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하시겠습니까?
자동차업계는 물론 IT 업계까지 자율주행차를 선보이고 있다. 이들이 꿈꾸고 원하는 자율주행 시대는 조금씩 다르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자율주행 시대가 생각보다 멀지 않다는 거다 글•서인수

 

 

 

어릴 적 즐겨 보던 미드 중에 <전격 Z 작전>이 있다. 남자 주인공이 키트라는 자동차와 함께 악당을 물리치는 게 주된 줄거리였는데 회마다 거듭되는 스릴 넘치는 장면은 어린 눈에도 정말 화끈했다. 키트는 자율주행차였다. 스스로 운전하는 것은 물론 말도 했다. 알아서 추격을 따돌리고, 무기를 발사해 악당을 물리쳤다. 주인공이 손목시계에 대고 “키트, 이리 와” 하면 바람처럼 나타났다. 당시 키트는 요즘 한류스타 못지않은 큰 인기를 누렸다. 장난감 키트 하나쯤 없는 집이 없을 정도였다. 그땐 자율주행차가 아주 먼 미래에나 나올 거라고 생각했다. 30년이 지난 지금 세계 곳곳에서 자율주행차를 테스트하리라곤 상상도 못했다.      

하지만 자율주행차의 역사는 우리 생각보다 꽤 오래(?)됐다. 처음 자율주행차가 나온 건 1980년대, 그러니까 내가 동네 아이들과 “키트!”를 외치던 그 무렵이다. 미국 카네기멜론 대학의 자율주행 연구팀 내브랩(Navlab)이 1986년 쉐보레 밴을 개조한 자율주행차 1호 ‘내브랩 1’을 선보였다. 컴퓨터와 비디오, GPS 수신기를 주렁주렁 달고, 최고속도는 시속 32킬로미터밖에 내지 못했지만 엄연히 자율주행차였다. 이후 메르세데스 벤츠가 자율주행 기술개발과 관련된 ‘유레카 프로메테우스 프로젝트’를 시작한 이후 많은 자동차회사와 연구기관이 자율주행차 개발에 손을 뻗었다.

그러다 구글이 일을 냈다. 2012년 프리우스를 개조한 자율주행차의 주행 영상을 유튜브에 올린 것이다. 막연히 미래 자동차라고 생각했던 자율주행차가 현실로 다가온 순간이었다. 자율주행차는 아직 상용화되지 않았다. 2018년까지 자율주행차를 시장에 선보이겠다고 호언했던 구글은 슬며시 그 계획을 2017~2020년으로 뭉뚱그렸다. 하지만 세계 곳곳에서 주행 테스트를 하고 있고, 자동차회사는 물론 IT 업계도 경쟁적으로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이는 지금, 자율주행차는 더 이상 머나먼 미래의 자동차가 아니다.

 

 

 

벤츠의 럭셔리한 자율주행
벤츠가 최근에 선보인 자율주행차 F 015 럭셔리 인 모션은 외모에서부터 미래적인 느낌이 물씬 난다. SF 영화에서 막 튀어나온 것처럼 생김새가 독특하다. 실내 역시 평범하지 않다. 대시보드부터 스티어링휠, 시트까지 누가 봐도 미래에서 온 차다. 앞시트는 뒤시트와 마주 보도록 돌릴 수도 있다. 다임러 그룹의 디터 제체 회장은 2015 CES에서 이 차를 선보이면서 “시간과 공간은 미래의 럭셔리”라고 말했다. 벤츠의 자율주행차가 이런 럭셔리를 실현하게 해준다고도 덧붙였다. 그러니까 벤츠의 자율주행차는 럭셔리한 삶을 누리게 해주는 차다. 럭셔리라고 해서 값비싼 옷을 입고, 고급 레스토랑에 가는 걸 말하는 게 아니다. 막히는 도로에서 운전 대신 딴짓을 하고,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넉넉하고 여유로운 공간을 누릴 수 있는 게 벤츠가 말하는 럭셔리다. 생각해보면 막히는 도로에서 운전하는 것만큼 소모적인 일도 없어 보인다. 그 시간에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거나, 차라리 잠이라도 자는 게 더 생산적인 것 아닐까? 디터 제체 회장은 2014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2025년까지 완전 자율주행차를 선보이겠다고 발표했다. 2013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S 500으로 이미 자율주행이 가능한 인텔리전트 드라이브 기술을 선보인 만큼 관련 기술은 충분히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2025년이면 이제 10년 남았다.

