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틀리 컨티넨탈 GT 스피드 브라이틀링 제트 팀 시리즈.

 

BENTLEY MULLINER
“한 직원이 고객과 차체 컬러에 대해 상담하고 있었습니다. 그 고객은 직원이 맨 넥타이를 보더니 바로 이 컬러라며 넥타이를 가리켰죠. 그 직원은 바로 넥타이를 잘라 공장에 보냈습니다. 우리는 고객이 원하면 어떤 컬러라도 만들어냅니다.” 영국에 있는 벤틀리 크루 공장에 갔을 때 담당자에게 들은 말이다. 벤틀리는 고객이 원하는 대로 차를 만들어주는 뮬리너 옵션을 운영한다. 보디 컬러는 물론 가죽과 베니어 컬러도 원하는 대로 고를 수 있다. 일례로 영국 여왕의 공식 의전차로 쓰이는 벤틀리 스테이트 리무진은 여왕이 평소 모자를 즐겨 쓰는 것을 고려해 차체를 높게 만들었다.
벤틀리 뮬리너에서는 가끔 스페셜 에디션을 선보이기도 한다. 지난해 6월에는 브라이틀링 제트기에서 영감을 받은 컨티넨탈 GT 스피드 브라이틀링 제트 팀 시리즈를 선보였다. 브라이틀링 제트기와 같은 컬러로 보디를 칠한 이 차는 브라이틀링을 상징하는 노란색을 시트와 대시보드에 둘렀다. 주문제작 시스템이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차를 받는 데까진 시간이 제법 걸린다. 뮬산을 제작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300시간쯤이다.
이 중 인테리어 작업에만 170시간이 든다. 벤틀리 한 대가 탄생하려면 7주가 넘게 걸리고, 인테리어를 완성하는 데만 4주 가까운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니 차를 받을 때까진 5~6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Q BY ASTON MARTIN
애스턴마틴은 2012년 새로운 맞춤제작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그리고 그들의 맞춤제작 차에 Q 배지를 붙였다. 만약 애스턴마틴에 Q 배지가 붙어 있다면 특별한 애스턴마틴이란 뜻이다. 애스턴마틴 역시 고객이 원하는 모든 것을 들어준다. DB9 볼란테의 실내를 분홍색 가죽으로 휘감거나 시트에 특별한 무늬를 수놓는 건 일도 아니다. 트렁크에 접이식 자전거를 실을 수 있는 장치를 달고, 뒷시트나 트렁크에 넣을 수 있는 가방도 만들어준다. 물론 고객의 요구가 많아질수록 제작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길어진다. 보디 컬러와 내장재 등 기본적인 것만 주문하면 3개월이면 차를 받을 수 있지만 더 다양한 것을 주문하면 3개월 이상이 걸린다. 애스턴마틴은 한정판 모델이나 특별히 제작한 모델에 Q 배지를 붙여 모터쇼나 자동차 행사에서도 선보이고 있다.

 

 

 

 

재규어 라이트웨이트 E 타입의 실내.

 

JAGUAR LAND ROVER SVO
지난해 4월 서울모터쇼가 열리기 하루 전날, 재규어 랜드로버 SVO 부서의 존 에드워드 사장이 우리나라를 방문했다. SVO를 설명하고, SVO 부서에서 제작한 재규어 F 타입 프로젝트 7과 레인지로버 스포츠 SVR을 소개하기 위해서다. SVO는 ‘스페셜 비이클 오퍼레이션(Special Vehicle Operations)’의 약자로, 고성능차나 맞춤형 차, 리미티드 에디션을 개발하고 제작하는 것은 물론 클래식 모델을 복원하는 일까지 담당하는 특별 부서다. 재규어 랜드로버는 2000만 파운드(약 350억원)를 투자해 영국 코벤트리 근처에 SVO 테크니컬 센터를 열었다. 이곳에는 F1에서 영감을 받은 작업실과 전문 페인트 스튜디오, VIP 고객을 위한 시설이 있다. “우리는 재규어와 랜드로버의 명성에 걸맞은 상징적인 차를 제작할 것입니다. 더불어 고객이 원하는 어떤 차도 만들 것입니다.” 존 에드워드 사장의 말이다.

 

 

 

 

첫 번째 팬텀이 인도된 지 10년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셀레스티얼 팬텀.

