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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나타는 도대체

쏘나타의 위상이 예전만 못하다. 국내에선 경쟁모델에 정상을 내줬고 미국 판매는 서서히 내리막이다. 쏘나타가 다시 일어설 방법은 없는 걸까?

2016.11.30

 

현대자동차는 한국을 대표하는 자동차 회사다. 그리고 쏘나타는 현대차 대표모델이다. 특히 국내와 북미 시장에서 그 존재가 매우 크다. 게다가 지역에 따라 이름이 달라지는 기타 모델들과 달리 쏘나타는 전 세계 어느곳에서도 쏘나타다. 1985년부터 지금까지 일곱 세대를 지나면서 이름을 한 번도 바꾼 적 없이 가장 오랫동안 지켜온 국산차이기도 하다. 판매량뿐만 아니라 브랜드로서도 매우 중요한 자산이란 얘기다. 그런 쏘나타가 최근 부쩍 힘을 잃었다. 현대차의 성장세도 국내외에서 모두 꺾이는 등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무엇이 문제일까?


착실한 성장, 파격의 YF
1985년에 선보인 1세대 모델은 진정한 고급 중형세단이라고 하기에는 아쉬움이 있었다. 1.9~2.0리터급 모델이었던 대우 프린스 및 로얄 시리즈와 달리 1.4~1.6리터 엔진의 스텔라를 고급화하고 1.8~2.0리터 엔진으로 성능을 강화한 모델이었기 때문이다. 국내 최초로 뒷좌석에 전동 시트를 쓰는 등 고급화에 노력을 기울였지만 늘어난 무게와 출력을 감당하지 못하는 등 한계가 드러나 아쉬움도 컸다. 게다가 소나타라는 초기 모델명은 고급 중형세단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경쟁자들의 놀림(개나 소나 다 타는 차) 끝에 이듬해부터 지금의 쏘나타로 바꿔야했다. 2세대인 Y2 쏘나타부터는 상황이 달라졌다. 앞바퀴굴림 기반의 널찍한 실내와 현대적 디자인으로 중형세단 대중화의 문을 활짝 열었을 뿐 아니라 기존 강자였던 대우 프린스·로얄 시리즈까지 과거의 유물로 밀어버렸다. 기세를 몰아 미국 시장에도 도전했다. 3세대 Y3에서는 드디어 독자 플랫폼을 사용하고 4세대 EF부터는 국산 델타 엔진이 탑재됐다.


5세대 NF에 이르러 쏘나타는 세계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상품성과 함께 기술적 독립까지 이뤘다. 2005년부터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현지 생산해 미국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한 첫 모델이기도 했다. 나아가 한국과 미국을 포함해 중국, 인도, 터키, 이집트, 태국, 수단 등 세계 거의 모든 대륙에서 생산 또는 조립되는 글로벌 모델이 됐다. NF 쏘나타는 지금까지도 국내외 많은 자동차 전문가들에게 보편타당한 디자인과 상품성을 두루 갖춘 진정한 패밀리 세단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NF 쏘나타는 앨라배마 공장과 제품력에 힘입어 2004년 처음으로 북미 판매 10만대를 넘은 데 이어 2006년에는 최대 16만대를 초과하는 성과를 보였다.


착실한 성장세에 자신감까지 더한 쏘나타는 드디어 대형 사고를 쳤다. 바로 YF 쏘나타의 등장이다. NF까지의 쏘나타 디자인을 표현하는 언어가 무난함과 보편성이었다면, YF 쏘나타는 정반대로 개성과 파격을 주무기로 삼았다. YF에 대한 반응은 좋거나 싫은 두 부류로 확연하게 나뉘었고 일반인들은 물론 전문가와 매체 사이에서도 디자인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하지만 도전자 입장이었던 미국 시장에선 관심을 끄는 것 자체가 성공이었고 판매량도 20만대를 훌쩍 뛰어넘게 된다. ‘플루이딕 스컬프처의 혁명’이었다.


