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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으로 포장된, 위장술

이건 그냥 가구 전시가 아니다. 아름다움으로 포장된, 위장술에 가깝다.

2016.02.18

 

에밀리 부아랭, 제롬 넬레, 메이드 인 차이나, Rattan, 2008 © Jyrgen Uebersch, Germany

 

사진만 보고는 그저 예쁜 가구 전시려니 했다. 한데 작품을 좀 더 깊숙이 들여다본 순간, 아차 싶어졌다. 단순한 쿠션 안락의자인 줄 알았던 로코코 스타일의 의자가 실은 망가진 의자에 은색 테이프를 감싼 것임을 목도한 순간. 책꽂이인 줄 알았던 선반이 알고 보니 책으로 선반을 제작했다는 사실을 안 순간. 이 전시는 보통의 전시가 아님을 직감했다. 1월 28일부터 4월 17일까지 서울대학교 미술관에서 열리는 <뉴 올드: 전통과 새로움 사이의 디자인> 전이다. 전시는 그 주제처럼 ‘새로운 것’과 ‘오래된 것’ 간의 관계에 대해 고민해보는 자리다. 우리는 매 순간 과거와 현재 사이를 빠르게 지나간다. 사라져 놓치거나 버려지기 쉬운 그 찰나의 순간들. 52팀의 디자이너들이 가구, 제품 디자인, 도자기, 영상 등 80여 점의 작품으로 그 순간들의 이야기를 끄집어냈다. 베르너 아이스링어는 선반에 책을 꽂는 대신 책으로 선반을 만들었다. 에밀리 부아랭, 제롬 넬레는 유명 가구를 모방했다. 디자인계의 영웅인 토네트, 팬톤, 임스가 나무와 플라스틱으로 제작했던 그것에 연연하지 않고 부아랭과 넬레는 등나무를 선택했다. 더 이상 별 볼일 없다는 이유로 밀려난 이 민속적인 소재를 그들은 다시금 소환해 재해석했다. 프랑크 빌렘스는 거대한 스펀지 덩어리를 묶어 쿠션 의자를 만들고, 붉은색 혹은 터키색과 같은 풍파두르풍으로 래커칠한 다리 위에 올려놓았다. 그러곤 외친다. ‘이렇게 로코코스러운 것을 우리는 로코코에서도 보지 못했다.’ “이 전시에는 의자에 관한 23개의 변형이 모여 있다. 닳아빠진 쿠션을 감추려고 테이프를 사용하는데 안 될 것이 무엇인가. 등나무 같은 소재로 팬톤, 임스의 작품들이 보여준 것과 같은 혁신적인 구성물을 만들어내지 말라는 법이 있나?” 이번 전시의 큐레이터인 독일의 폴커 알부스는 우리에게 그렇게 되묻는다. 디자인. 그것은 그 문화의 전통을 보여주는 동시에 새로움을 창조해낼 수 있다. 그리고 이번 전시는 그것을 미래와 연결하는 부단한 노력의 결과물이다. ‘뉴 올드’라는 그들만의 새로운 변주곡인 것이다.

 

 

 

1 베르티안 포트 & 마르셀 반더스, 탄소의자 © Maarten van Houten, Netherlands 2 슈테판 레그너, 모노체어 © Stefan Legner, Germany 3 프론트, 블로우 어웨이 화병 © Maarten van Houten, Netherlands

 

 

 

1 보 로이들러 스튜디오, 슬로우화이트테이블, 슬로우화이트체어 © Bo Reudler, Netherlands 2 요한 올린, 지저스 퍼니처, Sofa (Wood, Velour, Foam), Duct Tape, 2006 © Johan Olin, Finland 3 카트린 존라이트너, 퍼즐 양탄자 © Katrin Sonnleitner, Germany 4 질비아 크뉘펠, 일 안 하려고 꽁무니 빼는 비겁자 © Silvia Knüpel, Germ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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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S neighbor,네이버,가구,전시,위장술,포장,디자인,작품

CREDIT Editor SMH Photo neighbor 출처 THE NEIGHB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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