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 벤츠의 퓨처 버스

지난 7월 18일 세계 최대 버스 제조업체인 다임러 버스에서 메르세데스 벤츠 퓨처 버스를 선보였다. 이름처럼 미래적인 분위기가 물씬 나는 이 버스는 자율주행 기능인 시티 파일럿을 품고 있다. 다임러 버스는 퓨처 버스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시내에서 20킬로미터를 스스로 달렸다고 자랑했다. “우리는 2년 전 스스로 달리는 자율주행 트럭 퓨처 트럭을 선보였습니다. 그리고 이 자율주행 기술에 시티 파일럿이라는 이름을 붙여 버스에 집어넣었습니다. 우리의 새로운 자율주행 기술이 대중교통을 보다 안전하고 효율적이며 생산적으로 만들어줄 것입니다.” 다임러 그룹의 보드 멤버 볼프강 베른하르트의 말이다.

 

퓨처 버스는 똑똑하다. 달리고 있는 길이 자율주행을 하기에 적합한지 스스로 파악하고 운전자에게 알린다. 운전자는 시티 파일럿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가속페달이나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차가 스스로 달린다. 차에 달린 수많은 카메라와 센서가 주변 상황을 계속 감시하는데 만약 자율주행을 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판단되면 운전자에게 직접 운전대를 쥐라는 경고를 보낸다. 시티 파일럿은 차선만 지키며 달리는 게 아니다. 교통신호도 인식한다. 와이파이를 이용해 다음 신호나 도로 상황도 미리 파악할 수 있다. 정류장에 도착하면 스스로 멈춘 후 문을 연다. 승객이 모두 타고 내리면 문을 닫고 다시 출발한다. 만약 신호가 바뀌었는데도 보행자가 계속 횡단보도를 걷고 있으면 보행자가 지날 때까지 기다려주는 센스도 발휘한다. 이 기특한 버스는 시속 70킬로미터까지 속도를 낼 수 있다.

퓨처 버스는 길이가 12미터에 달하는 다임러 버스의 글로벌 베스트셀러 시타로를 기반으로 만들었다. 실내 공간이 넉넉해 여유롭게 탈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다. 앞유리 위쪽에는 커다란 디스플레이가 달려 있어 운전자가 실시간으로 승객의 요구를 볼 수 있다. 뒤쪽에는 스마트폰을 무선으로 충전할 수 있는 거치대도 있다. 이 버스가 국내에 들어온다면 버스 탈 맛 좀 나겠다.

 

 

이지마일의 EZ10

EZ10은 프랑스 자동차 제조회사 리지에 그룹과 로봇 전문회사 로보소프트가 세운 이지마일에서 내놓은 전기 자율주행 버스다. 리튬이온 배터리를 싣고 있는데 가득 충전하는 데 8시간이 걸린다. 한 번 충전하면 최대 12시간, 80킬로미터를 달릴 수 있다. 최고속도는 시속 40킬로미터다. 이 버스의 가장 큰 특징은 운전석이 따로 없다는 거다. 2008년부터 갈고닦은 로보소프트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기술을 심어 경로를 세팅하면 차가 스스로 그 길을 다니면서 익힌다. 그러니까 이 버스는 일반 도로를 다니는 버스는 아니다. 정해진 경로를 왔다갔다하는 셔틀이라고 할 수 있다. 최대 12명까지 태울 수 있는데 싱가포르의 랜드마크인 가든스 바이 더 베이를 비롯해 스위스 로잔의 지하철역과 스톡홀름의 에릭슨 본사에도 이 버스가 다닌다.

 

 

 

로컬모터스의 올리

스마트폰을 통해 내가 있는 곳으로 버스가 와준다면? 미국의 자동차회사 로컬모터스는 이런 버스를 꿈꿨다. 그리고 지난 6월 16일 미국 메릴랜드 주에서 올리(Olli)라는 새로운 버스를 공개했다. 운전자 없이 스스로 달리는 버스다. 스마트폰으로 출발지와 목적지를 입력하면 내가 있는 곳으로 와 나를 태우고 목적지까지 데려다준다. 이 버스는 부품 대부분을 3D 프린터로 만들었다. “우리가 바라는 건 10시간 안에 한 대의 버스를 프린트하고 조립하는 것입니다.” 존 로저스 CEO의 말이다. 올리는 IBM의 슈퍼컴퓨터 플랫폼 왓슨을 내장했는데 음성을 문자로 바꾸거나, 언어를 분류하는 기능 등을 발휘해 탑승자와 대화도 할 수 있다. 이 버스에는 최대 12명의 승객이 탈 수 있는데 올 하반기부터 미국 워싱턴 D.C.와 마이애미, 라스베이거스에서 운행될 예정이라고 한다. 한번 타보고 싶다.

 

 

 

린스피드의 마이크로맥스

린스피드가 2013 제네바 모터쇼에서 공개한 마이크로맥스는 소형 전기버스다. 길이가 3.7미터, 폭이 1.8미터로 레이보다 조금 크다. 안에는 최대 네 명이 탈 수 있는데 독특한 건 의자가 엉덩이를 반만 걸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는 거다. 좁은 공간에 네 명을 태우려다 보니 의자를 이렇게 만들 수밖에 없었다. 운전석 옆에는 작은 냉장고와 커피 메이커도 있어 출퇴근길에 커피와 토스트로 간단히 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 차 안에선 자유롭게 인터넷을 쓸 수 있어 업무를 보거나 게임을 할 수 있다. “우리는 똑똑하고 자연 친화적인 탈것을 만들었습니다. 마이크로맥스는 개인 교통수단과 택시의 장점을 모두 더했습니다. 무엇보다 크기가 작아 복잡한 도로에서 쉽고 빠르게 달릴 수 있습니다.” 프랑크 M. 린더크네흐트 대표의 말이다.

 

 

 

나브야의 아마

2015년 10월 프랑스 회사 나브야(NAVYA)가 ‘아마(ARMA)’라는 이름의 전기 자율주행 버스를 선보였다. 미래적인 분위기가 물씬 나는 이 버스는 최대 15명까지 태울 수 있으며 시속 45킬로미터까지 속도를 낼 수 있다. 한 번 충전하면 최대 13시간 동안 달린다. 이 새로운 버스에 주목한 회사는 많았다. 대중교통이 다양하지 않은 유럽 도시가 특히 그랬다. 스위스 스타트업 기업 베스트마일 역시 이 버스에 눈독을 들였다. 이들은 자율주행차를 컨트롤하는 기술을 개발한 후 이 버스를 구입해 유럽의 각 도시에 보급하기로 했다. 그렇게 스위스에서 세계 최초로 자율주행 버스가 도로를 다니게 됐다.

스위스 발레 주에 있는 시옹에서는 올봄부터 노란색 자율주행 버스가 도로를 누빈다. 내년 10월까지 이 도시에서 시범 운행될 이 버스는 처음 만들어진 모델보다 정원과 최고속도가 줄었다. 한 번에 11명까지 태울 수 있으며 최고속도는 시속 20킬로미터다. 승객은 차 안에 있는 터치스크린 모니터로 버스 정류장에 관한 정보를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