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GO MANIA
이름 윤영민 나이 37세 직업 회사원 특기 레고 빨리 만들기

“매일매일, 하루도 빠지지 않고 레고를 조립해요. 물론 전시할 공간에 한계가 있어서 계속 부수고 다시 만들죠. 영상으로 레고를 촬영하게 된 것도 그 때문이에요. 공들여 만든 작품을 기록도 없이 부수긴 아까우니까요.”

윤영민, 그는 레고 덕후다. 자동차는 기본이고 영화 속 소품과 캐릭터, 로봇, 비행기, 우주선, 중장비 등 레고로 표현할 수 있는 모든 것에 관심을 둔다. 레고를 단순히 조립하고 수집하는 것이 그의 경력의 전부가 아니다. 그는 남들이 하지 않는 방법으로 움직이는 레고를 만든다. 그리고 매번 새로운 시도로 레고 영상을 촬영한다. 이렇게 자신이 만든 작품은 개인 유튜브 채널 ‘뿡 TV’에 공개한다(youtube.com/user/logsinx80). 레고를 기록하는 방법을 하나의 콘텐츠로 승화시킨 것이다.

그는 이 분야에서 알아주는 ‘레고 덕후’다. 개인 영상 채널의 팔로어도 2만8000명을 넘어섰다. 실제로 그의 레고 기록이 담긴 영상을 보면 누구라도 흥미가 생긴다. 단순한 구조의 레고로 복잡한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는 게 놀랍다. 모든 상황을 현실적으로 표현하는 기법도 참신하다. “레고의 종류도 여러 가지예요. 디오라마처럼 정교한 세트를 만들어 전시하는 사람도 있고, 저처럼 움직이는 레고를 만드는 사람도 있어요. 전 레고에 모터를 달아서 움직이는 기능을 추가하는 게 좋아요. 사진보다 영상에 비중을 두는 것도 움직임을 생동감 있게 기록하기 위해서예요.”

그가 다루는 레고는 고급화 시리즈인 ‘테크닉’이다. 일반 레고보다 브릭의 생김새가 훨씬 다양하고 모터, 기어, 배터리팩을 추가할 수 있어 동력이 있는 움직임을 구현할 수 있다. 여기에 ‘마인드스톰’이라는 로봇 제어 CPU를 더하면 세밀한 움직임을 디자인할 수 있다. 그가 레고 테크닉과 마인드스톰으로 만든 대표적인 작품은 메르세데스 벤츠 자율주행 트럭이다. 이 작품은 상용 트럭 차체에 센서를 달아 스스로 주변 상황을 인지하고 움직인다. 주행 라인을 인식하는 모드에서는 차선을 따라 달리는 것을 기본으로 급한 코너에서도 모든 바퀴가 차선을 이탈하지 않게 한다. 갑자기 튀어나오는 장애물을 감지하고 급정거하기도 한다. “하드웨어를 만들고 나서 프로그램을 입히는 게 레고 테크닉의 일반적인 디자인 방법이에요. 따라서 소프트웨어의 체계를 머릿속에 그리면서 하드웨어를 만들어나갈 필요가 있어요.”

그는 아내에게 프러포즈할 때도 레고로 이벤트를 했다. 하와이로 가족 여행을 갈 때도 레고 영상을 촬영하기 위해 부품을 잔뜩 포장해 갔다고. 그에게 “레고가 왜 그렇게 좋으냐?”고 물었다. “하나의 브릭은 플라스틱 조각이지만 그것을 모았을 땐 완전히 새로운 것을 창조할 수 있어요.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저에게는 그게 매력이에요. 기술적으로 구현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을 때도 한참 고민하고 도전해 결국 원하는 결과를 얻게 되는데 그때 느끼는 희열은 이루 말할 수 없죠.”

앞으로 그는 레고를 단순히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고 많은 사람과 공유해 새로운 콘텐츠를 창출하고 싶다고 했다. “뿡대디 필름이라는 정식 영상 채널도 운영하고 있으니 앞으로는 <스타워즈> 같은 영화를 레고로 만들어보고 싶어요. 물론 혼자서 모든 레고를 만들고 구현하기에는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도움이 필요해요. 각 분야에서 실력 있는 창작자들이 참여하는 방식이 효율적이겠죠. 영화가 잘 되고, 상업적 가치가 생기면 그 제품을 원하는 사용자가 생길지도 모르죠. 그러면 상품화로도 이어질 수 있을 겁니다. 거기까지가 제 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