 

 

 

볼보의 안전한 자율주행
볼보의 자율주행차는 F 015 럭셔리 인 모션처럼 미래적인 느낌이 물씬 나지도, 신기하지도 않다. 겉모습은 기존 볼보 모델과 똑같은데 옆구리에 ‘Drive Me’라는 스티커를 붙였다. ‘드라이브 미’는 볼보가 스웨덴 교통관리공단과 스웨덴 교통국, 린드홀멘 사이언스 파크, 예테보리 시와 파트너십을 맺고 진행 중인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의 목표는 2017년까지 100대의 자율주행차가 일반도로를 달리게 하는 것이다. 볼보는 지난해 4월 예테보리 주변 공공도로에서 처음으로 드라이브 미 스티커를 붙인 자율주행차를 테스트했다. 국회의원과 교통 관련 권위자, 자동차 제조업자와 실제 소비자들로 구성된 참가자들이 현재 이 차를 타고 매일 50킬로미터를 달리며 자율주행 기술을 체험하고 있다.

자율주행 시대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가장 우려하는 건 안전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자동차회사들이 자율주행차를 선보이려는 가장 큰 이유도 안전이다. 이들은 도로나 길, 주차장 등에서 일어나는 교통사고의 대부분이 부주의한 운전자나 보행자, 자전거 탑승자 등 사람 때문이라고 말한다. 사람이 저지르는 실수가 사고로 이어진다는 얘기다. 사실 졸음운전이나 음주운전, 신호위반 등으로 일어나는 사고는 운전자의 책임이 크다. 만약 자동차가 도로와 보행자, 신호를 살피며 시스템에 따라 스스로 달리면 이런 사고를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노 운송센터(Eno Center for Transportation)는 2013년 한 연구 보고서에서 10퍼센트의 차만 자율주행차로 바꿔도 연간 교통사고 사망자를 1000명이나 줄일 수 있다고 발표했다. 볼보가 자율주행차를 선보이려는 가장 큰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볼보는 2020년까지 볼보의 새 차를 탄 사람은 물론 그 차에 의해 사고를 당하지 않도록 다양한 안전기술을 개발하고 적용하겠다는 세이프티 비전을 발표했다. 그리고 각종 안전기술과 더불어 자율주행 기술이 이 비전을 실현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아우디의 신나는 자율주행
2010년 아무도 타지 않은 TTS가 유타주의 솔트레이크를 달려 드리프트하며 로키산맥의 파이크스 피크에 올랐다. 2014년 RS7은 DTM 대회 마지막 날 호켄하임링 서킷에 등장해 4.574킬로미터에 달하는 트랙을 운전자 도움 없이 스스로 달렸다. 이 차가 기록한 최고시속은 240킬로미터였다. 아우디는 운전에 심드렁한 사람들이 운전 대신 딴짓을 하기 위해 자율주행차를 타는 걸 바라지 않는다. 이들이 꿈꾸는 자율주행차는 신나고, 화끈한 차다. 막히는 도로에서는 운전자에게 휴식을 주고, 뻥 뚫린 도로나 서킷에서는 짜릿한 운전재미를 선사하는 그런 자율주행차 말이다. 아우디는 지난 1월 A7을 자율주행차로 개조한 A7 파일러티드 드라이빙 콘셉트로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실리콘밸리에서 라스베이거스까지 약 885킬로미터에 달하는 거리를 거의 운전자 도움 없이 달렸다. 지난 4월에는 독일 교통장관 알렉산더 도브린트(Alexander Dobrindt)를 ‘잭’이라는 이름의 A7 자율주행차 운전석에 태우고 자율주행을 시연했다. 조수석에 앉아 있던 인스트럭터가 스티어링휠에서 손을 떼라고 말하자 처음엔 머뭇거리던 그도 10분쯤 지나자 팔짱을 끼고, 넥타이를 고쳐 매는 등 여유를 부렸다. “자율주행이라는 게 더 이상 SF 영화에만 등장하는 기술은 아니군요.” 아우디의 기술개발 책임자 울리히 하켄베르크 박사는 2017년에 출시할 신형 A8에서 보다 다양한 자율주행 기술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어쩌면 A8이 가장 가까운 미래에 우리가 경험하게 될 자율주행차가 될지도 모른다.

