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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데이션 과외

손끝이 영 야무지지 못한 사람을 위해 마련했다. 쉽지만 강력한 파운데이션 사용 설명서.

2016.08.30

 

DIOR 투광성 피그먼트가 함유된 디올스킨 누드 플루이드 파운데이션 30ml 7만3000원.
GUERLAIN 쿨, 웜, 뉴트럴 3가지 언더 톤을 제시한 란제리 드 뽀 파운데이션. 30ml 8만7000원.  

 

온라인상에서 스타로 급부상한 뷰티 유튜버들. 그들의 메이크업 튜토리얼 영상은 내게 메이크업 스킬 이상의 것을 깨우쳐준다. 첫 번째는 화장대 앞에서 폭발할 듯한 그녀들의 열정에 감탄하고, 곧이어 그렇지 못한 나에 대한 깊은 반성이 뒤따른다. 대부분 칙칙하고 불긋한 피부 톤, 낮은 코와 플랫한 윤곽의 주인공이 민낯으로 등장하면서 시작하는 튜토리얼 영상은 다양한 주제와 에피소드로 탄탄한 구성을 자랑한다. 얼굴의 윤곽을 잡아주는 컨투어링 메이크업과 피부 톤을 맑고 투명하게 만들어줄 다양한 프라이머 사용법, 얼굴 곳곳의 잡티를 리터칭하듯 지워내는 컨실러 테크닉, 마지막으로 윤기와 광채를 부여하는 하이라이트 작업까지, 단 몇 분짜리 영상이건만 완벽한 피부를 위한 다양한 테크닉이 드라마처럼 펼쳐진다.  


별 5개를 꽉꽉 채워 그녀들의 마술과도 같은 테크닉에 찬사를 보내지만, 조심스레 고백하자면 내게는 너무 어려운 교과서다. 윤곽을 또렷하게 만들기 위해 얼굴 곳곳에 장치를 심기엔 손끝이 영 야무지지 못한 데다 그 시간에 차라리 5분 더 침대에 누워 있는 쪽을 택하는 열등생이랄까. 그저 파운데이션 하나면 결과물에 대체로 만족하는 소박함마저 갖춘 학생이다. 그러기에 피부에 꼭 맞는 파운데이션을 찾는 일은 내겐 최후의 보루와도 같다. 만약 내가 나와 비슷한 처지의 열등생을 위한 튜토리얼 영상을 만든다면, 각종 파운데이션을 테스트만 해보다 끝내는 밋밋하고 지루한 콘텐츠가 탄생될 테지. 그나마 구성을 좀 짜본다면, 우선 내 피부 톤과 잘 맞는 컬러를 찾는 에피소드는 꼭 넣고 싶다. 21호(브랜드마다 차이는 있지만 통상적으로 파운데이션 중 가장 밝은 호수)에 대한 강박관념을 버리면 자유를 찾을 수 있다고. 되돌아보면 나 또한 ‘피부만큼은 흰 편’이라고 자부해왔다. 하지만 최근 우연한 기회에 23호 파운데이션을 쓰기 시작하면서 비로소 큰 깨달음을 얻었다. 21호를 덧씌운 그동안의 내 얼굴이 달덩이처럼 희고 컸다는 사실을 말이다. 23호에 익숙해지자, 오히려 피부 톤이 더 자연스럽고 투명해 보인다는 진리도 깨우쳤다. 열등생들이 알아두면 좋을 팁은 또 있다. 피부 톤을 ‘밝혀주는 것’이 아닌 피부 톤에 가장 ‘근접한’ 파운데이션을 얼굴 전체에 펴 바르고, 대신 T존과 양 볼에만 21호를 콩알만큼 펴 발라주면 여느 윤곽 펜슬이나 하이라이터도 대체할 수 있을 만큼 입체감이 생긴다는 사실. 얼굴 전체를 다 밝히는 것보다 얼굴이 더 화사하고 작아 보이는 효과는 물론, 시간이 지나도 파운데이션이 피부 위에서 들떠 보이는 현상 또한 피할 수 있다.

 

 

 

밝기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색조다. 브랜드마다 파운데이션의 베이스 톤은 모두 제각각이다. 같은 호수라 할지라도, 손등에 펴 발라보면 어떤 것은 핑크 톤, 어떤 것은 옐로 톤을 드러낸다. 내 경우엔 피부 바탕은 뉴트럴 톤을 펴 바르고, T존 주위로만 이보다 좀 더 화사한 핑크 톤의 파운데이션을 사용한다. 하지만 이 매뉴얼이 항상 통용되는 것은 아니다. 컨디션에 따라, 매일 아침 불긋한 톤을 내는 모세혈관, 누런빛을 내는 칙칙함의 면적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아침 세안을 마친 후 거울 속 피부를 보고, 두 파운데이션 간의 면적을 조정하는 것부터가 우선이다. 이렇게 2가지 서로 다른 색조의 파운데이션을 적절히 배합해 사용하면 얼굴 톤을 보다 쉽게 조정할 수 있음은 물론, 두 파운데이션의 질감 차이 때문에 앞서 말한 컨투어링 효과, 하이라이팅 효과까지 노릴 수 있다. 이번 시즌 레시피에는 언더 톤을 위해선 ‘겔랑 란제리 드 뽀 파운데이션 01N호’, 안쪽을 위해선 ‘디올 스킨 누드 플루이드 파운데이션 010 아이보리’를 올렸다. 둘의 면적 배합은 2 : 1.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피부 톤을 감쪽같이 보정하면서도 ‘란제리’ 하나만 걸친 듯 가볍고 자연스러운 ‘누드’ 메이크업을 완성할 수 있다.   


내 튜토리얼의 대단원의 막은 밀착력으로 이어진다. 최근 출시되는 파운데이션들은 저마다 초미세입자와 피부 표면에 막을 형성하는 폴리머 테크놀로지를 장착해 높은 밀착력을 자랑한다. ‘마치 아무것도 바르지 않은 듯한 가벼움’, ‘제2의 피부처럼 깃털 같은 사용감’ 등의 문구가 과장이 아니라는 사실을 사용할수록 느낀다. 밀착력에서 최대 관건은 파운데이션 전에 스킨케어의 마무리다. 건조한 피부를 잠재우기 위해 오일이나 밤을 즐겨 사용하거나, 화이트닝이니 안티에이징이니 기능성 크림을 듬뿍 발랐다간 파운데이션에 장착된 최첨단 테크놀로지도 물거품이 된다. 아침 스킨케어에서의 핵심은 과도한 욕심을 버리는 것. 피부 유·수분 밸런스를 맞추고, 이후 바르게 될 파운데이션이 잘 밀착되도록 쫀쫀한 질감의 수분 크림 정도로 마무리하는 것이 좋다. 이 3가지 공식이면 유튜버들만큼 열정적이지 않아도, 어느 정도 만족할 만한 피부 메이크업을 완성할 수 있다. 아 참, 3가지 공식 외에 덧붙이고 싶은 보너스 에피소드가 있다. 무조건 다양한 색조, 다양한 질감의 파운데이션을 테스트해야만 나만의 파운데이션 파트너를 찾을 수 있다는 것. 제아무리 게으른 열등생이라도 이것만큼은 지켜야 할 필수 과제이다. 예습과 복습만이 열등생 탈출의 첫 번째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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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S neighbor,네이버,파운데이션,뷰티,설명서,디올,겔랑

CREDIT Editor 이지나(프리랜스) Photo 김래영 출처 THE NEIGHB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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