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속 작은 유럽  MACA

햇살을 만끽하며 여유로운 브런치를 즐기기에 좋은 테라스가 있는 곳. 주말이면 여기가 유럽이 아닐까 싶은 착각이 들 정도로 멋쟁이 유러피언으로 가득하다. 일요일에만 선보이는 스페셜 메뉴 ‘Duck and Waffle Sunday’s’를 맛보기 위해 오는 손님도 있다. 바싹하게 구운 와플에 오리구이를 얹어 먹는 요리로 별미 중의 별미. 캐러멜로 풍미를 더한 칠리소스는 마치 엿을 녹인 것 같은 쫀득쫀득한 질감이 식욕을 돋운다. 이곳의 헤드 셰프는 스리랑카 출신의 리시 날렌드라로, 건축을 공부한 뒤 호주와 영국 등지에서 요리 수업을 받은 다국적 요리사다. 그는 평소 여러 나라를 여행하며 메뉴의 영감을 얻는다. 소고기 위에 김치를 얹은 비프 타르타르와 스페인산 고추를 소금에 바싹하게 졸인 파드론 페퍼스(Padron Peppers)가 대표적. 마카(Maca)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재료의 신선함인데, 고기와 야채, 과일은 반드시 당일 구입한 것으로 조리한다. 10~40달러의 합리적인 가격대의 요리에 비해 와인 가격이 꽤나 높은데, 오가닉 와인만을 취급하기 때문. 싱가포르의 오차드 로드가 시작되는 탕린몰 바로 맞은편에 자리해 찾아가기도 좋다. 탕린몰에서 쇼핑을 마친 뒤 이곳에 들러 잠시 오가닉 와인 한잔의 여유를 가져보는 건 어떨지. 

Add. #B1-01 Tanglin Post Office, 56 Tanglin Rd., Singapore, 247964 Tel. 65 6463 8080, www.macarestaurant.com 

마음을 치유하는 식당 CURE
싱가포르 여행을 앞둔 트렌드세터라면 반드시 티옹바루를 체크 리스트에 올리자. 현재 싱가포르에서 가장 핫한 동네니까. 그중 케옹색(Keong Saik) 로드는 힙한 멀티숍과 부티크 호텔, 레스토랑, 카페, 바 등 파스텔 톤 건물이 집결한 거리다. 그 길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숍을 구경하다 보면, 하얀색 외벽의 아담한 식당이 나오는데 바로 큐어(Cure)다. 빈티지한 흰색 문을 열고 들어가면, 넓지 않은 공간을 실하게 꾸민 공간이 나온다. 레스토랑 한쪽에 ‘Chef Table’이라 불리는 프라이빗한 공간이 따로 있다. 6~8명의 단체 손님이 앉을 수 있는 테이블로, 담당 셰프가 요리를 만드는 모습을 바로 옆에서 볼 수 있다. 또 직접 서빙까지 해줘 특별한 느낌을 받는다. 깔끔한 인테리어에서 연상되듯 큐어의 요리는 정갈하고 소박하다. 오너 앤드루 월시는 큐어의 코스 요리를 추천한다. 마음을 치유하는 음식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코스 요리 하나하나에 정성을 담아낸다고.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운영하는 런치 타임에는 2~5가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의 디너 타임에는 5~6가지 코스 요리를 맛볼 수 있다. 두 가지 코스는 35달러, 세 가지 코스는 45달러로, 비교적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 시즌 베스트 식자재로 만든 제대로 된 코스, 그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한 치유다.

Add. 21 Keong Saik Road Singapore, 089128 Tel. 65 6221 2189, www.curesingapore.com

까다로운 여성의 취향 저격 LOLLAPALOOZA

작가, 요리사, 마케터 출신의 세 오너가 의기투합해 만든 새로운 감각의 레스토랑 롤라팔로자(Lollapalooza). 투명한 유리 조명, 에메랄드 컬러의 소파, 라이트한 나무 가구 등 북유럽 감성을 머금은 미니멀 콘셉트의 레스토랑이다. 어떤 각도에서든 인스타그램의 ‘좋아요’를 불러올 사진이 찍힌다. 롤라팔로자는 이미 싱가포르에서 핫 스폿으로 자리 잡은 롤라(Lolla)의 자매 식당이다. 코지하고 따뜻한 무드의 롤라가 연인들의 데이트 식당으로 좋다면, 롤라팔로자는 세련된 여성의 취향을 정확하게 저격한 트렌디한 공간이다. 이곳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매일매일 바뀌는 메뉴. 식당 한가운데 위치한 널찍한 오픈 키친에서는 프랑스 르코르동블루 출신의 헤드 셰프 이삭 리가 셰프 7명과 끊임없이 새로운 요리를 개발한다. 게살과 토마토소스를 섞어 만든 핸드메이드 파스타,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와규 꽃등심 등 비교적 익숙한 메뉴부터, 다른 식당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돼지 귀, 양의 혀, 양의 심장, 달팽이 스튜 등 이색적인 요리도 선보인다. 잘 꾸민 예쁜 공간과는 결코 어울리지 않는 요리를 맛보는 특별한 경험을 만끽해볼 것. 

Add. The Working Capital, 1A Keong Saik Rd., Singapore, 089109 Tel. 65 6221 3538, www.lollapalooza.sg 

차이나타운에서 만나는 일본 NEON PIGEON

이곳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맛있는 음식과 근사한 분위기를 갖춘 어번 이자카야라 할 수 있겠다. 가볍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음식과 술을 즐길 수 있다. 새하얀 문을 열고 들어가면 조금은 어두운 조명 덕에 음식보다 먼저 분위기에 취하고 만다. 칵테일을 입에 대기도 전, 가슴을 쿵쾅거리게 하는 음악 선정도 일품. 도쿄의 맛과 멋을 기본으로 하지만 뉴욕과 홍콩 뒷골목의 언더그라운드 문화를 적절히 섞어놓은 내부 인테리어가 눈길을 끈다. 네온 피전(Neon Pigeon)이라는 이름처럼 레스토랑을 상징하는 비둘기 떼 그라피티가 활기를 불어넣는다. 헤드 셰프 저스틴 해먼드는 재패니즈 특유의 심플하고 정갈한 음식을 추구한다. 그가 추천하는 대표 메뉴는 뼈 위에 후리카케와 튀긴 마늘 등을 담아내는 Roasted Bone Marrow, 잘게 부순 땅콩가루와 칠리소스를 끼얹은 Chilled Cucumber. 식사를 마친 뒤라면, 가벼운 안주에 술 한잔 음미하는 것도 좋다. 한쪽에 마련된 바에는 일본 맥주와 위스키, 사케를 포함해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재패니즈 스타일의 칵테일 리스트가 있다. 보드카에 오이와 레몬주스를 섞어 만든 Throw a Kyuro-Ken과 지난달부터 선보이는 한국식 프라이드치킨을 함께 맛볼 것.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맛있는 싱가포르의 밤을 보내게 될 테니. 

Add. Neon Pigeon, 1A Keong Saik Rd., #01-03, Singapore 089109  Tel. 65 6222 3623, www.neonpigeons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