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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고 유쾌한 차, 이보크 컨버터블

랜드로버가 새로운 틈새시장을 개척하고 깃발을 꽂았다

2016.09.29

현재 이보크 컨버터블은 2.0리터 디젤 엔진만 판매되고 있다.

 

랜드로버는 모험으로 점철된 역사와 전통을 지닌 브랜드다. 길이 없는 곳으로 인간을 인도하며 미지의 세계를 개척했다. 하지만 이보크에게선 새로운 길을 개척하려는 의지와 노력이 잘 보이지 않았다. 대신 그동안 랜드로버에서 기대할 수 없었던 아스팔트 위에서의 날렵한 거동과 핸들링을 지녔다. 이 또한 랜드로버의 새로운 모험이었다. 랜드로버가 이보크로 다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SUV의 지붕을 걷어낸 것. 그동안 지붕 없는 SUV가 없었던 건 아니다. 오프로더들 중엔 지붕이 없는 차가 꽤 있다. 랜드로버 역사에서도 1948~1958년 생산된 시리즈 1은 소프트톱을 얹고 있다. 그럼에도 이보크 컨버터블이 랜드로버 역사의 새로운 여정인 이유는 앞서 말했듯 오프로드를 위한 차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보크는 다른 랜드로버에 비해 지상고가 낮다. 즉 이보크 컨버터블은 로드스터처럼 속도와 바람을 즐기기 위한 SUV다. 

 

SUV에 소프트톱 컨버터블이 씌워진 모습이 이채롭다. B, C, D필러가 없는 SUV라니. 그동안 지붕 없는 SUV를 종종 보기는 했지만 이렇게 본격적으로 필러까지 걷어내고 톱이 전동식으로 접히는 SUV는 처음이아닌가 싶다. 그래서 랜드로버는 ‘68년역사의 최초의 컨버터블’이라 했을 것이다.

 

시트에 앉으니 몸이 폭 감싸지는 듯한 느낌이다. 옆자리에선 “소풍 바구니에 들어앉은 느낌”이라고 한다. 컨버터블은 톱을 열었을 때의 개방감뿐만 아니라 닫았을 때의 안정감도 중요하다. 첫인상이 좋다. 

 

톱을 여는 데는 18초가 걸린다. 시속 48킬로미터까지도 여닫을 수 있어 편하다. 여닫는 데 듣기 싫은 소리가 나지도 않는다. 이 또한 컨버터블에게 중요한 덕목이다. 컨버터블은 열고 닫는 움직임에서 전동 모터 소리가 크게 들리는 차들이 있다. 경박하다. 톱을 여닫을 때는 그 움직임 하나하나가 우아해야 한다. 고급 브랜드 랜드로버가 이를 모르지 않았을 터다. 

 

 

 

새벽 녘, 톱을 열고 강남 한복판을 달리는 기분이 상쾌하다. 시원한 바람이 마감으로 찌든 몸뚱이에 생기와 활력을 불어넣는다. 기분이 좋다. 윈드실드 맨 위에 윈드 디플렉터가 없는데도 바람이 많이 들어오지 않는다. SUV의 구조상 윈드실드가 로드스터보다 넓고 높은 덕분이다. 윈도까지 올리면 위쪽에서만 살랑거리는 바람 소리가 날 뿐 머리채를 쥐고 흔드는 것과 같은 바람은 없다. 어쩌면 이보크는 2인승 로드스터보다 컨버터블로 만들기에 더 훌륭한 구조가 아닌가 싶다. 이렇게 바람을 제어하기 쉬운 구조이면서 네 명이서 완벽하게 오픈에어링을 즐길 수 있으니까. 

