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MERCEDES-BENZ E 220d

기본 가격 6560만~6760만원 레이아웃 앞 엔진, RWD, 5인승, 4도어 세단

엔진 4기통 2.0ℓ DOHC 터보 디젤, 194마력, 40.7kg·m

변속기 9단 자동 무게 1680kg 휠베이스 2939mm

길이×너비×높이 4923×1852×1468mm 연비(유럽 복합) 3.2~25.6km/ℓ

CO₂ 배출량(유럽) 99~103g/km 한국 판매 시기 6월 말

 

 

1 21세기 프리미엄 세단의 가치

10번째 E 클래스를 기획하는 단계에서 메르세데스 벤츠 엔지니어들은 고민이 분명 많았을 것이다. 전통적인 방법으로 자동차를 개선하는 수준에는 언제나 한계가 있으니까. 그렇다고 너무 과감한 시도를 하는 것도 위험하다. 따라서 이미 검증된 구성에서 최대한 발전해야 한다. 지난 3월,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새로운 E 클래스를 경험하고 느낀 것도 비슷한 맥락이었다. 실제로 몇 가지 종류의 E 클래스를 타보고, 개발자들과 얘기하면서 새로운 E 클래스가 이전 S 클래스와 비슷한 과정으로 진화한다고 느꼈다. 시승 행사의 구성이나 커뮤니케이션 포인트도 마찬가지다. 

 

10세대 E 클래스는 차 크기를 제외하면 디자인적으로도 S 클래스와 많은 부분이 닮았다. 품질과 마무리도 크게 좋아졌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브랜드의 최고로 불릴 만하다. 이전 S 클래스에서 보여준 다양한 안전 및 주행 보조 장비를 가져온 것이 비결이었다. 그러면서도 세부 기술을 한 단계 발전시켰다. 이전 모델에 있던 기능보다 없던 기능과 장비가 더 추가됐으니, 단지 개선된 후속 모델의 수준이 아니다. 이전 시리즈의 발전 속도를 넘어설 만큼 새로운 모델은 완전히 새로운 시대의 자동차가 됐다.

 

 

 

 

2 정제된 디자인과 향상된 실내

새로운 E 클래스의 디자인은 복잡했던 선들을 지워 한결 일체감이 있다. 최신 패밀리룩을 바탕으로 S 클래스와 C 클래스의 정확히 중간에 자리한다. 디자인은 간결하고 완성도가 높다. 기교를 부린 흔적이 없어서 오히려 심심할 정도. 그러나 세부 요소는 대단히 공격적이다. 비율은 전형적인 벤츠의 그것에 충실하다. 긴 보닛에서 시작해 부드럽게 떨어지는 루프라인을 지나 넓게 펴진 트렁크 리드로 끝났다. 외부 디자인은 정제됐다는 느낌이다.

 

확 바뀐 실내 디자인은 변화한 E 클래스의 핵심이다. 분위기와 품질은 S 클래스와 비슷할 정도다. 계기반과 센터페시아 중앙에 12.3인치 와이드스크린 2개를 달았고, 뚜렷한 T자 대시보드로 수평 지향 디자인을 강조한다. 풀 디스플레이 계기반은 자동차의 속도와 엔진 회전수, 그 밖의 컨디션을 제공할 뿐 아니라 엔터테인먼트와 내비게이션 정보 등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계기반과 센터페시아, 두 개의 커다란 디스플레이의 사용으로 통합 콘솔과 스티어링휠 버튼을 좀 더 적극적으로 쓸 수 있다. 그만큼 노출된 버튼의 간소화도 이뤘다.

 

엔진과 옵션에 따라 무광/유광 소재 원목과 알루미늄, 탄소섬유, 블랙 메시 등 트림이 조화를 이룬다. 어떤 조합에서든 결론은 하나다. ‘고급스럽다.’ 시트도 한결 고급스럽게 변했다. 앞뒤 모두 인체공학적 요소를 더했으며, 뒷좌석은 40:20:40 폴딩이 기본이다. 히트컴포트 패키지를 선택하면 시트뿐 아니라 양쪽 도어와 센터 암레스트에 열선 기능이 추가된다.

