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등이 구역을 지배하다.

메르세데스 벤츠 ‘이제나야’
메르세데스 벤츠는 대열을 갖추고 돌격하기 바로 직전이다. 지난해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는 총 4만6994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33.5퍼센트라는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전 세계적으로 한국은 중국 다음으로 마이바흐가 가장 많이 팔렸고 전체 시장 중 여덟 번째로 중요한 시장이 됐다. 지난 1월 2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사장은 마치 모든 준비가 다 됐다는 듯이 자신만만했다. 만년 2등이라는 자극에도 판매량에 연연하지 않고 브랜드 가치 전달에 더 집중하겠다고 여유를 부렸다. 그리고 국내 최대 규모의 죽전 서비스 센터를 현장에서 이원 생중계로 소개하며 ‘고객 만족’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었다. 올해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의 총알은 풍부하다. 이름과 몸을 바꾼 SUV들이 출격을 기다리고 주력 모델인 신형 E 클래스가 벌써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마치 ‘이제 이 구역의 보스는 나야’라고 하는 것처럼 말이다.

 

 

 

성대하게 화합하고 크게 오고 가다.

현대차 ‘양화대교’
지난 1월 4일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은 시무식에서 올해 자동차 산업은 기존 메이커 간의 경쟁 심화와 함께 자동차의 전자화에 따른 산업구조적 변화의 시기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올해 연구개발(R&D) 투자를 강화하고 기술 융합에 힘쓰며 친환경차 시장을 새롭게 개척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제네시스로 브랜드 가치를 향상하고 해외 생산 라인도 늘려 전 세계적으로 813만대를 판매하겠다고 선언했다. 마지막에 ‘행복’을 키워드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룹의 성장과 더불어 국민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하자. 구체적으로 협력사 동반성장을 강화하고 청년 일자리 창출과 사회공헌 활동에 적극 앞장서자.” 여기에 하나만 더 추가하면 좋겠다. 현대차를 타는 사람들이 행복해하는 차를 만들자고. 우리 모두 행복하자. 아프지 말고.

 

 

 

스스로 우레와 같은 큰 소리로 나무라고 꾸짖다.

폭스바겐 ‘돌아갈뢰’
폭스바겐의 올해 소원은 브랜드의 신뢰 회복이다. 지난해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배출가스 스캔들의 위기를 잘 극복하고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파격적인 할인과 프로모션으로 판매에서는 스캔들 여파가 미풍에 가까웠지만 브랜드 이미지 추락은 막을 수 없었다. 폭스바겐 관계자는 올해는 신차 출시보다 깊은 반성으로 스캔들 이슈를 잘 마무리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했다. 폭스바겐은 차근차근 다시 시작해야 한다.

 

 

 

죽일 만큼 아름답고 무척 진귀하다.

포르쉐 ‘살작고침’
포르쉐의 변화는 언제나 미미하다. 그런데 올해는 큰 변화가 하나 있다. 박스터를 최초로 선보인 지 20년 만에 4기통 수평대향 엔진을 얹어 설계를 재구성했고 이름도 ‘718 박스터’로 새롭게 바꿨다. 911 카레라는 외관을 살짝 고쳐 출시할 예정이다. 사실 국내에서 포르쉐는 SUV인 카이엔과 마칸, 왜건형 모델인 파나메라가 큰 인기다. 포르쉐 코리아는 변화된 박스터와 911 카레라로 국내 스포츠카 시장을 쥐락펴락 하겠다는 각오다.

 

 

 

물결을 헤아려보니 물고기가 성할 때로다.

쉐보레 ‘파짐업시’
올해는 쉐보레가 출범한 지 5년 되는 해다. 쉐보레는 지난 5년 동안 브랜드 인지도 향상에 주력했다. 올해부터는 상품성을 더욱 강화해 고객 충성도를 다지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10퍼센트 이상으로 끌어올릴 작정이다. 올해 신형 말리부와 볼트 등 기대를 모으고 있는 신차도 있지만, 유로6 전환이 시급한 캡티바, 노후한 크루즈, 다소 주춤한 스파크 등 저변을 이루는 모델까지 길 잃은 어린 양들을 빠짐없이 챙기겠다고 한다.

 

 

 

균형 있게 서로 섞이며 큰 성장을 하는 시대를 맞이하다.

쉐보레 ‘참조은대’
푸조의 2015년은 2008이 이끌었다. 전체 판매 대수의 58퍼센트가 2008이었다. 물론 308과 508 등 다른 모델도 있었지만 2008의 독주에 묻혀버리고 말았다. 올해는 308과 508 GT 모델로 모터스포츠의 캐릭터를 부각할 예정이다. 사실 308은 마음에 쏙 드는 차다. MCP 대신 6단 자동변속기가 들어가 변속도 매끄럽고 민첩해졌다. 딴딴한 길 위를 부드럽게 내달리는 주행 느낌도 좋다. 스포츠 모드에서 배기음도 매력적이다. 그런데 지난해 308 판매량은 모두 491대에 머물렀다. 참 좋은 차인데 어떻게 설명할 방법이 없다.