 

대부분의 컨버터블은 뒷자리가 없다. 뒷자리가 있더라도 인간을 위한 공간이 아니다. 인간이 앉더라도 앞자리보다 낮아 개방감은 고사하고 폐소공포증을 유발할 정도다. 차체가 전복됐을 때 뒷자리 승객을 보호하면서 톱을 쉽게 접게 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랜드로버는 전통적으로 뒷자리로 갈수록 더 높은 시트 포지션을 고집한다. 개방감을 위해서다. 이보크도 마찬가지. 하지만 이런 구조는 컨버터블을 만들기 쉽지 않다. 그럼에도 랜드로버는 베바스토(Webasto)와 함께 이 어려운 걸 해냈다. 베바스토는 개방형 톱 제작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을 자랑한다. 페라리, 맥라렌을 비롯해 수많은 브랜드가 베바스토의 기술을 쓰고 있다. 

 

베바스토는 이보크 컨버터블의 독특한 구조를 위해 Z자로 접히는 톱을 만들었다. 뒷자리 승객이 있어도 머리가닿지 않게 열리고 닫히며 충분한 헤드룸을제공한다. 뒤에 앉아보니 다행히 폐소공포증을호소할 일은 없을 듯하다. 네 명이서 완벽한 개방감과 속도, 바람을 즐길 수 있다는 건 아주 큰장점이다. 일반 로드스터에선 체험할 수 없으니 말이다. 다만 톱을 닫았을 때 타고 내리는 게번거롭다. 뒷자리 승객의 안전에 대한 대비는헤드룸 뒤에 숨어 있는 롤오버 바가 책임진다.차체 전복이 감지되면 빠르게 튀어나온다.

 

다행히 톱을 닫았을 때 모습도 괜찮다. 몇 해 전 닛산도 무라노의 지붕을 걷어내는 과감함을 선보였다. 하지만 그 모습이 어정떠 타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다행히 랜드로버와 베바스토가 어려운 구조 속에서도 스타일을 놓지 않았다. 이 또한 아주 중요하다. 톱을 연다는 건 나 자신을 과감히 드러낸다는 것이다. 못생긴 차에선 다른 이의 시선이 따갑게 느껴질 수도 있다. 

 

이보크가 지붕을 걷어내면서 여러 장점이생겼지만 포기하고 양보해야 할 부분도 있었다. 승차 인원이 한 명 줄어 4인승이 됐고 트렁크 공간이 420리터에서 251리터로 줄었다.톱을 닫았을 때 뒤가 잘 보이지 않는다. 때문에차체가 크게 느껴지기도 한다. 뒤 휠하우스 폭과 노즈 좌우측 폭에 대한 감각이 떨어졌다. 차체도 무거워졌다. 2톤이 넘는다. 때문에 이보크에서 느꼈던 경쾌함이 없어졌다. 엔진은 2.0리터 디젤 인제니움. 무게에 대한 부담은 없지만0→시속 100킬로미터 가속이 10.3초이니 쫄깃한 가속은 만들지 못한다. 스티어링은 부드럽고 자연스러운데 날렵한 조종 감각이 사라졌다. 

 

많은 부분에서 양보와 타협이 있었다. 덕분에 이보크 컨버터블은 즐겁고 유쾌한 차가 됐다. 네 명이 함께 오픈에어링을 즐길 수 있으니 기쁨도 네 배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다만 틈새시장을 위한 틈새 모델인데 그 틈새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 

 

 

SPECIFICATION

LR RR EVOQUE CONVERTIBLE HSE

기본 가격 9040만원 레이아웃 앞 엔진, 4WD, 2+2인승, 2도어 컨버터블 엔진 직렬 4기통 2.0ℓ DOHC 터보 디젤, 180마력, 43.9kg·m 변속기 9단 자동 공차중량 2080kg 휠베이스 2660mm 길이×너비×높이 4360×1900×1609mm 복합 연비 12.4km/ℓ CO₂ 배출량 156g/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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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S 랜드로버,컨버터블,이보크,베바스토,이보크 컨버터블

CREDIT Editor 이진우 Photo 랜드로버 출처 MOTOR TR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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