝 산업에서 서비스업으로의 전환’이라는 이야기의 속내에는 이처럼 ‘북 치고 장구 치겠다’는 의도도 담겨 있는 것이다. 글_류청희(자동차 평론가)

 

 

더 큰 그림
자동차 회사가 공유 경제에 관심을 갖는 가장 큰 이유는 급변하는 시장에 맞춘 수익 다각화와 체제 유지다. 하지만 이게 전부일까? 메르세데스 벤츠는 지난 2008년부터 카셰어링 서비스인 카2고(Car2Go)를 직접 운영해왔다. 그런데 최근 자사의 고객이 자신의 차를 다른 사람과 나눠 탈 수 있게 돕는 크루브(Croove)를 론칭했다. 크루브와 같은 P2P 카셰어링 서비스는 자동차 업계가 그동안 확립한 체제를 유지하는 데는 큰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아 보인다. 최소한의 운영비로 수수료를 얻는 플랫폼 비즈니스로서의 역할은 톡톡히 해내겠지만 말이다.


그러나 그림을 크게 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2014년 국내 자동차의 하루 평균 주행거리는 37.6킬로미터다. 2002년의 53.9킬로미터에서 30.2퍼센트나 줄어들었다. 주행거리의 축소는 자동차의 수명 연장을 뜻한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의 통계 자료로는 2014년 10년 이상 된 차의 비율이 1998년의 3퍼센트에 비해 무려 11.3배 이상이 늘어난 34퍼센트다. 


자동차 회사들은 이런 상황을 두려워한다. 자신들이 판매한 차가 쉬지 않고 달리기를 원한다. 수명이 늘어나면 새 차 판매와 애프터서비스에서 얻는 수익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들은 기업이 운영하는 B2P 카셰어링의 장단점을 잘 알고 있다. B2P 카셰어링의 한계는 명확하다. 자동차 구매 대수가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 그들이 자사의 고객을 위한 P2P 카셰어링을 고안한 배경에는 바로 이런 이유가 있다. 과거 미쉐린이 고객들의 타이어 소모를 촉진하기 위해 여행 정보지인 <미쉐린 가이드>를 만든 것과 비슷하다. 


또한 메르세데스 벤츠, BMW, 아우디와 같은 고급차 브랜드들은 보다 많은 사람들이 자사의 차를 경험하길 원한다. 이동수단 그 이상의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알려야 하기 때문이다. 공유 경제는 결국 낭비를 줄이는 것이다. 이 시스템에 길들여진 사람이라고 해도 이용 과정에서 비롯되는 불편함을 모르지 않는다. ‘그냥 그런 차 사는 바에 카셰어링 쓰지’ 또는 ‘돈 벌어서 고급차 사지’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크다. 즉 고급차 브랜드에겐 카셰어링 이용자 모두가 잠재 고객인 셈이다. 


자동차 시장의 양극화는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자율주행 시대가 오면 저가차와 고급차만 살아남을지도 모른다. 따라서 대중차 브랜드는 고급차 브랜드와 조금 다른 노선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미 포드는 셔틀이나 물류와 같은 운송에, GM은 택시를 대체하게 될 라이드 셰어링에 과감하게 뛰어들었다. 자동차 회사들이 공유 경제에 관심을 가지는 배경에는 이렇게 복잡한 계산들이 얽혀 있다. 물론 방법이 무엇이든 목적은 지속성이겠지만 말이다.   글_류민

 

 

 

 

모터트렌드, 자동차, 자율주행

What do you think?
좋아요

TAGS 자동차 공유 사업,자동차 산업의 미래,자동차 산업,자동차 공유 경제

CREDIT Editor 류민 Photo PR 출처 MOTOR TREND

Film

film 더보기
SUBSCRIBE
  • 메인페이지
  • PlayBoy Korea
  • MOTOR TREND
  • neighbor
  • 東方流行 China

RSS KAYA SCHOOL OF MAGAZINE

Copyright Kayamedia Co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