 

 

 

6 잘 준비하고 있나요?
미국, 영국, 독일 그리고 우리나라는 이렇게 자율주행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미국 미국은 자율주행 기술을 가장 빨리 받아들인 나라다. 2011년 6월 29일 네바다 주 의회는 자율주행차가 합법적으로 도로를 다닐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구글의 로비가 결정적이었다. 이후 2012년 5월 구글 자율주행차에 면허를 발급했다. 2012년 4월에는 플로리다 주가, 9월에는 캘리포니아 주가 자율주행차의 공공도로 테스트를 승인했다. 2013년에는 미시간 주가 미국에서 네 번째로 자율주행차를 허가한 주가 됐다. 현재 미국에서 자율주행차가 자유롭게 달릴 수 있는 곳은 위의 네 곳이다. 그리고 이곳은 글로벌 자동차회사와 부품회사는 물론 IT 업계의 자율주행차 테스트 베드로 각광받고 있다.
 

영국 영국 정부는 지난 2월 공공도로에서 자율주행차를 테스트하겠다고 발표하고 5월부터 본격적으로 자율주행 테스트를 시작했다. 2017년까지 자율주행 자동차 운행과 관련한 각종 법안을 검토한 다음 2018년부터 자율주행을 시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직 초기 단계이긴 하지만  지금이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자율주행차는 도로 환경을 바꾸고 투자를 유치하는 새로운 길을 열어줄 것입니다.” 클레어 페리 영국 교통부 장관의 말이다. 이로써 시티커뮤터 같은 2인승 자율주행차 포드(Pod)와 골프장 카트 같은 메리디안 셔틀, 포드의 크로스오버를 개조한 자율주행차가 영국 공공도로에서 스스로 달리게 됐다.
 

독일 이제 아우토반을 달리는 자율주행차를 볼 수 있다. 독일 교통장관 알렉산더 도브린트는 자율주행차가 A9 고속도로를 달릴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연구기관과 산업 분야, 정치 분야에서 위원회를 구성했으며 프랑크푸르트 모터쇼가 열리기 전에 자율주행과 관련된 핵심 법안과 규제 등의 내용이 구체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독일에서는 현재 메르세데스 벤츠와 아우디, BMW가 활발하게 자율주행 기술을 테스트하고 있다.
 

한국 우리나라에서 자율주행 시대를 대비하지 않는 건 아니다. 교통안전공단은 지난 3월 워크숍을 열고 차세대 지능형 교통시스템(C-ITS)을 위한 테스트베드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경기도 화성에 있는 자동차안전연구원에 자율주행을 테스트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들의 계획대로라면 2019년에는 자율주행을 테스트할 수 있는 작은 도시가 완성된다.

 

 

 

BMW의 화끈한 자율주행
2014 CES에서 BMW는 특별한 영상을 공개했다. 커다란 원이 그려진 트랙에 두 대의 M235i 쿠페가 서 있는 것으로 시작하는 영상이다. 잠시 후 두 대의 차가 원 안에서 드리프트를 시작했다. 타이어 비명이 터져 나오고 뒷바퀴에선 연기가 피어올랐다. 둘 다 실력이 수준급이었다. 드리프트 대결이냐고? 맞다. 하지만 사람과 사람의 드리프트 대결이 아니다. 한 차는 포뮬러 드리프트 챔피언 요시하라 다이가 몰았지만 다른 차는 운전자 도움 없이 스스로 드리프트 묘기를 뽐냈다. 사람이 운전석에 앉긴 했지만 그는 한 번도 스티어링휠을 쥐지 않았다. 최초의 ‘셀프 드리프트 드라이빙’이었다. BMW는 360도 레이더와 울트라소닉 센서, 카메라를 갖춘 자율주행차가 스스로 드리프트를 펼쳤다고 자랑했다. 10년도 훨씬 전부터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해온 BMW는 2009년 독일 뉘르부르크링에서 완전 자율주행에 가까운 ‘고도의 자동화된 주행’을 테스트하고 2011년에 첫 번째 테스트카를 선보였다. 그 차는 지금까지 자율주행으로만 1만5000킬로미터를 넘게 달렸다. 그런데 요즘 BMW의 자율주행차 소식이 뜸하다. 벤츠와 아우디가 경쟁적으로 자율주행 기술을 소개하고 있는데 BMW에서는 이렇다 할 소식이 들리지 않는다. ‘서프라이즈’를 노리는 건가?

