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 만에 박종서 관장을 다시 만났다. 그는 지난번보다 더 환한 웃음으로 맞이해주었다. 어수선했던 미술관은 이제 제 모습을 갖췄다. 포마(Forms of motors and arts)라는 버젓한 이름도 생겼다. 아직은 아는 사람만 찾아오고 홈페이지도 제대로 만들지 못했지만 지자체의 인가도 받았고 큐레이터도 언제나 관람객을 기다리고 있다. 이곳은 자동차 디자인 미술관이다. 이름만 들어서는 정확히 어떤 곳인지 가늠하기가 어렵다. 포마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포인트를 5가지로 정리했다.

 

 

 

1 1:1 모델

자동차 디자인 역사상 놓쳐선 안 될 넉 대의 1:1 모델이 있다. ‘히틀러의 포르쉐’라고도 불린 경주용 차 아우토 우니온 D타입에서 단순함의 미학과 공기역학의 조화를 엿볼 수 있다. 물방울 모양의 유선형 디자인은 오늘날 아우디 디자인의 근간이 됐다. 알파로메오 8C 밀레 밀리아 로드스터는 매력적인 카울과 긴 보닛이 특징이다. ‘롱 노즈 쇼트 데크’의 로드스터 공식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페라리 250 테스타로사의 차체는 자동차 장인 세르조 스칼리에티가 오로지 손과 눈의 감각으로 금속판을 두드려 만들었다. 그가 추구한 조형 원리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기회다. 현대 포니를 단순히 옛날 차로 생각했다면 여기에서 다시 보게 될 것이다. 이탈리아의 디자인 거장 조르제토 주지아로의 절제된 미학을 와이어 모델과 나무 모형을 통해 선과 면으로 분리해 경험할 수 있다

 

2 3D 프린팅 앵무조개와 소라 속뼈대

앵무조개의 등각 나선형은 성장의 누적된 패턴을 보여준다. 조물주가 만든 황금분할과 피보나치 수열의 비례를 한눈에 보여주기 위해 3D 프린터를 활용해 앵무조개 모형을 만들었다. 그리고 오랜 시간 파도에 닳아 매끈하게 다듬어진 소라 속뼈대의 나선형 구조를 소나무 조각으로 표현했다. 이 조형물에는 자연에 숨어 있는 3차원 곡면 흐름의 시작과 끝이 담겨 있다.

 

 

 

 

3 만지시오

모든 작품을 손으로 만질 수 있다. 아니, 만져야 한다. 만지면서 어떻게 이렇게 아름다운 곡선이 나왔는지 상상하고 느껴야 한다. 촉감으로 소재를 파악하고 곡면의 각도를 느낄 수 있어야 한다. 훌륭한 디자이너가 되려면 어려서부터 촉감을 길러야 한다. 컴퓨터로 클릭만 하고 손으로 그릴 수 없으면 디자이너라고 할 수 없다. 

 

4자연의 컬러 휠 

박종서 관장이 직접 촬영한 자연물의 사진을 모아 컬러 휠로 만들었다. 서로 마주 보고 있는 보색보다 살짝 옆으로 비껴간 이웃 색깔의 대비를 감상하시라. 오묘한 편안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전시관 한쪽에는 그동안 국내에서 제작한 모든 차체 페인트 색을 한눈에 볼 수 있다.

 

5디자인의 본질

디자이너로서 갖춰야 할 기본 소양을 누구든 와서 배울 수 있다. 자연을 바라보는 법, 색 구분법, 와이어 모델링, 클레이 조각, 투시 상자 스케치 등 디자인의 근원에 대한 것이다. 모든 교육은 박종서 관장  직접 한다.

 

 

 

포마(FOMA) 자동차 디자인 미술관

주소 경기 고양시 덕양구 향뫼로 91

문의 02-3158-46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