판매량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었다. 미국 중형 패밀리 세단 시장의 흐름을 바꿔놓은 것이다. YF 쏘나타 이전까지 미국의 중형 패밀리 세단은 신뢰도와 실용성만 높으면 되는 마치 편안한 생활복이나 운동화 같은 차였다. 하지만 화려한 디자인의 YF 쏘나타가 등장하면서 감성적 접근에 눈을 뜨게 됐다. 요즘의 생활복이 패션성을 가지는 것과 같은 접근이었다. 그 결과 토요타 캠리와 닛산 알티마는 스포티하고 젊은 방향으로, 혼다 어코드는 럭셔리한 디자인으로 이전에는 없었던 감성을 내세웠다. 그 출발점에 YF 쏘나타가 있었다. 도전자였던 쏘나타가 시장을 리드할 수 있는 위치까지 성장했다는 중요한 증거였다.

 

 

LF가 부진한 까닭은?
그런데 LF와 함께 쏘나타가 제자리로 돌아왔다. 누구에게나 어울리는 무난하고 점잖은 디자인과 함께. 발매 초기에 좋고 싫음이 극명하게 갈렸던 YF와 달리 LF 쏘나타는 디자인에 대한 갑론을박은 거의 없었다. 그보다는 ‘본질로부터’라는 슬로건에 걸맞게 대폭 향상된 달리기의 기본기가 평가 주제로 떠올랐다. YF와 동시대 모델들에 적용됐던 플루이딕 스컬프처는 대단히 진보적인 디자인이었다. YF가 선보였던 2009년 쏘나타의 국내 판매는 N F 8만5000대와 Y F 6만1000대로 14만대에 육박했다.


2010년에는 YF 13만5000여 대를 중심으로 마침내 15만대를 넘는다. 하지만 이듬해에 10만대 수준으로 떨어진 뒤로는 좀처럼 판매량을 회복하지 못하고 서서히 줄었다. 이런 약세는 LF가 투입된 2014년과 2015년 10만8000대 수준으로 약간 회복했지만 약
세는 계속됐다.


SUV의 전 세계적인 인기에 세단 시장이 위축됐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하지만 쏘나타 판매량에 택시나 렌터카 등 특수판매용인 LPG 모델 비중이 절반 정도 된다는 점을 보면 쏘나타의 일반 승용모델 판매는 확실히 위축됐다. 보편성과 상품성에 뛰어난 기본기까지 갖췄지만 맥을 못 추고 있는 것이다. 이는 한국 중형세단 시장도 달라졌음을 의미한다. 현대차는 이런 변화를 일으킨 장본인이 전신인 YF 쏘나타였다는 사실을 잠시 잊고 있었다. 중형 승용차는 더 이상 진부한 시장이 아니다. 그런데 현대차는 L F를 내놓으면서 자신이 일으킨 변화에서 스스로 빠져나오는 실수를 범했다. 그리고 잘못된 처방이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L F 쏘나타의 신차 효과는 기대를 밑돌았다. 2014년 3월 출시해 연말까지 내수 시장에서 7만1191대 팔리며 월평균 7000대 수준에 그쳤고, 그중 3만2000대 이상이 택시와 렌터카로 판매되는 LPi 모델이었다. YF의 실질적 마지막 해였던 2013년 판매량이 8만4000대로 월평균 7000대였다는 것을 생각하면 대단히 실망스러운 성적이었다. ‘본질로부터’라는 슬로건이 말하듯 YF의 가장 큰 약점이었던 기본기를 집중적으로 향상시킨 모델이었기 때문에 이런 결과는 가히 충격적이었다.


