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RCEDES-BENZ
쇼에서 주목받으려면 화끈한 모델을 선보여야 한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안팎으로 미래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콘셉트카로 참가자들의 기를 죽였다. 전시장에서 그냥 소개만 한 게 아니다. 라스베이거스 시장을 뒷자리에 태우고 공항에서 전시장까지 이동했다. 그 콘셉트카가 바로 F015 럭셔리 인 모션이다.“우리가 생각하는 럭셔리는 비싼 옷을 입고, 최고급 호텔에서 묵는 게 아닙니다. 혼자만 누릴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자율주행 자동차는 여러분에게 그런 럭셔리를 제공할 것입니다.” 2015 CES에서 기조연설을 맡은 다임러 그룹의 디터 제체 회장은 이렇게 말하며 F015를 소개했다. F015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다. 배터리만으로 200킬로미터를 달릴 수 있으며, 연료전지를 사용하면 최대 1100킬로미터를 달릴 수 있다. 하지만 기존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와 다른 게 있다. 자율주행 기술을 품었다는 점이다. 스마트폰으로 목적지를 정하면 스스로 목적지까지 달린다. 횡단보도 앞에선 스스로 서고, 보행자를 감지하면 스스로 속도를 줄인다. 그렇다고 자율주행만 가능한 건 아니다. 운전자가 직접 운전대를 쥐고 달릴 수도 있다. 프런트 그릴 대신 달린 LED 그릴은 운전자가 직접 운전할 땐 하얀색으로, 자율주행으로 달릴 땐 파란색으로 바뀐다. 멈추면 엉덩이에 달린 큼직한 LED에 ‘STOP’이라는 글자도 나타난다. 시트는 앞뒤로 네 개가 독립적으로 달렸는데 모두 돌릴 수 있어 앞시트를 뒤로 돌리고 뒷사람과 마주보며 이야기할 수 있다. 도어 안쪽에는 여섯 개의 디스플레이 스크린이 달려 있어 바깥 풍경을 보거나 교통 상황을 체크할 수 있다.

“세계 인구가 늘면서 자동차의 역할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도시가 복잡해지고, 교통정체가 심해지면서 사람들이 점점 운전을 멀리하려고 합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전기차와 자율주행 기술이 필요합니다. 자율주행이 실현되면 사람들은 차 안에서 다양한 일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메르세데스 벤츠가 말하는 럭셔리를 실현하는 일입니다.”  

 

 

 

BMW
BMW는 2015 CES에서 무려 열세 가지 첨단 기술을 자랑했다. 이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끈 건 360도 충돌 회피 기술을 포함한 무인 주차 기술이다. 차에 달린 네 개의 레이저 스캐너가 주변 환경을 기록하는데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주차장 기둥이나 벽을 피해 스스로 주차한다. 여기엔 원격 발레파킹 어시스턴트도 포함된다. 운전자가 스마트 워치로 원격 발레파킹 어시스트를 실행하면 차가 스스로 주차를 하는 거다. 이 기특한 기술은 운전자가 주차장에 도착할 때까지 시간을 정확히 계산해 시동을 미리 걸어두는 센스도 발휘한다. BMW가 자랑해 마지않는 또 하나의 기술은 레이저 라이트다. 레이저 라이트 기술로 아우디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BMW는 이번 CES에서 M4에 새로운 레이저 라이트 기술을 적용한 M4 콘셉트 아이코닉 라이츠(M4 Concept Iconic Lights)를 공개했다. 내비게이션과 연동해 코너에 진입할 때 미리 더 환하게 불을 비추고, 밤에는 100미터 전방까지 주시하다가 장애물이나 보행자를 인식하면 운전자에게 경고한다. 카메라가 계속 도로 상황을 모니터하면서 맞은편 차선에서 차가 오거나 앞에 차가 있으면 상향등을 자동으로 하향등으로 바꾸는 건 기본이다.

 

 

 

FORD
“우리는 차와 운전자, 차와 차가 서로 이야기하는 세상을 상상합니다. 사람들이 차를 공유하고, 다양한 형태의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세상을 꿈꿉니다. 5년, 아니 10년 후 CES에 왔을 땐 이곳에서 라스베이거스 스트립까지 30분 안에 갈 수 있기를, 나아가 교통체증으로 악명 높은 뭄바이에서 사람들이 정체 없이 매끄럽게 운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포드 스마트 모빌리티’는 바로 이런 세상을 위해 계획됐습니다. 우리가 이야기하는 연결성과 모빌리티, 자율주행과 빅 데이터는 모두 즐겁고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는 사회를 위한 발판입니다. 111년 전 헨리 포드는 그는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차를 만들었습니다. 우리의 목표 역시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단순히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를 통해 사람들이 보다 나은 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2015 CES에서 기조연설을 맡은 마크 필즈는 포드 스마트 모빌리티라는 이름으로 포드가 꿈꾸는 미래를 이야기했다. 그리고 이를 위해 전 세계에서 25개의 모빌리티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포드는 현재 미국 미시건 주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운전하는지 패턴을 파악해 제품 개발에 반영하는 빅 데이터 드라이브를, 독일에서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목적지를 입력하면 원하는 곳까지 미니버스가 오고 원하는 곳에서 내려주는 포드 카셰어링을, 미국 애틀랜타에서는 운전자들이 주차공간을 탐색하는 동안 각 차의 센서가 클라우드에 주차공간에 관한 정보를 보내면 이 정보를 기반으로 빈 주차공간을 빠르게 찾을 수 있는 파킹 스포터를 실험 중이다. 포드는 이날 반응이 더욱 빠르고 직관적이며 운전자의 지시에 정교하게 반응할 수 있도록 기능이 향상된 싱크 3(SYNC 3)도 선보였다. 

