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를 싣고 토요타 픽업트럭은 유령회사나 불법 암거래를 통해 테러 단체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국제사회의 감시가 필요하다.

 

 

 

토요타 전쟁?

지금으로부터 30년 전인 1986년 리비아와 차드 간에 벌어진 전쟁을 ‘토요타 전쟁’이라 부른다. 당시 객관적인 전력은 차드군이 열세였으나 토요타 픽업트럭을 활용한 신속한 병력 배치와 기동력 있는 공격이 통하면서 결국 리비아군을 상대로 승리했다. 당시 차드군의 인상적인 토요타 픽업 트럭 활용 덕분에 토요타 전쟁이란 별칭을 얻게 됐다.

 

왜 하필 픽업트럭?

픽업트럭의 가장 좋은 점은 기동성이다. 이동이 매우 빠르고 간편하다. 더군다나 네바퀴굴림이라 도로 조건이 나빠도 이동에 크게 제한 받지 않는다. 이 같은 능력이 중요한 건 중동 및 아프리카의 특성 때문이다. 이 지역은 평야와 사막이 주를 이룬다. 즉 적에게 노출된 상태로 공격할 일이 많다는 얘기다. 때문에 공격 뒤 재빠르게 도주하는 방식이 효과적인데 이를 실행하기에 픽업트럭만큼 좋은 게 없다.

 

왜 하필 토요타?

무기를 운용하는 데 있어 중요한 건 살상력뿐만이 아니다. 유지 및 보수 체계, 소모품 공급, 내구성, 내마모성 등 다양한 요소들이 고려돼야 한다. 토요타 픽업트럭의 경우 주행성능과 주파능력으로만 따지면 최고가 아니다. 그런데 내구성과 내마모성에서는 거의 최고다. 고장 없이 오래 쓸 수 있다는 건 전시용 무기로서 최대의 장점이다. 그리고 토요타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자동차를 판매하고 있는 회사로 거의 대부분 나라에 진출해 있다. 그 말인즉 언제 어디서든 부품 구하기가 쉽다는 뜻이다.

 

정규군은 따로 개발된 군용차만 사용하는 것 아닌가?

그렇다. 대부분의 정규군은 따로 개발된 군용차 위주로 차량을 운용한다. 하지만 메르세데스 벤츠 G 클래스나 랜드로버 디펜더 등 험로 주파능력이 뛰어난 민간용 차를 도입 및 보수해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토요타 픽업트럭 역시 마찬가지다. 중동과 아프리카 일부 국가, 그 밖의 특수부대 등에서 장비로 활용하는 경

우가 있다. 그러나 ISIS 등 테러 단체나 반군세력이 사용하는 경우가 훨씬 많아 더 유명해졌다. 특히 ISIS의 홍보 영상에 주로 등장하며 일반인들에게까지 알려졌다.

 

ISIS는 어떻게 그 많은 토요타 픽업트럭을 갖고 있는가?

아무리 경쟁이 치열한 자동차 업계지만 테러단체에 차를 팔진 않는다. 그런데 ISIS의 경우 토요타가 직접 공급한 건 아닌지 의심이 들 만큼 최신 토요타 픽업트럭을 너무 많이 갖고 있긴 하다. 그래서 2015년 10월 미국 재무부는 실제 토요타에 “ISIS가 어떻게 저렇게 많은 최신 토요타 차량을 보유하고 있는지 납득할 만한 이유를 설명해달라”고 공식 요구하며 수사에 나서기도 했다. 당시 토요타 측은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며 “테러 단체에 차를 공급하지 않도록 판매업자들을 교육하고 있으나 우회 수출 차량까지 완벽하게 통제하는 건 민간 회사로서 한계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밀리터리 칼럼니스트 정충렬 씨는 “유령회사를 설 립해 차를 구입하고 있을 가능성이 가장 높으며 암시장에서 장물로 거래되는 차들을 들여 오는 경우도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 했다. 그는 “실제 미국에서 어떤 사람이 자신의 도난된 토요타 픽업트럭이 CNN 뉴스에 나왔다며 신고한 적이 있는데 당시 그의 트럭은 ISIS 보도 장면에 등장했다”며 “미국 본토에서 탈취된 차도 암거래를 통해 ISIS나 그 밖의 테러 단체로 흘러들어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라고 말했다.

 

픽업트럭에 탱크에 달린 포를 달고 다니는 경우도 있던데.

탱크의 포는 물론 전투기에서 뗀 미사일 발사기를 설치한 경우도 있다. 견인포를 다는 경우는 이미 아주 흔한 일이 됐고. 과연 픽업트럭이 후폭풍을 견딜 수 있겠느냐는 예상이 많은데 이런 무기들은 생각보다 후폭풍이 강하지 않 다고 한다. 기관포 정도의 후폭풍으로 충분히 버틸 수 있는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