 

 

 

2017 MERCEDES-BENZ E 400 4MATIC

기본 가격 미정 레이아웃 앞 엔진, 4WD, 5인승, 4도어 세단 엔진 V6 3.0ℓ

DOHC 트윈터보, 333마력, 48.9kg·m 변속기 9단 자동 무게 TBD

휠베이스 2939mm 길이×너비×높이 4923×1852×1468mm

연비(유럽 복합) 12.9km/ℓ CO₂ 배출량(유럽) 174g/km 한국 판매 시기 미정

 

 

3 첨단 운전 보조 시스템

새로운 수준의 드라이브 파일럿이 사용됐다. 디스턴스 드라이빙 파일럿은 기존의 능동형 크루즈 컨트롤에 능동형 조향 제어가 가능한 ‘스티어링 파일럿’을 더한다. 쉽게 말해 운전자 없이도 최대 1분까지 자동차 스스로 주행 한다. 실제로 도심 및 고속도로에서 이 기능을 활성화해보니 외부의 다양한 변수에도 능동적으로 대처했다. 사용법은 직관적이며 단순하다. 운전자가 최대 속도를 정하면 자동차 스스로 앞차와 거리를 유지하며 차선을 따라 달린다. 속도의 범위는 시속 210킬로미터까지다. 고속도로에서 테스트해보니 주변보다 약간 빠른 속도, 약간 급한 코너에서도 스티어링을 정확하고 부드럽게 제어하며 안정적으로 달렸다. 자동으로 차선도 변경할 줄 안다. 디스트로닉 파일럿을 활성화할 때 앞차가 필요 이상으로 속도를 줄인다면 원하는 방향으로 방향 3 지시등만 켜면 된다. 그러면 E 클래스가 차 뒤와 뒤 측면 상황을 센서로 감지한 후 안전이 확보된 상태에서만 스스로 차선을 변경한다. 디스트로닉 파일럿을 활성화하고 주행 속도를 정하지 않았을 때는 카메라가 주변 속도 표지판을 인식해서 법규를 지킨다. 만약 차선이 없는 곳이나 기능 활성화 이후 차선이 사라질때는 앞차의 움직임을 따라 움직이며 자율 주행을 유지한다.

 

실제로 이틀간 이 모든 기능을 테스트해보니 제법 믿음이 간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도로에서 만나는 각종 변수에도 크게 문제없이 대처하는 똑똑함을 보여줬다. 자율주행 자동차처럼 시스템을 완전히 믿고 맡기지 않는 이상 안전상에도 크게 문제가 없다고 평가할 수 있다. 아, 디스트로닉 파일럿 활성화 후 1분이 지나면 어떻게 되냐고? 첫 번째로 시스템이 꺼지기 전에 경고를 울린다. 만약 경고가 지속되고 시스템이 꺼진 후에도 운전자의 반응이 없을 때는 운전자에게 문제가 있다고 판단(심장마비등), 비상등을 켜고 스스로 차를 완전히 정지시킨다. 차가 정지한 후에는 기어가 자동으로 파킹으로 바뀐다.

 

그 밖에 리모트 컨트롤 주차도 특징이다. 좁은 공간에 주차하거나 반대로 좁은 곳에 주차된 차를 뺄 때 유용하다. 기본 원리는 자동주차 기술(직각 및 평행)과 동일하지만, 특이한 것은 스마트폰으로 차 외부에서 주차를 명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차 문을 열기 힘들 정도로 좁은 공간에 주차해야 할 때, 입구에서 자동주차 모드를 누르고 리모트 기능을 활성화 하면 된다. 그리고 차에서 내려서 스마트폰으로 애플리케이션을 실행(보안상 미리 차에 등록해야 한다), 화면을 시계 방향으로 문지르면 차가 천천히 움직이며 알아서 주차를 시작한다. 이때 좁은 공간에서 주변 장애물을 스스로 피하기도 하고, 필요하다면 사이드미러도 스스로 접는다.

 

 

4 능동형 안전 기술의 도약

E 클래스는 기존 능동형 안전 기술을 진화시켜 ‘프리세이프 플러스’로 통합했다. 조향 회피의 경우 특정 장애물을 피하는 과정에서 스티어링휠의 조타를 보조한다. 즉 운전자가 스티어링휠을 돌렸을 때 힘이나 조타량이 부족하다고 차가 판단하면 정확하게 계산된 조타력을 추가로 더한다. 실제로 서킷에서 달리는 도중 어린이(인형)가 갑자기 튀어 나오는 상황을 가정하고 테스트를 진행해봤다. 블라인드 코스에서 갑자기 장애물이 튀어나올 때 스티어링을 약간 덜 돌렸음에도 E 클래스가 알아서 앞머리를 크게 틀어 장애물을 아슬아슬 피했다.

