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차는 자동차와의 대화다. 차를 아끼는 마음은 꼼꼼한 세차에서 드러난다. 세차장이야말로 그런 마음들이 모이기에 최적의 장소다. 대단한 혁신 없이 세차장의 칙칙한 분위기만 바꿔도 그런 마음들이 모여 하나의 세차 문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 요즘 전국 어디서든 볼 수 있는 프랜차이즈 세차장 워시존은 차주들의 마음을 잘 파악한 듯하다. 우선 세차 베이의 디자인에 신경을 써 일반 세차장에 비해 깔끔하고 쾌적하다. 원형 파이프 뼈대를 세련된 느낌이 나도록 슬림한 철골 구조물로 바꾸었다. 여기저기 덕지덕지 붙어 있던 부착물을 떼고 깔끔한 투명 컬러 스티커를 붙이고 조작 장치는 터치패널로 변경했다. 베이 사이의 벽은 투명한 아크릴로 교체해 탁 트인 시야와 넓은 공간감을 제공한다. 혼자 와서 후다닥 세차만 하고 가는 게 아니라, 오래 머물며 차를 좀 더 세밀하게 들여다보고 사람들과 어울려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진다. 열심히 세차를 해본 사람을 알겠지만 여름이든 겨울이든 세차 후엔 언제나 갈증이 밀려온다. 아무리 작은 규모의 세차장이라도 항상 음료수 자판기가 있는 이유다. 워시존은 1층에 컨테이너로 작은 카페를 꾸몄다. 땀 흘려 세차한 뒤 시원한 음료를 마실 수도 있고, 누군가 세차하는 동안 기다릴 수도 있고, 자동차 동호회들의 작은 담소 장소로도 쓰일 수 있다. 세차가 하나의 취미이자 문화로 자리 잡혀가는 만큼 이제 세차장엔 카페가 꼭 있어야 한다.

모터트렌드, 자동차, 컨테이너커피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