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찌감치 운전의 재미에 눈을 뜬 나는 만 19세에 면허를 땀과 동시에 첫 차로 엘란트라를 구입해 타고 다녔다. 그 뒤로 스쿠프, 티뷰론 등 과감한 운전 실력을 뽐내기 좋은 혈기왕성한 차들을 찾았다. 그러다 30대 후반 그랜저 TG를 타면서 중형 세단의 차분함으로 기울어졌다.

지난해부터 다음 차를 물색했다. 중대형 세단의 소비 연령이 낮아지고, 독일 세단들의 춘추전국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어 독일 중형 세단을 알아보려던 찰나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가 터지고 말았다. 난 거의 전국을 누비며 레저 활동을 하기에 효율 높은 디젤 중형 세단을 찾고 있었는데 말이다.

그래서 다시 신중하게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친구가 닛산 전시장에 데리고 갔다. 그곳에서 지금의 맥시마와 조우했다. 맥시마의 첫인상은 이랬다. ‘뭐가 이렇게 둔탁해 보이지?’ 하지만 이런 의구심은 오래가지 않았다. 맥시마는 안팎이 참 다른 차다. 실내는 고급스럽고 승차감은 부드럽다. 옵션도 웬만한 고급 세단에 기본으로 장착된 것들이 보였다. 힘 있는 엔진 소리가 내 마음을 빼앗아갔다. 망설임 없이 바로 계약했다. 

보통 이런 크기의 세단은 ‘아빠 차’ 이미지를 극복하기 쉽지 않은데 맥시마는 그런 선입견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 도로를 달려보면 VQ 엔진의 강력한 퍼포먼스가 느껴지는데 달리기 좋아하는 남자들을 홀리기에 딱 좋다. 우렁찬 엔진 소리와 묵직한 스티어링휠, 고속에서도 안정된 코너링, 편안한 저중력 시트,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 등 어느 것 하나 마음에 안 드는 것이 없다. 연비는 다소 아쉽지만 이 차의 출력을 생각한다면 섭섭하게 생각할 것도 아니다. 고속 연비는 리터당 12.7킬로미터인데 같이 다니는 지인의 3년 된 소형차보다 좋아 요즘엔 주로 내 차로 같이 다니고 있다.

맥시마를 탄다고 하면 한결같이 나오는 반응이 있다. “아니, 왜 그 가격에 그 차를?” 모르시는 말씀. 맥시마는 중년의 나이에 어울리는 중후한 세단의 멋과 날렵한 운전 재미를 두루 갖춘 팔방미인이다. 남들이 다 들고 다니는 가방과 옷을 좋아하지 않고 독특한 개성을 추구하는 나에게 맥시마는 ‘레어템(?)’이다. 글_조미희(자영업)

NISSAN MAXIMA

가격 4370만원 레이아웃 앞 엔진, FWD, 5인승, 4도어 세단 엔진 V6 3.5ℓ DOHC 303마력, 36.1kg·m 변속기 무단변속기 무게 1640kg 휠베이스 2775mm 길이×너비×높이 4900×1860×1435mm 연비(복합) 9.8km/ℓ CO₂ 배출량 181g/km 구입 시기 2016년 7월 총 주행거리 4162km 평균연비 8.9km/ℓ 월 주행거리 1387km 문제 발생 없음 점검항목 없음 한 달 유지비 25만원(유류비)/25만원(세차, 광택)

모터트렌드, 닛산, 일본자동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