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출력, 멋진 디자인, 넓은 실내 공간, 적정한 가격 등 차를 살 때 따져보는 조건은 사람마다 다르다. 난 ‘차는 일단 잘생기고 봐야 한다’는 기준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올 4월 아이의 탄생과 함께 아빠가 되면서 차를 선택하는 기준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 “자기야, 트렁크에 디럭스 유모차 들어가지?” “이 차 아기가 탈 건데 조용하겠지?” 첫 차에 대해 고민할 때마다 아내의 목소리가 뇌리를 스쳐 지나갔다. 어느덧 차를 선택하는 조건은 내가 아닌 뒷좌석에 있을 아이를 중심으로 맞춰지고 있었다.

처음에는 주변에서 쉐보레 올란도를 추천했다. 전시장에서 만난 올란도는 앞서 말한 조건들을 충족시키고도 남았다. 넓은 실내 공간과 트렁크, 그리고 영업 직원이 이야기해준 높은 안전성이 매력적이었다. 하지만 사나이의 가슴을 움직이게 할 만한 무언가가 없었다. 그리고 그렇게 썩 잘생기지도 않았다. 나의 마음이 너무 티가 났던 걸까? 옆에 있던 영업 직원이 다시 말을 걸었다. “올란도가 별로면 얼마 전 출시한 이 차는 어떠세요?” 그가 가리킨 곳엔 신형 말리부가 있었다. 생김새도 마음에 들었고 시승했을 때의 주행감도 즐거웠다. 배기량이 1.5리터라고 해서 출력이 약할까봐 걱정했지만 기우에 불과했다. 그렇게 말리부와의 첫 인연이 시작됐다.

차를 받고 가장 먼저 확인한 건 트렁크였다. 일단 눈대중으로 봐도 부모님 차인 그랜저 HG와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넓어 보였다. 실제로 디럭스 유모차를 넣어도 공간이 반이나 남았다. 마트에서 장을 보고 짐을 실어도 여유로웠다.
아이의 단잠을 깨우지 않는 정숙성 또한 이 차의 매력 포인트다. 아이들링 상태에서 엔진 소리가 거의 들어오지 않아 조용하다. 실제로 최근에 차를 정차하고 엔진 소리가 들리지 않아 시동을 껐다고 생각해 그냥 내린 일도 있었다. 아이를 위한 조건은 이것으로 충분하다. 차를 타고 몇 바퀴 둘러보니 나를 위한 차로도 그만이었다. 말리부는 내 인생의 첫 차로 그리고 가족의 첫 차로 앞으로 낭만적인 선물을 가져다줄 것이라 확신한다. 글_유종선(회사원)

CHEVROLET MALIBU 1.5 TURBO

가격 2460만원 레이아웃 앞 엔진, FWD, 5인승, 5도어 세단 엔진 직렬 4기통 1.5ℓ DOHC 터보, 166마력, 25.5kg·m 변속기 6단 자동 무게 1400kg 휠베이스 2829mm 길이×너비×높이 4922×1854×1464mm 연비(복합) 13.0km/ℓ CO₂ 배출량 131g/km 구입 시기 2016년 6월 총 주행거리 1200km 평균연비 10.0km/ℓ  월 주행거리 400km 문제 발생 도어 패널 소음 점검항목 없음  한 달 유지비 6만원(유류비)

모터트렌드, 유모차, 패밀리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