“한 설문조사에서 47퍼센트의 미국인이 휴대전화 없이 24시간을 보낼 수 없다고 답했습니다. 1년 전 세계 스마트폰 보급 대수는 430억대를 넘었습니다. 우리는 이 같은 상황을 예측하고 8년 전 이 자리에서 포드 싱크를 소개했습니다. 오늘날 싱크는 포드의 가장 중요한 셀링 포인트입니다.” 포드는 이날 새로운 자율주행 기술도 소개했다. 차선이탈 방지 시스템과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액티브 파크 어시스트 등을 갖춘 기존의 세미 자율주행 자동차에 네 개의 LiDAR 센서를 추가했는데 이 센서가 보내는 정보로 주변 환경을 3D 지도로 작성해 차가 주변 물체를 감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다른 자동차나 보행자가 움직이는 방향도 예측할 수 있다.

 

 

 

AUDI
아우디는 그동안 갈고닦은 자율주행 기술을 CES에서 유감없이 발휘했다. A7 파일럿 드라이빙 콘셉트(A7 piloted driving concept)로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CES가 열리는 라스베이거스까지 550마일(약 885킬로미터)을 달려온 거다. 1월 4일 샌프란시스코 실리콘밸리를 출발한 이 차는 이튿날인 5일 오후 라스베이거스에 도착했다. 차 안에는 운전자가 있었지만 도심에서만 운전대를 잡았을 뿐 대부분의 시간은 차 스스로 달렸다. 평균속도는 시속 70마일이었다. 

아우디는 CES 전시장에서 다양한 미래 기술도 선보였다. 가장 눈길을 끈 건 새로운 운전석이다. 센터콘솔 앞쪽에 태블릿이 달렸는데 이 태블릿으로 내비게이션과 오디오를 조작하고, 차량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와이파이도 접속할 수 있어 인터넷도 자유롭게 쓸 수 있다. 뗄 수도 있는데 뗀 다음에는 일반 태블릿처럼 쓰인다. 아우디 태블릿은 엔비디아의 최신 테그라 4 칩을 내장했다. 또 하나 눈길을 끈 건 버추얼 콕핏이다. 센터페시아 모니터에서 보여주던 차량 정보와 내비게이션 등 각종 정보를 계기반 안에 띄울 수 있다. 계기반 전체를 구글 지도로 바꾸거나 사진으로 바꿀 수도 있다. 버추얼 콕핏은 신형 TT에 얹힐 예정이다

. 
“디지털화와 네트워킹은 현재 산업 전반의 ‘메가 트렌드’입니다. 자동차는 단순한 탈것을 넘어서 바퀴가 네 개 달린 모바일 기기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계속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아우디의 최고 기술 개발 책임자 울리히 하켄베르크의 말이다.

 

 

 

VOLKSWAGEN
올해 처음 CES에 참가한 폭스바겐은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호텔 컨벤션센터에서 골프 R 터치를 공개했다. 기존 골프와 다른 건 독특하게 칠한 페인트만이 아니다. 실내에 8인치 디스플레이 대신 12.8인치 터치스크린 모니터를 달았다. 오디오나 에어컨을 조작하는 버튼이 하던 기능은 터치스크린 모니터에서 대신한다. 모니터 아래엔 8인치 터치 컨트롤 센터가 있어 여기를 손가락으로 터치하면서 각종 기능을 실행할 수 있다. 이런 건 다른 자동차 브랜드에서도 많이 선보였던 기술이라고? 그럼 이건 어떤가? 손가락만 까딱하면 에어컨이나 오디오를 조작하고 선루프나 창문을 여닫을 수 있다. 천장에 3D 카메라가 달려 있는데 이 카메라가 손가락의 움직임을 감지한다. 손가락을 활짝 펴면 기능을 실행하겠다는 뜻이다. 그 다음 집게손가락을 공중에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오디오를 켜고, 선루프를 여닫을 수 있다. 손가락을 모두 접으면 그만하겠다는 뜻이다.  폭스바겐은 전시장 밖에 마련한 부스에서 e-골프로 앱 커넥트와 트레인드 파킹(Trained Parking), 무선 충전도 시연했다. 앱 커넥트는 자동차와 스마트폰을 연동해 센터페시아 모니터에 스마트폰의 화면을 띄우고 스마트폰에 있는 각종 기능을 모니터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폭스바겐의 앱 커넥트는 스마트폰을 연동하는 모든 기술을 지원하는데 미러링크의 미러링 기술은 물론 구글의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의 카플레이까지 연동할 수 있다. 트레인드 파킹은 운전자가 한 번 주차장까지 가면 차가 이 위치를 기억해 다음부턴 스스로 그 자리에 주차하는 기술이다. 장애물이 나타나면 스스로 멈추는 기능도 발휘한다.