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컨설팅 업체 매켄지는 지난해 공개한 시장 전망에서 “자동차 판매량은 계속 증가하지만 자동차 공유의 영향으로 지난 5년간 연평균 3.6퍼센트였던 판매 증가폭이 2030년까지 2퍼센트대로 줄어들 것”이라며, “오는 2030년에는 신규 판매 10대 중 1대가, 2050년에는 10대 중 3대가 공유에 쓰일 것”으로 예상했다. 

016년 12월, 다임러 그룹은 P2P 카셰어링 플랫폼 크루브(Croove)를 출시했다. 자동차 소유주가 자신의 차를 공유해 수익을 내는 플랫폼이다. 다임러는 이미 2008년부터 ‘카2고’라는 자동차 공유 플랫폼을 유럽에서 운영하고 있었다. 돈을 내고 벤츠와 스마트를 일정 시간 이용하는 방식이다. 다임러 외에도 카셰어링 서비스 사업에 뛰어든 자동차 제조사가 많다. 포드 패스, PSA의 프리2무브, 폭스바겐 퀵카, BMW 드라이브나우, GM 메이븐, 아우디의 아우디앳홈, 닛산 겟앤고 마이크라 등이 있다. 

자동차 제조사는 왜 카셰어링 브랜드를 만들까?
자동차를 공유해서 탄다는 건 그만큼 판매량이 줄어든다는 뜻이다. 어떻게든 많이 팔기 위해 노력해야 할 제조사가 앞장서서 카셰어링 사업을 하는 건 이상하다. 많은 사람이 이렇게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실제로도 이런 연구 결과가 있다. 컨설팅 기업 ‘프로스트 앤 설리번’은 공유차 한 대가 15대의 소유차를 대체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그런데 이 연구 결과대로 미래 자동차 판매량이 15분의 1로 줄어들까? 

경영컨설팅 전문업체 보스턴 컨설팅 그룹의 최근 보고서에서 자동차 공유 시장의 확산으로 신차 수요 감소를 1~2퍼센트 정도로 추산했다. 오는 2021년 전체 자동차 판매량은 7840만대로 예상됐는데, 공유경제 때문에 80만대가 덜 팔릴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공유 목적의 자동차 수요가 새로 생기는 점을 감안하면 전체 수요 감소폭은 50만~60만대 수준으로 전망된다. 

즉, 지금처럼 소비자에게 판매되는 비중이 줄더라도 공유 목적의 법인 판매량이 새로 창출되기에 얼마큼은 벌충된다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법인 판매다. 자동차 제조사가 카셰어링 브랜드를 만드는 건 그쪽으로 신차를 판매하기 위해서다. 또 판매된 차는 많은 사람에게 공유되면서 돈을 벌어준다. 

또 다른 목적이 있다
자동차 제조사는 더 많은 소비자가 자사의 자동차를 경험하길 원한다. 그래서 돈을 들여 전시장을 운영하고 시승 이벤트도 개최한다. 그런데 카셰어링 세상에선 더 많은 고객에게 돈을 받으면서 경험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또 카셰어링은 시승이 아니라 ‘실질적 이동’이다. 다양한 계층의 운전 성향과 이동경로 등의 정보는 새로운 제품 개발에 중요한 자료가 된다. 새로운 전기차를 테스트하거나 고객 반응을 모니터하는 플랫폼으로 훌륭하다. 이렇듯 카셰어링은 자동차 제조사에 새로운 수익 외에도 많은 기회와 정보를 제공해줄 것이다. 여러 자동차 제조사가 카셰어링 사업에 뛰어드는 건 이런 이유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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