 

물론 이 기능은 어디까지나 운전 보조라고 인식해야 한다. 함께 탔던 엔지니어에 따르면 조향 회피 기능은 운전자가 스티어링휠을 돌리는 것을 기준으로 과도하게 개입할 수 없다고 한다. 이유는 간단했다. 위급한 상황에서 차 스스로가 스티어링휠을 갑자기 돌리면 운전자가 놀라서 오히려 스티어링휠을 반대로 돌리기 때문이라고(카운터스티어). 그 밖에 프리 세이프티에 포함된 ‘임펄스 사이드’와 ‘사운드’ 기능도 돋보인다. 임펄스 사이드는 자동차 측면 충돌이 예상될 때 승객을 양쪽 도어에서 최대한 멀리 보내기 위해 시트 바깥쪽 공기 쿠션이 순식간에 부푼다. 프리세이프 사운드의 경우 충돌이 예상되는 순간 운전자가 긴장할 수 있는 짧은 경고음(마치 신호가 잡히지 않는 TV에서 나오는 ‘치~’ 소리 같다)을 내보내서 고막 안쪽 등 골근을 미리 긴장시킨다. 이는 충돌로 발생할 수 있는 청각적 손상을 줄여주는 데 효과적이다.

 

멀티빔 LED 헤드라이트도 E 클래스에 들어간 주행 보조 및 안전 기술이다. 각 헤드램프에 달린 84개의 고성능 LED가 상황에 따라 개별 활성화되며 운전자의 시야를 최대한 확보한다. 이는 어두운 길의 하이빔 주행 상태에서도 상대방 차선, 혹은 앞차로 가는 빛만을 제거할 수 있다. 한 가지 더. 뒷 좌석 안전벨트에도 튜브 형태의 에어백이 달린다(벨트 백).

 

 

5 진화한 섀시와 서스펜션의 성능

새로운 E 클래스(W213)는 이전 모델(W212)보다 길어졌다. 길이는 43, 휠베이스는 65밀리미터 늘어났다. 뒷좌석 무릎 공간도 6밀리미터 넓다. 트레드도 앞과 뒤를 각각 20, 7밀리미터 키웠다. 차체는 알루미늄과 초강도 강철의 비중을 이전보다 높여 성능과 안전성을 끌어올렸다. 무게를 줄이기 위해 보닛과 트렁크 도어를 알루미늄으로 만들었다.

개발 단계에서 목표로 잡은 공기저항계수 0.23을 실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일부 상위 트림은 프런트 그릴 안쪽으로 능동형 셔터를 달아 냉각이 필요하지 않을 때 공기저항을 줄일 수 있다. 더불어 라디에이터 전반의 성능을 높이기 위해 번호판 아래에 추가적인 능동형 셔터를 달아 공기역학뿐 아니라 풍절음도 개선했다. 서스펜션은 에어 보디 컨트롤과 멀티 체임버 에어 서스펜션을 바탕으로 승차감과 댐핑 압력을 3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이는 운전석에서 다이내믹 셀렉트를 통해 컴포트, 에코, 스포트로 조절이 가능하다. 아방가르드 모델에서는 서스펜션의 높이가 15밀리미터 낮아진다.

 

6 한국 시장에서 선보일 첫 번째 라인업은?

새로운 E 클래스는 2016년 6월 말 한국 시장에 상륙할 예정이다. 초기 라인업은 두 가지 트림의 E 220d(아방가르드, 익스클루시브)와 네바퀴굴림을 포함한 네 종의 E 300(아방가르드, 익스클루시브, 각 트림의 4매틱)이다. 가격은 E 220d가 6560만~6760만원이고 E 300이 7250만~7450만원, E 300 4매틱이 7600만~7800만원으로 책정된다(개별소비세인하 기준). 위에 소개한 대부분의 첨단 안전 및 편의장비가 달릴 예정이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드라이빙 파일럿에 속한 ‘능동 차선 변경’ 같은 일부 기능이 빠진다는 전망이다.

