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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첩인가, 애첩인가

희대의 요부, 세기의 간첩으로 불린 ‘마타 하리’가 100년이 지난 지금, 서울에서 부활한다. 뮤지컬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역사적인 첫걸음을 내딛는 <마타하리>다.

2016.04.25

 

영화 <귀향>을 보았다. <귀향>이 일본군 위안부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라는 건 이제 누구나 아는 사실일 것. 1943년과 1991년을 오가는 영화를 보며, 1991년 TV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가 떠올랐다. <여명의 눈동자>는 일제 강점기로 시작해 한국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을 다룬 최재성, 채시라 주연의 당시 최대 화제작. 제목인 ‘여명의 눈동자’를 말레이시아어로 옮기면 ‘마타 하리(Mata Hari)’다.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원작자인 김성종은 애초 마타 하리에서 모티프를 얻어 여주인공 이옥의 캐릭터를 완성했다고. 희대의 요부, 세기의 간첩으로 불린 마타 하리가 무대에서 부활한다.

 

파리 올랭피아 극장, 밀라노 스칼라 극장 등의 무대에 서며 남심을 훔친 마타 하리가 100년이 지난 2016년 관객의 마음을 훔치려 서울 무대에서 선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이 작곡을 맡은 뮤지컬 <마타하리>를 통해. 이야기는 마타 하리가 간첩 혐의로 체포되어 사형당한 1917년부터 시작한다. 이해를 돕고자 그의 삶의 궤적을 연대기적으로 뒤밟아보겠다.

 

 

 

왼쪽사진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

 


마타 하리의 본명은 마르하렛하 헤이르트라위다 젤러.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부모의 이혼과 모친의 죽음 등 사춘기 무렵부터 그의 삶에는 불행의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심지어 나이 많은 교장 선생에 의해 추문에 휩싸인 그는 학교를 중퇴하고 가출을 결행한다. 오갈 데 없던 그는 배우자를 찾는 구혼 광고를 보고 스무 살 많은 장교와 결혼하는데, 그때 그의 나이 스물이었다. 하지만 결혼도 불행의 출구는 아니었고, 서른에 이혼녀가 된 그는 생계를 위해 사교 클럽의 무희 생활을 시작한다. 그때가 아마 그가 가장 빛나던 시절이었을 것이다. 당대 최고의 클럽 물랭루주에서 ‘레이디 매클라우드’로 활동을 시작한 그는 얼마 안 가 과거사를 지우고자 이름을 ‘마타 하리’로 바꾼다. 흑발에 갈색 눈의 이국적 외모, 180cm에 다다르는 장신, 벗은 듯 만 듯 요염한 의상. 무엇보다 도발적인 춤으로 그는 순식간에 당대의 ‘섹스 심벌’로 떠올랐다. 부르주아, 고위 장교, 고관 대작이 그를 만나기 위해 줄을 섰다. 항간의 떠도는 소문에 따르면 그중에는 네덜란드 총리와 프로이센의 황태자도 있었다고. 하지만 화양연화도 오래가지는 못했다. 서른 중반을 넘기며 미모와 인기가 시들어졌고, 마침 발발한 제1차 세계대전으로 설 수 있는 무대가 줄기 시작했다. 일부 사가들은 그런 경제적인 이유로 그가 프랑스와 독일의 이중 첩자가 되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진실은 아무도 모르는 일. 뮤지컬은 그가 첩자가 된 게 금전이 아니라 사랑 때문이었다고 이야기한다.


뮤지컬 속 마타 하리는 조종사 아르망과 사랑에 빠진다. 그런 아르망이 상관 라두 대령의 명을 수행하던 중 실종되자, 마타 하리는 아르망의 생사 여부를 확인하려 위조 서류를 들고 독일로 잠입한다. 그런데 이 설정은 1931년 그레타 가르보 주연의 영화 <마타하리>와 유사한 인상을 준다. 뮤지컬은 마타 하리의 실화에 그동안 마타 하리와 관련해 제작된 여러 작품을 차용해 완성되었다. 그러나 무대 예술의 완성은 무대에 있는 법. 이번 무대에선 옥주현과 김소향이 마타 하리로 분해 뭇 남성의 마음을 훔친다. 그녀의 마음을 훔친 아르망 역은 엄기준과 송창의, 빅스의 레오(정택운 분)가 나눠 맡고, 팜파탈 마타 하리를 파멸하게 만드는 라두 대령 역은 류정한, 김준현, 신성록이 맡았다. 그리고 이런 캐스팅에 더해 뮤지컬 <마타하리>를 봐야 할 이유가 하나 더 있다. 뮤지컬 <마타하리>는 뮤지컬 수입국에 머물렀던 우리나라에서 제작해 해외로 역수출하는 라이선스 뮤지컬이다. 이 역사적 첫걸음은 3월 29일 시작한다.

 

이 글을 쓴 김일송은 <씬플레이빌> 편집장이자 공연 칼럼니스트이다. 

 

Cooperation EMK뮤지컬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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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S 네이버,NEIGHBOR,마타하리,뮤지컬,프랭크 와일드혼

CREDIT Editor 김일송(공연 칼럼니스트) Photo NEIGHBOR 출처 THE NEIGHB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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