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뉴 무라노의 강인함은 차량 전면에서부터 시작된다. 듬직한 V-모션 그릴과 LED 부메랑 시그너처 헤드램프는 올 뉴 무라노의 남성적인 강인함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올 하반기 자동차 시장의 키워드를 꼽자면 두말할 것 없이 SUV다. 이미 뜨거운 경쟁이 예고된 가운데, 닛산 역시 당당하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닛산을 대표하는 프리미엄 SUV 올 뉴 무라노(All New Murano)다. 2009년 ‘베스트셀링 SUV Top 3’에 오를 만큼 인기를 끌었던 무라노. 3세대 플래그십 모델인 올 뉴 무라노에 쏠리는 대중의 관심은 지극히 당연해 보인다. 과연 올 뉴 무라노는 기존 2세대와 어떻게 달라졌을까.

기존의 SUV가 파워에 집중했다면 최근 출시된 SUV는 세단의 우아함을 겸비한 도심형 크로스오버가 대세다. 올 뉴 무라노는 마땅히 후자에 줄을 섰다. 그 이름부터도 무라노가 아닌가. ‘무라노’는 유리공예로 유명한 이탈리아의 섬에서 따온 이름으로, 강력한 파워는 물론 우아함까지 갖춘 프리미엄 SUV를 선보이겠다는 의지인 셈이다. 그들의 의지만큼 올 뉴 무라노의 존재감은 더욱 강력해졌다.  

전장 4900mm, 전폭 1915mm, 전고 1690mm의 올 뉴 무라노. 웅장한 차체만 보면 대형이 아닐까 싶지만, 올 뉴 무라노는 중형 SUV 시장에 정확히 안착해 있다. 2세대에 비해 차체는 길고 폭은 넓어졌지만, 대신 전고를 낮춰 더욱 안정적인 주행력을 확보했다. 웅장한 볼륨감 뒤에 감춰진 닛산 특유의 날렵하고 강인한 감성은 여전하다. 차량 전면에 듬직하게 자리한 V-모션 그릴과 LED 부메랑 시그너처 헤드램프는 올 뉴 무라노의 남성적 강인함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4900mm에 달하는 긴 전장과 과감한 펜더 및 캐릭터 라인은 입체적이고 역동적인 올 뉴 무라노의 본색을 여지없이 드러낸다. 마치 차량 지붕이 공중에 떠 있는 듯 보이는 플로팅 루프 디자인 역시 올 뉴 무라노의 역동성에 한몫한다. 다소 육중한 덩치지만 공기저항계수 0.31, 스포츠카 수준의 낮은 공기저항계수는 바로 여기에 기인한다.     

4900mm에 달하는 긴 전장과 과감한 캐릭터 라인으로 더욱 입체적이고 역동적인 올 뉴 무라노.
 

‘움직이는 스위트룸’을 콘셉트로 한 올 뉴 무라노의 우아한 면모는 차 문을 연 순간 바로 목도된다. 약간의 과장을 더하자면, VIP 라운지에 초대된 듯한 느낌이랄까? 그만큼 넓고 안락하다. 군더더기를 없앤 모던한 디자인과 우아한 인테리어가 적용된 덕분이다. 올 뉴 무라노의 존재감을 뽐내는 센터페시어부터 그렇다. 차량 전면과 이어지는 V형 프레임 안에 8인치 터치스크린을 필두로 50% 이상 줄어든 조작 버튼으로 모던한 디자인을 구현했다. 간결하고 직관적인 디자인 덕에 조작 편의성까지 높였다. 하나 올 뉴 무라노가 내세우는 실내 디자인의 승부처는 어쩌면 의자일지 모른다. 올 뉴 무라노는 닛산의 최고급 SUV 모델답게 닛산 라인업 중 최초로 1-2열 전 좌석 저중력 시트를 적용했다. 이는 미항공우주국(NASA) 연구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 골반과 허리, 가슴까지 신체의 중심을 과학적으로 지지해 주행 시 느낄 수 있는 스트레스를 최소화한다. 실제로 육중한 차체에서 오는 약간의 흔들림을 예상했지만 코너링에서조차 몸을 부드럽게 감싸는 안락함이 주행 내내 이어졌다. 탑승자를 위한 배려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2열 탑승자의 시야를 넓히고 1열 탑승자와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센터콘솔을 낮고 넓게 설계했다. 스마트폰을 충전하거나, 음악 선곡을 바꾸고 싶을 때조차 운전자에게 더 이상 요청할 필요가 없다. 올 뉴 무라노에선 이 모든 게 뒷좌석에서도 가능하다. 2세대보다 개폐율을 높인 파노라마 선루프 덕에 뒷좌석에서도 앞좌석의 시원한 개방감을 만끽할 수 있다. 이 안락하고 우아한 VIP 라운지에 음악이 빠질 순 없지 않겠나. 올 뉴 무라노는 차량 설계 단계부터 엔지니어와의 협업을 거쳐 탄생한 ‘보스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을 탑재했다. 총 11개의 스피커가 차량 곳곳에 과학적으로 숨어 있으니, 오직 필요한 건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 잔뿐이다. 선루프의 가을바람마저 더해진다면 더할 나위 없을 테고. ‘움직이는 스위트룸’을 호언장담한 그들의 자부심은 괜한 큰소리가 아니었다.

1 적재 공간이 여유로운 트렁크. 2 모던하고 우아한 라인이 돋보이는 실내. 3 도심형 크로스오버를 표방하는 올 뉴 무라노는 정숙한 주행력을 자랑한다. 4 탁 트인 개방감과 안락함으로 VIP 라운지를 떠올리게 하는 실내 디자인. 5 2세대보다 더욱 커진 파노라마 선루프로 시원한 개방감을 선사한다.  
 

안락함을 강조했다고, SUV의 자존심이라 할 힘과 기술력에 소홀했을 리 만무하다. 올 뉴 무라노는 2.5리터 QR 슈퍼차저 엔진(233마력)과 15kW(20마력) 전기모터의 조합으로 최고 출력 253마력, 최대 토크 33.7㎏·m의 강력한 힘을 자랑한다. 2세대의 숙제로 떠올랐던 연비 역시 하이브리드 시스템 탑재로 약 35% 향상된 11.1㎞/L의 복합연비를 달성했다. 큰 차체의 우려를 벗고, 시내 주행의 필수인 부드러운 가속감과 정숙성은 만족할 만하다. 강력하고 효율적인 올 뉴 무라노의 심장에 걸맞은 기술력도 빼놓을 수 없다. 차량 주변의 이미지를 360도로 보여줘 주변 장애물과 사각지대의 위험을 방지할 어라운드 뷰 모니터, 주차 시 차량 주변에 움직이는 물체를 감지해 보여주는 물체 감지 시스템, 앞차와의 간격 유지 및 충돌 방지를 위한 전방 비상 브레이크, 전방 충돌 예측 경고 시스템 등 세이프티 실드(Safety Shield)라는 닛산의 오랜 철학을 고스란히 담았다. 도로 위의 새로운 스위트룸을 선사할 올 뉴 무라노. 5490만원의 가격만큼 그 질주 역시 평범하지 않다.

올 뉴 무라노의 후면은 리어 글라스에 통합된 부메랑 시그너처 램프를 통해 전면과 통일감을 주었다. 스마트하고 안정적인 뒤태는 말할 것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