 

 

7 새로운 디젤 엔진으로 날개 단 E 220d

내비게이션을 켰다. 리스본 시내 중심에서 시작해 고속도로, 굽이치는 산길을 통과하는 왕복 150킬로 미터 코스를 선택했다. 파트너는 E 220d였다. 올해 한국 시장에 데뷔할 주력 모델이다. E 220d는 앞서 말한 다양한 첨단 편의·안전 장비 외에도 특징이 있다. 새로운 4기통 디젤 엔진(OM654)과 9단 변속기의 조합이다. OM654는 기존의 2.0리터 디젤보다 무게가 17퍼센트 줄었지만 CO₂ 배출량은 13퍼센트, 질소산화물(NOx)은 80퍼센트를 감소시켰다. 여기에 더해진 9단 변속기는 더 빨라진 변속 타이밍 로직과 넓은 기어비를 바탕으로 연료 소모와 배출가스를 줄인다.

 

실제로 운전해본 결과 새로운 엔진은 대단히 부드럽게 반응했다. 더불어 9단 변속기와도 잘 어울린다. 힘이 넘치는 것은 아니지만 가속 페달을 밟으면 초반부터 차를 가볍게 밀고 나간다. 예상보다 정숙하다는 것도 특징. 시속 100킬로미터에서 엔진 회전수는 1900rpm 수준이다. 특히 다운 시프트와 함께 순간적으로 7 엔진 회전수가 올라갈 때도 소음이 거슬리지 않는다. E 220d의 방음 능력이 좋아서 외부에서 느껴지는 디젤 엔진 특유의 인젝션 소리도 크게 느낄 수 없다. 주행 모드를 스포트와 스포트 플러스에 놓으면 기어가 평소보다 한 단 내려가면서 엔진 반응성을 끌어올린다. 이때 스로틀과 스티어링휠 반응도 한결 민첩해지고 동시에 엔진 소리도 커진다.

 

고속도로에서 시속 120~160킬로미터로 주행 할 때 매우 안정적이었다. 속도감도 낮아서 실제 주행 속도보다 느리게 달리는 듯했다.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느낀 이유겠다. 차의 움직임은 더 여유로운 쪽으로 변했다. 배기량이 이전 보다 줄어서(최고 출력은 더 높지만) 전반적으로 토크 밴드가 약하다고 느껴지는 부분도 있다. 그래서 차를 부드럽게 탈 때는 불만이 없지만, 밀어붙이기 시작하면 예상보다 일찍 부하가 드러난다. 하드웨어의 한계라기보다는 연비와 배출가스를 고려한 세팅으로 풀이된다. 급한 코너에서도 차의 거동이 부드럽고 안정적이다. 굳이 타이어의 비명을 듣지 않아도 속도가 빠르다. 이런 기본기는 디스트로닉 파일럿을 쓸 때도 도움을 준다.

 

 

2017 MERCEDES-BENZ E 350e PHEV

기본 가격 미정 레이아웃 앞 엔진, RWD, 5인승, 4도어 세단 엔진 4기통 2.0ℓ DOHC 터보,

211마력, 36.0kg·m 모터 출력 87마력, 45.0kg·m 시스템 출력 286마력, 56.0kg·m

변속기 9단 자동 무게 TBD 휠베이스 2469mm 길이×너비×높이 3973×1740×1416mm

연비(유럽 복합) 47.6km/ℓ CO₂ 배출량(유럽) 49g/km 한국 판매 시기 미정

 

8  E 클래스의 정점으로 손색없는 E 350e PHEV

뒤범퍼 위에 꽂힌 콘센트가 낯설다. 충전 중이던 콘센트를 빼고 E 350e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도어록을 해제한다. 스마트폰으로 스마트키의 역할도 대신할 수 있다. 미리 등록하면 문을 열고, 시동도 걸 수 있다. 원한다면 차의 충전 상태나 리모트 주차도 가능하다. 스마트폰을 잃어버리면 안 되는 이유가 한 가지 더 늘어난 셈이다. 겉모습과 실내 분위기는 크게 다르지 않다. 브레이크 캘리퍼가 형광 파란색이고, 계기반 왼쪽에 에너지 효율 및 동력 그래프가 표시되는 정도다. 계기반 가운데는 속도계와 함께 디스트로닉 파일럿을 사용할 때 e 드라이브의 효율성을 나타내준다. 도심처럼 저속으로 달릴 때는 EV 모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시속 60킬로미터까지 배터리와 모터만으로 주행이 가능하다. 반면 굽이치는 산길에 들어서 가속페달을 강하게 밟으면 엔진이 깨어나며 전기모터와 힘을 합친다. 중요한 것은 어떤 순간에서도 토크의 변화에 이질감이 없다는 것이다. 전기모터와 내연기관의 조화가 자연스럽다.