 

 

 

닛산의 현실적인 자율주행
2013년 8월 닛산은 360 행사에서 2020년까지 자율주행차를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행사장에는 리프를 개조한 자율주행차가 스스로 달리고 서고, 장애물을 피하며 자율주행을 시연했다. 그리고 2년 후 카를로스 곤 CEO는 2015 MWC(Mobile World Congress)에서 닛산의 이 계획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기술은 이미 90퍼센트 이상 구현됐으며 미국 정부의 승인과 각종 법적인 문제만 남았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만 해마다 600만 건 이상의 교통사고가 일어납니다. 이것으로 발생하는 손해는 1600억 달러에 이르죠. 사고가 줄면 당연히 사회적인 비용도 줄어들 것입니다. 우리는 2년 안에 완전 자동주차를 선보이고, 2018년까지 스스로 차선을 바꾸는 기술을 양산모델에 적용할 계획입니다. 자율주행차는 우리의 신조이기도 한 ‘깨끗하고 안전한 차(Zero Emissions, Zero Fatalities)’를 실현해줄 겁니다.” 카를로스 곤의 말이다. 2020년까지 앞으로 5년 남았다. 닛산은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 MIT를 비롯해 스탠퍼드, 옥스퍼드, 카네기멜론, 도쿄 등 세계 유수의 대학과 협력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 리서치센터를 통해 나사와도 파트너십을 맺는다고 발표했다.

 

 

 

8 NHTSA의 자율주행 5단계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자율주행 단계를 다섯 가지로 나눴다. 레벨 0~4다.
 

레벨 0 자율주행이라고 할 수 없는 단계. 운전자가 직접 스티어링휠을 쥐고 페달을 밟으며 운전해야 한다. 차에는 어떤 운전자 보조 시스템도 없다.

레벨 1 가장 기본적인 보조 시스템으로 운전자를 지원하는 단계. 전자식 자세안정장치와 어댑티브 브레이크 등 기본적인 안전장비만 갖추고 있다.

레벨 2 어느 정도 자율주행이 가능한 단계.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과 차선이탈 방지장치 등을 갖춘 벤츠의 인텔리전트 드라이브가 여기에 해당한다.

레벨 3 90퍼센트 완전 자율주행에 가까운 단계. 차가 스스로 출발하고 멈출 뿐 아니라 차선도 바꾼다. 구글 카가 여기에 해당한다.

레벨 4 완전 자율주행 단계. 운전자가 목적지를 입력하면 스스로 그곳까지 달려간다. 주차도 스스로 한다. 전격 Z 작전의 키트를 생각하면 된다.

 

 

 

구글의 운전할 수 없는 자율주행
2012년 3월 28일 구글이 유튜브에 영상을 하나 올렸다. 캘리포니아에 살고 있는 스티브 마한 씨가 지붕에 이상한 장치를 달고 옆구리에 ‘Google’이라는 스티커를 붙인 프리우스에 타는 영상이었다. 그는 운전석에 앉았지만 스티어링휠을 쥐진 않았다. 그런데 차가 스스로 운전해 드라이브 스루 레스토랑에 도착했다. 스티브 씨는 음식을 주문한 다음 세탁소에 들러 옷을 찾았다. 그러고는 집으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에 레스토랑에서 주문한 햄버거를 먹었다. 구글의 첫 자율주행차가 세상에 공개되는 순간이었다. 스티브 마한 씨는 95퍼센트 가까이 시력을 잃은 맹인이다. 그는 자율주행을 마친 후 “자율주행차가 내 삶을 완전히 바꿔놓을 것”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구글은 이 영상에서 자율주행차가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이나 몸이 불편한 사람의 발이 돼줄 것이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구글은 전통적인 자동차회사가 아니다. 차를 만든 적도 없다. 그래서 프리우스와 TT, RX 450h의 몸을 빌렸다. 그들에게 껍데기는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건 스스로 달릴 수 있게 하는 소프트웨어였다. 지난해 구글은 새로운 자율주행차를 선보였다. 특이한 건 스티어링휠도, 페달도 없다는 거다. 구글은 운전자가 운전할 필요 없는, 아니 운전할 수도 없는 자율주행 시대를 꿈꾼다.

