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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 콘셉트처럼만 신형 K8이 딱 GT 콘셉트처럼 나와 준다면 정말 좋을 텐데….

기아 K8이 ‘2017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공개된다. 차는 벌써 만들어졌고, 모터쇼에 전시할 차는 이미 배를 타고 태평양을 건너고 있을 것이다. 관련 홈페이지는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별다른 정보 없이 K8을 기다리며, 그 차가 이랬으면 좋겠다는 상상을 한다.

‘2011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데뷔한 기아의 GT 콘셉트는 멋진 차였다. 가볍고 날래 보였다. 4도어 세단이지만 젊고, 역동성이 느껴졌다. 보는 순간 GT 콘셉트가 빨리 생산됐으면 하고 바랐다. 유럽 스타일의 4도어 쿠페는 우리 시장에 안 맞는지 모른다. K8은 해당 세그먼트에서도 크기가 작고, 뒷좌석이 상대적으로 좁아 보인다. 쿠페 스타일의 해치백은 국내 시장에서 안 팔릴 요소가 많았다. 그래서 자동차 취향이 유별난 내가 더 좋아했는지 모른다. 유럽의 모터쇼에서 GT 콘셉트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다. 그리고 생산을 결정하는 데 3년이 걸렸고, 양산까지 다시 3년이 걸렸다. 

제네시스 G70과 많은 부분을 공유하는 K8은 뒷바퀴굴림이라 좋다. 새 차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이 차의 이름을 K6로 할지, K8으로 할지 정하지 못했다는 기사도 있었다. 설마 목표도 없이 차를 개발했을까? 길이×너비×높이가 4690×1890×1380밀리미터인 K8은 K5보다 작다. BMW 3시리즈 크기라 한다. 이름을 K6로 바꿀까 생각한 이유일 것이다. 하지만 콘셉트에 충실하면 크기에 부담을 갖지 말아야 한다. 값이 4000만원 중반에서 5000만원이라니 K8이라는 이름으로 나올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 기아는 2017년 2분기부터 생산해 연간 6만대를 판다는 목표도 세웠다.

역동성을 강조하는 스포츠 세단인 만큼 엔진은 제네시스 EQ900와 G80 스포츠에 얹히는  3.3리터 V6 휘발유 터보를 준비했다. 최고출력 370마력, 최대토크 52.0kg·m를 발휘하며 8단 자동변속기가 달린다. 뒷바퀴굴림뿐 아니라 네바퀴굴림도 나올 것이다. 2.0리터 터보 엔진과 수동변속기의 조합 또한 가능한 얘기다. K8은 되도록 콘셉트카에 가까웠으면 한다. 양산에 걸림돌이 되는 부분만 살짝 고치고, 많은 부분은 콘셉트카 그대로 생산됐으면 한다. 한때는 K9이 ‘GT 콘셉트’의 양산차인 줄 알았다. K9을 보면서 살찌고 둔한 모습에 실망이 컸었다. 다행스럽게도 이제 K8이 진정한 GT 콘셉트가 돼 6년 만에 우리에게 다가온다.

프런트 그릴은 기아의 전형적인 ‘호랑이 이빨’보다 좀 더 세련된 모습으로 신중하기를 바란다. K9에서 시행착오를 겪으며 배운 것이 많았을 것이다. 콘셉트카의 바람개비 모양 휠도 양산차에서 보고 싶다. 하지만 무엇보다 궁금한 건 스포츠 세단으로서의 운동성능이다. 현대가 N카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얻은 노하우를 모두 담지 않았을까? 그래서 포르쉐 파나메라나 아우디 A7 같은 스포츠 성능을 가졌으면 한다.
네 개의 머플러 구멍에서 부글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상상만 해도 흥분된다.

내 마음에 맞는 스포츠 세단으로 부족한 점이 있다면 튜닝으로 보완하는 재미도 클 것이다. K8은 그런 종류의 차일 듯하다. 개인적으로 피터 슈라이어의 1세대 K5 이래 가장 기대되는 차다. K8의 성공은 기아차를 역동적인 차를 만드는 회사로 자리매김하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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