 

ROLLS-ROYCE BESPOKE
벤틀리에 뮬리너가 있다면 롤스로이스에는 비스포크가 있다. 비스포크는 롤스로이스의 주문제작 시스템이다. “당신이 원하는 모든 것을 해드립니다.” 노래 가사가 아니라 비스포크 팀의 구호다. 고객이 원하면 새빨간 양탄자를 바닥에 깔아줄 수도, 아끼는 반려동물의 모습을 헤드레스트에 수놓을 수도 있다. 천장을 모피로 휘감을 수도, 도어 안쪽과 대시보드를 악어가죽으로 도배할 수도 있다. 모든 작업은 숙련된 장인이 손으로 직접 한다. 그래서 한 대를 완성하는 데 짧게는 두 달, 길게는 여섯 달 이상이 걸린다. “차를 받으려면 여섯 달을 기다려야 합니다.” 보통 사람이라면 당장 다른 브랜드의 전시장으로 달려가겠지만 롤스로이스 고객은 다르다. 지난 2013년 롤스로이스의 최대 시장인 북미 지역에서는 95퍼센트의 팬텀이 비스포크를 적용했다. 비스포크의 수요가 점점 높아지자 롤스로이스는 2012년 공장을 2500만 제곱미터 규모로 확장했다.

 

 

 

 

페라리 458 스파이더 테일러메이드.

 

FERRARI TAILOR-MADE PROGRAM
2014년 6월 18일,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중국 상하이에 페라리 테일러메이드 센터가 문을 열었다. 돈 많은 중국 고객들에게 맞춤형 페라리를 만들어주겠다는 의도였다. 이날 오픈을 축하하기 위해 두 대의 특별한 페라리도 선을 보였다. F12 베를리네타 폴로 에디션과 FF 드레사지 에디션이다. F12 베를리네타 폴로 에디션은 보닛 한쪽에 두 줄의 파란 선을 그리고 가죽시트에도 선을 넣었다. 마장마술에서 영감을 받은 FF 드레사지 에디션은 피아노 블랙 컬러로 보디를 칠하고 앞 시트에 격자무늬 스티치를 넣었다.
페라리 테일러메이드 프로그램은 보디 컬러부터 내장재 가죽까지 고객이 원하는 대로 맞춰주는 프로그램이다. 디테일을 결정하면 차를 받을 때까지 제작에 관련된 모든 과정을 추적할 수 있다. 페라리 본사가 있는 마라넬로에  가서 차를 받을 수도 있다. 테일러메이드 프로그램은 크게 스쿠데리아(Scuderia)와 클래식(Classica), 이네디타(Inedita)로 나뉘는데 스쿠데리아는 레이싱카와 같은 소재와 마감, 컬러를 제공하고 클래식은 모던한 느낌을 주는 소재와 마감재로 구성된다. 이네디타는 좀 더 혁신적인 디자인과 소재를 제공한다.

 

 

 

 

PORSCHE EXCLUSIVE
포르쉐에도 맞춤차를 만들어주는 프로그램이 있다. 포르쉐는 자동차회사 최초로 1986년 차량 맞춤 전문 부서인 스페셜 위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 프로그램은 현재 익스클루시브로 이름이 바뀌었다. 포르쉐 익스클루시브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포르쉐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보디 컬러와 가죽, 내장재 컬러는 물론 가죽을 박음질한 스티치 컬러도 고를 수 있다. 에어컨 송풍구의 날개 모양과 선바이저, 룸미러, 스티어링 칼럼의 커버, 앞뒤 시트 콘솔까지 가죽으로 감싸 제작할 수 있다. 도어 엔트리 가드에 이름을 새길 수도 있고, 연료 뚜껑을 포르쉐 로고가 박힌 알루미늄으로 바꾸는 것도 가능하다.
이 모든 과정은 직접 포르쉐에 방문해 결정할 수 있지만 온라인으로 해볼 수도 있다.
포르쉐는 지난해 파나메라 전용 뒷시트 엔터테인먼트 시스템과 마칸 S 디젤을 위한 스포츠 배기 시스템, 카이엔 전용 휠 아치 익스텐더와 스포츠 클래식 휠을 익스클루시브 품목에 추가했다. 뒷시트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은 10.1인치 컬러 터치스크린 모니터 두 개로 구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