기존 제품의 약점을 보완한 신제품의 판매가 늘지 않았다는 것은 실패 원인이 제품력에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현대차는 제품력을 개선하는 대응책을 꺼냈다. 2015년 7월 발표된 2016년형 모델은 새로운 엔진을 추가해 ‘일곱 개의 심장’을 강조했다. 1.7리터 디젤(U2), 1.6리터 터보 GDI(감마), 2.0리터 터보 GDI(세타Ⅱ), 2.0리터 CVVL, 2.0리터 GDI 하이브리드, 2.0리터 GDI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2.0리터 LPi(이상 누우) 등이었다. 결과는 신통치않다. 2015년 내수 시장에서 쏘나타는 LF 9만9669대와 YF 택시 LPi 8869대 등 10만8538대가 판매돼 2014년 10만6658대(YF 3만5467대, LF 7만1191대)에서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내수 승용차 시장이 9.3퍼센트 성장한 것에 비하면 실제로는 감소한 셈이다.


SM6와 말리부 등의 도전이 거센 올해는 상황이 더욱 좋지 않다. 9월까지 쏘나타 전체 판매량은 2700대 남짓의 YF를 포함해 6만3435대로 연말까지 8만대도 버거운 현실이다. 북미 판매량도 마찬가지다. 24만대를 넘겼던 2011~12년 YF의 기록을 깨긴커녕 23만여 대의 2014년에 비해 하락세다. 제품 구성이나 라인업은 해결책이 아니라는 뜻이다.

 

 

가르치려 들면 탈난다
시장점유율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3년 연속 800만대 달성은 멀어졌으며 세계 5위 자리마저 내주는 등 현대차의 요즘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소위 ‘현까’라 불리는 안티들이 양산하는 부정적 댓글과 이미지도 그들 입장에서 가슴 아프다. 나름 열심히 하고 있는데 그 노력을 몰라주는 대중이 서운할 만하다. 하지만 대중의 마음을 한 방에 사로잡을 묘수는 없다. 내수용차 차별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가졌던 내수용 쏘나타와 미국 생산 쏘나타의 정면충돌 공개 실험은 좋지 못한 예에 속한다. 두 차의 안전도가 근본적으로 같다는 것을 증명했음에도 현대차는 무수한 의혹의 눈초리만 얻었다. 실험 결과는 현대차가 이겼지만 현대차가 원했던 민심은 오히려 잃은 셈이다. 이는 부모와 어린 자녀의 대화와 매우 비슷하다. 부모는 강자이고 자녀는 약자다. 부모가 옳
다고 생각하는 것을 (아무리 그것이 옳다고 해도) 강압적으로 가르치면 힘없는 자녀는 겉으로만 따를뿐 속으로 반감을 갖게 된다.

 

반감을 드러내는 것은 시간문제다. 이유는 간단하다. 강자가 약자의 마음을 헤아리는 공감의 과정이 생략됐기 때문이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부모이지 선생님이 아니다. 현대차라는 거대한 과점기업 앞에서 소비자들은 약한 아이처럼 위축감을 느낀다는 점에서 같은 이치를 적용할 수 있다. 분명 현대차는 자동차를 소비자보다 훨씬 잘 알고 자신이 만든 차는 더욱 잘 안다. 그렇다고 해서 ‘잠자코 들어! 내가 맞아’라며 소비자들을 윽박지르면 소비자들은 수긍하기보다는 ‘알지만 그래도 난 네가 싫어!’라고 관계가 완전히 어긋나고만다. 아이를 키워본 부모들은 안다. 자식의 마음을 얻고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를. 현대차는 소비자 마음을 읽고 공감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스펙 말고 진심
지난 10월 말 SBS <드라이브 클럽> 첫 방송에서 중 형세단들을 다뤘다. 주인공은 태풍의 핵인 르노삼성 SM6와 쉐보레 말리부였다. 제작진은 물론 함께 출연하는 패널들도 쏘나타에 별 관심이 없었다. 이는 시장이 쏘나타를 바라보는 솔직한 관점이기도 했다. 쏘나타라는 제품을 이해하려 하기보다는 현대차 대표 모델이며 중형세단 시장 터줏대감인 쏘나타의 위상이 흔들린다는 사실에만 관심을 갖는 것이다. 하지만 쏘나타의 실력은 매우 뛰어났다. 기본형인 2.0 CVVL 모델로도 터보 엔진의 경쟁모델들에 뒤처지지 않는 성능을 보였다. 이해하기 쉬운 조종 특성 덕에 안심하고 빠르게 달리기 가장 쉬운 차이기도 했다. 모든 면에서 특별히 떨어지는 면도 없었다. 매우 높은 수준에 다다른 기본기에 상품성까지 갖춘 훌륭한 제품이었다. 균형이라는 점에서 S M6나 말리부가 여전히 쏘나타에 미치지 못함도 확인할 수 있었다. LF는 ‘본질로부터’라는 슬로건을 실행에 옮겼다. 제대로 잘 만든 차라는 의미다.