 

 

 

홀로 우뚝 솟아 따라올 경쟁자가 없다.

재규어 랜드로버 ‘굴직국직’
지난 1월 25일 재규어 뉴 XJ 출시 행사장에 재규어의 수석 디자이너인 이언 칼럼이 나와 직접 XJ를 소개했다. 행사장에는 ‘재규어 XJ 레어 디자인 스튜디오’를 마련해 재규어의 역사와 이언 칼럼의 개인적인 소지품도 직접 볼 수 있었다. 이건 단지 시작에 불과했다. 주력 모델인 XF의 풀체인지 모델과 재규어 최초의 크로스오버 모델인 F 페이스도 기다리고 있다. 랜드로버 역시 레인지로버의 최상위 모델인 SV 오토바이오그래피(Autobiography)와 SUV 오픈톱 모델인 이보크 컨버터블을 준비 중이다. 어느 것 하나 그냥 넘길 수 없는 굵직굵직한 신차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제 다른 시대를 즐겨라.

볼보 ‘락시어리’
볼보는 지난 1월 29일 신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올해의 비전을 발표했다. 유독 ‘럭셔리’를 많이 강조했다.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에서 볼보만의 럭셔리 감성과 가치를 만들어나가겠다는 선언이다. 그 기점은 국내에도 곧 출시를 앞둔 XC90과 S90이다. 왜건과 CUV의 이미지가 강한 볼보마저도 ‘럭셔리’로 향하고 있다.

 

 

 

새해가 되어 한 살 더 먹으니 서로 뒤섞이며 나이 들어간다.

캐딜락 ‘가치노라’
캐딜락이 올해 단단히 작정했다. 지난해 76퍼센트 성장률에 힘입어 올해 고성능 모델인 ATS-V와 CTS-V, 기함 모델인 CT6 그리고 SRX의 뒤를 잇는 XT5까지 중무장을 마쳤다. 타깃은 재규어와 인피니티, 볼보다. 목표 판매량도 두 배 이상 늘렸다. 우선은 인지도 확보가 관건이다.

 

 

 

모양을 바꾸어 이익을 더하다.

벤틀리 ‘변태이가’
벤틀리에게 올해는 벤테이가의 해다. 벤테이가는 6.0리터 W12 엔진을 얹은 벤틀리의 첫 SUV다. 늦어도 4월부터는 실제 고객에게 인도될 예정이다. 벤틀리 관계자는 예상보다 사전 주문이 폭주해 생산량을 지금보다 늘릴 계획이라고 했다. 변태 같은 괴물 SUV, 아니 새로운 럭셔리 SUV 시장이 열렸다.

 

 

 

나약함을 물리쳐 위태함이 없다.

BMW ‘무얼파나’
지난해 11월 BMW는 연달아 일어난 차량 화재로 화젯거리가 됐다. 한순간에 BMW에 대한 이미지에 ‘위험’이 더해졌다. BMW 코리아는 즉시 위기를 받아들이고 적극적인 해결에 나섰다. 안전사고 종합대책을 마련해 원인 불명 사고의 조사에 협조하고, 공식 서비스 센터의 정비 이력을 토대로 보상해준다고 약속했다.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제조사로서 책임을 떠안은 것이다. BMW 코리아는 이를 발판 삼아 올해 고객 친화 지수를 한 단계 올릴 계획이다. 한편 올해는 BMW 창립 100주년이다. 내부적으로 아주 중요하고 뜻깊은 해다. 그 어느 때보다 지금의 1등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작정이다. 문제는 주력 신차가 없다는 것. 올해 출시를 앞둔 신차는 X1, M2, X4 M40i 등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이 전부다. 미니는 클럽맨 디젤과 컨버터블이 있다. 물론 5시리즈와 3시리즈, X3 등이 꾸준히 효도하겠지만 최근 급속도로 팽창하는 프리미엄 수입차 시장을 보면 쉽지 않아 보인다. 위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경계를 풀고 같이 즐기고 놀아보세.

롤스로이스 ‘잠개오라’
롤스로이스는 수요 연령층이 상대적으로 높다. 하지만 어떤 회사든지 앞으로 젊은 고객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지속가능할 수 없다. 결국 롤스로이스는 젊은 고객층을 끌어들이기 위해 2013년 쿠페 모델 레이스를 출시했고 지난해는 소프트톱 컨버터블 모델 던을 공개했다. 올해는 던 판매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롤스로이스는 이제 더 이상 넘을 수 없는 벽이 아니라 성공한 젊은 사업가라면 누구나 탈 수 있는 럭셔리 카로 새롭게 포지셔닝했다. 롤스로이스 여신이 조용히 속삭인다. “젊은 그대여, 잠 깨어 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