 

 

 

포드의 연구 중인 자율주행
포드는 지난 1월 실리콘밸리에 팔로 알토 연구혁신센터(Research and Innovation Center Palo Alto)를 새롭게 열었다. 모빌리티와 자율주행차, 빅데이터를 연구하고 개발하기 위해서다. 이 센터는 미시간 주에 있는 포드의 글로벌 연구혁신센터와 함께 다양한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새로운 연구센터의 수장은 애플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한 드라고스 마치우카(Dragos Maciuca)가 맡았다. 포드는 홀로 자율주행차를 개발하기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지난해 1월 MIT, 스탠퍼드 대학과 자율주행 연구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지붕에 네 개의 레이저 라이더(LiDAR) 센서를 단 퓨전 하이브리드가 테스트카로 발탁됐다. 이 차는 도로와 테스트센터 곳곳을 누비며 다른 차와 물체, 보행자가 어디에 있을지 예측하는 것을 습득한다. 포드와 스탠퍼드 대학은 센서가 어떻게 장애물 주변을 볼 수 있을지에 대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포드가 자율주행차를 시장에 선보이는 건 아직 멀어 보인다.

 

 

 

9 자율주행이 궁금하다
교통안전공단의 홍윤석 연구원을 만나 자율주행에 관해 궁금한 것을 물었다. 우리나라는 얼마나 대비하고 있는지도 물었다.

자율주행 시대가 정말 올까? 물론이다. 2020년까지 부분적인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될 것으로 보인다. 자율주행 관련 기술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3년 사이에 급격히 발전했다. 더 늦기 전에 관련 법규와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자율주행차가 정말 필요한가? 90퍼센트 이상의 교통사고가 사람의 부주의로 일어난다. 졸음운전이나 음주운전, 신호위반 등 운전자가 도로에서 얼마나 많은 과실을 범하고 있나? 이런 운전자 대신 시스템이 운전하면 이 같은 사고를 줄일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시스템을 어떻게 믿을 수 있느냐고 반문한다. 그래서 안정성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자율주행차에서 가장 중요한 건 사고가 나지 않는 것이다. 그렇게 되도록 충분히 테스트하고,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충분히 믿을 만한 근거를 만들어줘야 하고, 그에 맞는 검증도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 사고가 났을 땐 누구의 책임인가, 해킹의 우려는 없는가 등등 사람들이 걱정하는 부분을 해소하는 게 중요하다.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되면 어떤 좋은 점이 있나? 우선 운전자가 운전 대신 다양한 것을 할 수 있다. 야근을 하고 집에 가는 동안 차에서 운전 대신 잠을 잔다면 그만큼 시간을 벌 수 있다. 산업에 미치는 효과도 크다.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되면 지금처럼 도로가 막히는 일도 줄어든다. 그만큼 물류 효과도 좋아지고 연료비도 줄게 된다.
 

2019년까지 경기도 화성의 자동차 성능시험장에 자율주행을 위한 테스트베드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어느 정도 진행이 된 상황인가? 아직 구체적으로 진행된 건 없다. 이미 2013년에 도로는 완성했다. 문제는 실제 도로처럼 주변에 집이나 건물, 각종 시설을 세우는 것이다. 지금처럼 트랙만 있는 곳에서는 자율주행 테스트가 크게 의미 없다. 지원이 있어야 우리도 뭔가 시작할 수 있다. 시나리오도 만들고 시설물도 세우고, 안전성도 평가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시간과 인력, 예산이 필요하다. 이건 우리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이미 도로에서 자율주행을 테스트하고 있다. 우리는 좀 늦은 것 아닌가? 조금 늦은 감이 있다.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정부 차원에서 일을 추진하고 있는데 우리는 아직 구체적으로 추진하는 게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뭔가 한 번 시작하면 열심히, 빨리 하니까 그렇게 늦은 것도 아니라고 본다. 

 

 

자율주행 시대가 오면?
자동차 관련 저명인사들과 IT 업계 CEO들은 자율주행차와 관련해 이런 말을 했다. 그리고 이 말을 들은 우리는 이렇게 반응했다 글•서인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