취업 준비생이 떠오른다. 사회와 회사에 쓸모가 많은 준비된 인재다. 그런데 취업 문턱에서 한두번 고배를 마시자 엄청난 돈과 시간을 들여 ‘스팩’을 보강한다. 하지만 회사의 취업 담당관은 그가 애써 채운 스펙을 좀처럼 살피지 않는다. LF 쏘나타가 꼭 그렇다. 기본기를 잘 다졌다. 그런데 신차 효과가 부진하자 일곱 개의 심장으로 실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LF의 스펙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스펙 보강’의 문제는 또 있다. 일곱 가지 심장은 U2, 감마, 세타Ⅱ, 누우 MPI와 GDI 등 계열이 제각각이다. 세계적으로 계열이 다른 엔진을 이렇게 많이 가진 모델은 본 적이 없다. 엔진 계열이 다르면 엔진과 관련된 컨트롤 유닛은 물론 배선 등 눈에 보이지 않는 많은 부분도 서로 다르다. 생각보다 원가가 훨씬 올라가는 것이다. 복잡한 공정 탓에 품질 관리에
도 어려움이 크다. 선택지가 많아 소비자에게 도움이 되지만 반대로 선택을 어렵게 만드는 부작용도 따른다. 경쟁모델들이 매우 간단한 엔진 라인업을 가진 것을 보면 LF 쏘나타의 현 상황은 정리가 잘돼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현대차는 일단 쏘나타의 엔진 라인업부터 정리해야 한다. 3가지인 S M6나 말리부와 비슷하거나 하나 많은 정도면 충분하다. 재고 및 원가 관리에도 훨씬 유리하고 소비자들의 선택도 그만큼 쉬워진다. 쏘나타의 최근 부진은 라인업 부족에서 온 문제가 아니다. 여기에 더해 차세대 쏘나타의 디자인은 지금보다 주장이 강해야 한다. 강한 개성의 아반떼와 그랜저는 결국 성공했다. 쏘나타는 세계 중 형세단 시장에 디자인 바람을 일으킨 주인공이다. 공격적인 디자인을 취한다고 해서 비난할 사람은 없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소비자와의 소통이다. 시작은 소비자의 마음을 여는 일이다. 이 단계만 넘어가면 그들은 ‘쏘나타가 이렇게 좋은 차였어?’ 하고 놀라게 될것이다.

 

진격의 쏘나타 
북미 시장에서 쏘나타 판매량은 꾸준히 늘었다. 2004년 NF 출시이후 10만대를 넘었고 2010년 YF출시로 20만대 고지를 점령했다. 문제는 LF가 선보인 2014년부터다.

 

일곱 개의 심장 vs 라이벌
지난 9월까지 LF 쏘나타는 6만742대, SM6는 4만513대, 말리부는 1만9702대 팔렸다. 하지만 LPG 모델을 제외하면 6가지 엔진의 쏘나타 판매량은 3만3135대로 3가지 엔진뿐인 SM6(3만3624대)보다 적다. 최근의 부진이 라인업 문제는 아니라는 얘기다.

 

 

모터트렌드, 자동차, 현대자동차, 국산차, 중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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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S 현대자동차,쏘나타,NF 소나타,YF 소나타,SM6,말리부,라인업 정리

CREDIT Editor 나윤석 Photo PR 출처 MOTOR TR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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