 

눈 감고 타면 언제 전기모터가 개입하는지, 언제 엔진 시동이 꺼지는지 찾아내기 어렵다. 이 차는 첨단 기술을 강조하는 E 클래스와 잘 어울린다. 아주 본격적인 패키지를 전면적으로 내세워 E 클래스 고객에게 어필해도 좋겠다는 생각이다.

 

 

9 꾸준한 파워와 환상적인 접지력의 E 400 4매틱

포르투갈을 대표하는 서킷인 에스토릴(Estoril Circuit)에서 E 400 4매틱을 타고 전력으로 질주했다. 3.0리터 V6 트윈터보 엔진이 뿜어내는 333마력(48.9kg·m)이 후련한 가속을 만들었다. 스포츠 플러스 모드에서 움직임은 스포츠카처럼 날렵한 느낌보다는 스포츠 세단처럼 묵직한 감각이다. 제원상 0→시속 100킬로미터 가속은 5.3초. 운전석에서 감각도 비슷한 수준이다. 스티어링휠과 엉덩이로 전해지는 감각은 섬세하기보다 충분히 믿을 수 있는 쪽이다. 첫 코너를 향해 차체를 던져보면 곧바로 그 사실을 깨닫게 된다. 약간 젖은 노면이었지만 코너에서 푸시 언더로 앞바퀴를 밀어붙여도 자세가 안정적이다. 코너에서 자세제어장치가 확실히 작동한다. 스포츠 플러스에서는 약간 느긋하게, 그러나 꼭 필요할 때 점잖게 개입한다. 서스펜션은 네바퀴굴림의 특성에 맞춰서 잘 세팅됐다. 특히 코너 입구에서 안정적으로 반응해 접지력을 살리고, 코너 중간에서 롤도 충분히 억제한다. 네바퀴굴림이지만 코너링이 뒷바퀴굴림의 그것처럼 자연스럽다. 차를 몰아붙이는 와중에도 변속기 감각은 부드럽다. 반면 실내로 들이치는 배기음이 어떻게든 운전자를 자극하기 위해 애쓴다.

 

 

10 R&D 총괄의 E 클래스 생각

다임러 AG, 메르세데스 벤츠 R&D 센터 총괄인 토마스 베버 박사를 만나 새로운 E클래스의 세부 디테일에 대해 물었다. S 클래스의 기술을 어느 정도 물려받았나? 과거 E 클래스와 비교하면 새로운 모델의 발전은 차이가 확연하게 느껴진다. 특히 기술 부분에서는 E 클래스가 S 클래스에 가깝게 다가가는 것이 사실이다. 동급 자동차에서 가장 앞선 기술을 통해 동급 자동차의 벤치마킹 척도를 제시한다고 생각한다.

 

S 클래스의 기술 중에 매직 보디 컨트롤은 빠져 있다. S 클래스의 혁신적인 기능들을 그 이하 차급까지 실현하는 전략을 쓰고 있는 것은 맞다. 하지만 각 플랫폼 위에서 효율적인 모듈 정책을 추구한다. 따라서 앞으로는 달라지겠지만, 현재는 매직 보디 컨트롤이 S와 SL에만 실현되고 있다. 어떤 엔진 라인업이 한국에서 인기 있을 것 같은가? 한국 수입차 시장에서는 디젤 모델이 판매의 60퍼센트를 차지하는 것으로 안다. 그래서 새로 선보이는 E 클래스도 디젤 엔진의 비중이 크다고 본다. 효율적이고 동시에 힘찬 주행 성능을 실현할 수 있다. 

 

벤츠의 자율주행 기술은 어느 정도 수준인가? 간단히 말하면 우리가 가장 자율주행 형태에 가깝다(수준이 높다). 메르세데스 R&D 센터는 이미 10~15년 전부터 현재 자율주행차에 쓰이는 스테레오 카메라와 레이더 기술 등을 연구했다.

 

E 350e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에 거는 기대가 큰가? 올해 9월 유럽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전 세계에 판매할 예정이다. 한국은 수요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나는 이 차가 미래의 프리미엄 중형차 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본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방식은 도심에서 단거리 주행과 장거리 주행의 장점을 혼합한 것으로 새로운 E 플랫폼에서는 이전보다 더 효율적이고, 더 친환경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