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자에게 강하고 약자에게 약하라
힘들다. 작은 차로 서울 시내에서 운전하는 일은 정신건강에 안 좋다. 스파크로 도로에서 운전할 때는 큰 차를 운전할 때보다 스트레스가 몇 배는 크다. 직업상 촬영 장비를 차에 많이 실을 땐 카니발을 운전하는 편이다. 문제는 카니발을 타다가 스파크로 갈아탔을 때다. 내 운전 습관은 같고 차만 바뀌었을 뿐인데 주변의 반응은 완전히 다르다.
스파크로 차선을 바꿀 때는 언제나 뒤차에게 상향등 세례를 받아야 한다. 그뿐인가? 신호등이 바뀌자마자 움직이지 않았다며 경적으로 괴롭힌다. 도로에서는 어느 쪽으로든 방향 지시등을 켜자마자 갑자기 주변의 차들이 속도를 높여 공간을 막아버린다. 이쯤 되면 오기가 생겨서 꼭 끼어들고 싶지만, 기를 쓰고 덤비는 차들 사이에서 덩치가 작은 차로 이기기가 쉽지 않다. 오기로 끼어들면 뒤차가 어느새 옆으로 추월해서는 위협을 가한다. 그냥 참고 멀리 떨어져 가는 게 시끄럽지 않고 서로 편하다. 조용히 살고 싶어서 간선도로나 고속도로에선 항상 제일 우측 차선으로 달린다. 하지만 분명 왼쪽 차선으로 피해갈 수 있음에도 날아오는 상향등은 이유를 모르겠다. 혹시 트렁크가 열렸거나 타이어 공기압 체크를 잊어서 경고하려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확인해보면 문제가 없다. 결국 문제는 정속 주행하는 작은 차가 보기 싫다는 것이다. 체념하고 가속페달을 밟아 속도를 올린다.
무엇이 문제인가? 물론 주변 자동차의 비위에 맞춰서 높은 엔진회전수를 써가며 급출발하거나 날렵하게 차선을 변경하면(일명 칼치기) 해결될 문제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렇게 연료를 마구 써가며 달리면 경차를 운전하는 의미가 없다.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게 약한 우리네의 창피한 현실까지 끌어들이지 않더라도, 도로에서 작은 차들에게 약간의 온정을 베풀면 좋겠다. 경차는 도로에서 비교적 약자인 경우가 많다. 운전자의 나이가 어리거나 여성, 노약자인 경우가 많으니까 말이다. 약자는 배려해주고 감싸 안아주라고 배웠던 기억이 어렴풋하다. 살다 보면 잊히는 이런 어렴풋한 기억들을 되살려 좋은 마음씨로 서로 배려하며 운전하면 좋겠다.
 

가격 1190만원 레이아웃 앞 엔진, FWD, 5인승, 5도어 해치백

엔진 3기통 1.0ℓ DOHC 75마력, 9.7kg·m
변속기 5단 수동 무게 900kg 휠베이스 2385mm 길이×너비×높이 3595×1595×1475mm
연비(통합) 15.4km/ℓ CO₂ 배출량 110g/km
구입 시기 2015년 8월 총 주행거리 9600km 평균연비 15.2km/ℓ

월 주행거리 1200km 문제 발생 없음 점검항목 없음 한 달 유지비 20만원(유류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