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앙, 탕페트, 마담, 심플리시메 등 손에 꼽을 수 있는 몇몇의 모델만으로 180년이란 오랜 세월 동안 최고의 자리를 지켜온 델보. 그 비결은 시대를 불문하고 사랑받는 클래식한 형태에 색다른 콘셉트의 디자인 요소를 접목해 앞서 언급한 헤리티지 라인을 진화시켜 온 브랜드만의 탁월한 감각에 있다. 이번 시즌 역시 그러한 맥(脈)이 고스란히 이어졌다. 러시아의 화가이자 예술 이론가인 카지미르 말레비치(Kasimir Malevich)의 작품, ‘검은 사각형’에서 영감을 얻은 ‘스모킹(Smoking)’ 컬렉션이 그를 방증하는 결과물. 카프 소재의 네모반듯한 보디에 페이턴트 소재의 사각형 조각을 덧대 건축적이고 그래픽적인 느낌을 연출했다. 컬러의 대비 또한 큰 매력. 강렬한 피망(piment)과 여성스러운 누드 컬러의 조합이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