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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안의 TV, 어디까지 해봤니?

지금 이 시대는 TV 속 프로그램을 만들던 사람들은 물론 시청자에게도 예상치 못한 변화의 시기다.

2016.04.05

 

넷플릭스(Netflix)를 신청했다. 이미 잘 알려진 대로 인터넷 스트리밍을 통해 각종 콘텐츠를 보는 서비스인데, 얼마 전 국내에도 정식 진출했다. 넷플릭스를 이용하려면 당연히 인터넷이 연결돼야 한다. 무선 인터넷이 접속되면 넷플릭스 앱을 PC, 태블릿, 스마트폰 등에 내려받은 다음 회원 가입을 하고, 보고 싶은 영상을 보면 된다. 더 필요한 것은 없다. TV는 인터넷과 연결된다면 이용 가능하지만, TV 리모컨을 찾는 것조차 귀찮다면 스마트폰을 켜면 그만이다. 선택한 콘텐츠를 집에서 화면이 큰 TV로 보다 곧바로 스마트폰에서 이어 보며 외출할 수도 있다.


과거 TV는 방송사가 제공하는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유일한 미디어였다. 그러나 지금은 여러 콘텐츠를 보다 큰 화면으로 볼 수 있는 기기일 뿐이다. 이제 스마트폰을 비롯한 다양한 모바일 기기로 24시간 내내, 타인에게 공개된 수많은 콘텐츠를 공간과 시간의 제약 없이 볼 수 있다. 이미 방송사의 개념조차 흐려지고 있다. 지난해 네이버는 좋아하는 스타가 실시간으로 방송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실시간 동영상 서비스 ‘V앱’을 시작했다. 이것 또한 스마트폰에 설치만 하면 볼 수 있다. 물론 인터넷을 활용하는 만큼 실시간 댓글 달기처럼 쌍방향 소통도 가능하다. 따라서 현재 10~20대에게 방송사가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보기 위해 TV 앞에 앉는 것은 그리 익숙한 일이 아니다. 그들은 콘텐츠 대부분을 모바일 기기를 통해 원하는 시간에 시청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프로야구처럼 실시간으로 봐야 하는 콘텐츠 역시 네이버 등 포털 사이트가 제공하는 영상 서비스를 통해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시청자들은 영상 서비스 페이지에 승리 예측 팀을 투표할 수도 있고, 실시간으로 댓글을 달며 해설자 역할을 자처하기도 한다.


지금 이 시대는 TV 속 프로그램을 만들던 사람들은 물론 시청자에게도 예상치 못한 변화의 시기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TV는 만드는 사람이 보는 사람에게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이었지만, 요즘은 거의 실시간으로 네티즌의 반응을 전달한다. 방송 중 댓글 서비스를 하지 않더라도 모바일 기기로 영상을 보며 해당 페이지에 댓글을 남길 수 있게 한다. 최근 서바이벌 오디션으로 진행되는 Mnet <프로듀스 101>은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시청자 투표에 따라 출연자들의 출연 여부가 결정되었다. 이 과정에서 시청자들은 모바일 SNS 등을 통해 특정 출연자를 응원하기도 하고, 거친 악플을 남기기도 한다. 이 때문에 몇 회가 방송된 뒤부터 출연자들의 발언이 급격히 위축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처럼 TV에 실시간, 또는 그에 가깝게 반응을 남길 수 있는 모바일 중심의 시청이 제작자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시대가 왔고, 이는 분명 미디어에 얼굴을 비추는 사람에게는 공포스러울 수 있다. 물론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방송 10년을 넘긴 MBC <무한도전>은 SNS를 통해 시청자의 반응을 좀 더 적극적으로 살피며, 그에 따라 새로운 기획을 하기도 한다.


TV는 물론 채널의 개념이 무너지고, 인터넷에 수많은 콘텐츠를 제공하며, 스마트 기기 이용자들은 원하면 언제 어느 때나 그 콘텐츠를 보고 콘텐츠 제공자와 대화를 나누는 새로운 형태의 방송을 보여준다. 인터넷 방송 서비스 아프리카TV에서 방송하는 BJ(Broadcast Jockey) 중 인기가 많은 방송에는 작품을 홍보하기 위해 연예인이 출연하기도 한다. 기존의 TV 바깥에서 새로운 TV와 시청자의 세계가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넷플릭스가 인기를 끈 뒤 코드커팅, 즉 기존 케이블 TV 가입자가 더 이상 케이블 TV를 시청하지 않고 넷플릭스만 보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우리나라 10~20대 역시 MBC나 tvN이 아니라 V앱, 아프리카TV를 더 많이 본다.


오직 TV만으로 방송을 볼 수 있던 시절, TV는 네모난 모양을 하고 있는 물리적인 존재였다. 그러나 모두가 TV를 가지는 시대에 TV는 언제 어디서나 존재한다. 우리는 이제 부모는 안방에서 지상파 TV를 보고, 자녀는 방에서 스마트폰으로 넷플릭스나 아프리카TV를, 그리고 그들의 자녀는 인터넷 방송을 직접 하는 시대를 경험하기 시작한 것이다.

 

about 강명석은 대중문화와 미디어를 날카롭게 비평하는 웹진 <아이즈>의 편집장이자 문화평론가다.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매체에 글을 기고한다.

 

 

 

 

TV에 실시간, 또는 그에 가깝게 반응을 남길 수 있는

모바일 중심의 시청이 제작자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시대가 왔고,

이는 분명 미디어에 얼굴을 비추는 사람에게는 공포스러울 수 있다.

 

 

 

<마니아마추어의 시대가 온다>
by 임형택

<마니아마추어의 시대가 온다>의 ‘마니아마추어’는 ‘마니아’와 ‘아마추어’의 합성어로, 마니아적 기질을 겸비했으나 직업적 위계에서는 아마추어적인 인터넷 세계의 ‘자유인’을 일컫는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광역화된 미디어로 인해 소통의 환경은 나아졌지만 소통의 질은 더욱 나빠졌음을 지적하며, 대중이 문화의 객체가 아닌 주체로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고 실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사람의무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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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S 동방유행,東方流行,강명석,웹진 <아이즈>,넷플릭스,모바일,미디어,콘텐츠,마니아마추어의 시대가 온다

CREDIT Editor 강명석(문화평론가) Photo Lee Seungbeom(일러스트) 출처 東方流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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